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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 하는 것은 그 뜻을 취해야 한다.】

이 뭣고? 2021. 8. 12. 13:59


‘말이라 하는 것은 그 뜻을 취해야 한다.’

이런 법문을 허되 그 뜻을, ‘그 어떠헌 뜻으로 저 말을 허는 것인가?’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 뜻을 바로 받아들인다며는 다 약(藥)이 되고 도(道)를 성취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

밥을 많이 먹는 아들이나 딸에게는 우선 ‘밥을 적게 먹어야 한다. 밥을 많이 먹으면 식충(食蟲)이가 되아가지고 머리도 나빠지고 잠이 많고 그래서 씨근덕씨근덕 해가지고 바보가 되니까 밥을 적게 먹어야 한다.’ 그렇게 가리키는 것이 당연한 거고, 또 입이 짧아서 너무 밥을 안 먹는 애한테는, ‘어쨌든지 밥을 많이 먹고 몸이 튼튼해야 그래야 공부를 잘한 것이다. 밥을 많이 먹어라. 밥을 많이 먹어라.’ 이렇게 일러줄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잘못 알아듣고 그렇지 않아도 밥을 많이 먹는 애한테 ‘어쨌든지 밥을 많이 먹으라.’ 했다고, 그래가지고는 밥이 손꼬락을 넣으면 묻어나올 정도로 목까지 찬 애한테 자꾸 밥을 갖다가 퍼 맥일랴면 그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어디가 있어. 또 밥을, 그렇지 않아도 밥을 안 먹는 사람한테, ‘밥을 안 먹으며는 몸이 약해지... 응... 밥을 많이 먹으면 식충이가 된다. 어쨌든지 밥을 먹지 마라.’ 그렇지 않아도 안 먹는 사람한테 밥을 먹지 말라고 그렇게 또 권고(勸告)를 헌다면 그 어떻게 되는 것이냐 그 말이여.

그래서 고인(古人)이 말씀하시기를, 「치인면전(癡人面前)에는 부득설몽(不得說夢)이니라,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꿈 얘기를 허지 말아라.」 이런 말씀이 있는데, 사람들이 꿈을 꾸게 되면 그 이상해서 ‘이 꿈이 좋은 꿈인가, 나쁜 꿈인가?’ 그 누구한테, 자기 혼자 해결이 안 나면 누구한테 그 꿈 얘기를 해가지고 그 꿈의 해몽(解夢)을 해달라고 허게 되는데, 그 좋은 꿈을 꾸고서도 해몽을 잘못허면 아주 못 쓰는 거다 그 말이여. 「거울을, ‘꿈에 거울이 깨졌는데 이 거울이 깨진 꿈을 꾸었으니 반드시 이것이 참 흉몽(凶夢)이다.’ 이렇게 고민을 했는데, 그 해몽을 허기를, ‘거울이 깨지면 소리가 나는 법이니 이것은 크게 무슨 성공할 꿈이다.’ 아, 이렇게 해몽을 해줬는데 그 사람이 장원급제(壯元及第)를 했다.」 그런 얘기도 있고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한테 꿈 얘기를 허면 엉토당토 않게 그 해몽을 잘못 해가지고 좋은 꿈을 갖다 나쁜 흉몽을 맨들아버리고 점점 걱정을 허게 맨드는 것이다.

그래서 해몽은 어쨌든지, 꿈 해몽은 지혜(智慧) 있는 사람한테 해몽을 받아야, 참 해몽만 잘해버리면 참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옛날부터서 그런 말도 있고 그러는데. 어쨌든지 「말은 꼭 해줘야 할 사람한테 안 해주면 사람을 잃어버리고, 해서는 아니 될 사람한테 말을 허면 말을 잃어버린다.」 이러헌 격언(格言)도 있어서, 말이라고 허는 것은 대단히 참 함부로 허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말 한 마디로써 죽어가는 사람이 살아날 수도 있고 멀쩡한 사람이 말 한마디 잘못해가지고 죽음을 초래허는 수가 있어서, 그래서 고인이 말씀허기를, 「모든 병(病)은 입으로부터 들어오고, 모든 재앙(災殃)이 입으로부터 나온다.」이렇게 말을 하는 것입니다.

정진하는 사람은 어쨌든지 말조심을 해야 돼. 말을 많이 허는 것은 공부해나가는데 가장 해독(害毒)을 가져오는 것이여. 세속(世俗)에서 살아나가는 세속사람들도 「입을 조심허기를 병, 병을 막듯이 허라. 수구여병(守口如瓶)허라.」병을, 병마개를, 기름병이 되았건 식초병이 되았건 약병이 되았건 마개를 잘 막아야지 마개를 잘 못 막으면 기름병도 엎질러지거나 꼬순내가 다 날아 나가버리고, 술병도 막지 아니하면 술기운이 다 날아 나가버리면 맛이 변해버릴 것이고, 약병도 잘 막지 아니하며는 약도 다 기운이 발산(發散)해서 못쓰게 되는 것이니 ‘입을 틀어막기를 병마개 막듯 허라.’

말을 풀풀풀풀풀풀 허다보면 집안에서도 항시 싸움이 끊이지를 않고, 동지(同志)간에도 그 말 때문에 서로 다 뜻이 안 맞아서 상별(相別)을 허게 되고, 친구 간에 있어서도, 하물며 이 도문(道門)에 있어서는 말을... 말을 많이 하고 잡담(雜談)을 많이하면 항시 시비(是非)가 끊이지 않고 재앙(災殃)이 끊어지지 안해서 본의(本意) 아니게 공사(公事)도 일어나고 결제(結制) 중에 보따리를 싸는 수도 있고 이렇게 되는 것이니, 어쨌든지 입선시간(入禪時間)에 말허는 사람은 없겠으나 방선시간(放禪時間)에 설사 그늘에서 쉬거나 포행을 허거나 지대방에서 쉬는 시간이라도 항시 입을 다물고 화두(話頭)를 거각(擧却)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말을 많이 하면 기운이 빠져나가서 정력(定力)이 참 많이 소모(消耗)가 되는 것입니다. 꼭 해야 할 말도 못허고 사는 세상이고 그런데, 쓸데없는 말을 풀풀풀풀풀 허다보며는 다른 것은 엎지르면 쓸어 담을 수가 있고, 있지마는 이 말은 천하 없이도 쓸어 담을 수가 없어서 한 마디 입 밖에 나갔다하면 그 말은 주워 담지를 못하고 그 말이 결국은 도끼나 화살이 되아가지고 내게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지름병이나 약병은 엎질러버리면 그만이고 또 그런대로 쓸어 담을 수가 있고, 있어서 뭐 그것이 독약(毒藥)이 될 까닭은 없지만, 말은 입 밖에 나가면 다시는 그 말을 주워 담지를 못하고 그 말이 독화살이 되고 칼이 되고 도끼가 되아가지고 자기한테로 돌아와. 수행자는 마땅히 말을 조심할지어다.


- 송담선사 법문 세등 5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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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꿈 얘기를 하지 말아라.」
[癡人面前。不得說夢] -太倉稊米集-宋.

「말은 꼭 해줘야 할 사람한테 안 해주면 사람을 잃어버리고, 해서는 아니 될 사람한테 말을 하면 말을 잃어버린다.」
[可與言而不與言謂之失人。不可與言而與言謂之失言也。]-證道歌彥琪註-宋.

「모든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오고, 모든 재앙이 입으로부터 나온다.」
[病從口入。禍從口出。] - 傅子-晉.

「입을 조심하기를 병을 막듯이 하라.」
[防意如城。守口如瓶。] -慈悲道場懺法-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