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담선사 법문

【벌겋게 불에 달군 쇠꼬챙이가】

이 뭣고? 2021. 6. 7. 15:56



옥토승침최로상(玉兎昇沈催老像)이요
금오출몰촉년광(金烏出沒促年光)이로다.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구명구리여조로(求名求利如朝露)요
혹고혹영사석연(或苦或榮似夕烟)이로다.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산승(山僧)이 오늘 법상(法床)에 올라온 것은 설법(說法)을 헐랴고 올라온 것이 아니고, 새해를 맞이했으니 여러 형제자매 도반(道伴)여러분께 새해를 올리고... 세배(歲拜)를 올리고 지난 석 달 동안 추위 속에서 정진(精進)허느라고 애쓰신 여러분께 치하(致賀)에 말씀을 드리고자 올라왔습니다.

경허(鏡虛)스님께서 대강사(大講師)이시고 대선사(大禪師)이신 그러헌 대종사(大宗師)께서 평생 동안 새벽에는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을 독송(讀誦)을 허셨다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초심(初心)]과 [발심(發心)]과 [자경문(自警文)]은 보조(普照)스님과 원효(元曉)스님과 야운(野雲)스님의 그 큰 도인(道人)이시고 선지식(善知識)이고 대종사이신 그러헌 고조사(古祖師)에 법문(法門)이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설(說)하신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에 요점(要點)이 그 속에 다 들어있고 특히 우리 수행자에게는 평생토록 마음에 간직하고 실천해나가야 할 그런 덕목, 법문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러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방금도 조실(祖室)스님의 법문 가운데도 [초심(初心)] 법문이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마는, 오늘 이 자리에 올린(올라온) 김에 여러 형제자매 도반들께 한 말씀만 드리고자 합니다.

속담에 「박복(薄福)하고 가난한 사람일 수록에 잔돈을 함부로 취급을 하고, 부자일, 복 많은 부자일 수록에 잔돈을 소중히 여긴다.」고 허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참으로 발심(發心)을 하고 분심(憤心)을 내고 그리고 열심히 정진(精進)허고자 한 진실한 수행자는, 일초 일초를 소중히 여기고 한 생각 한 생각을 잘 단속(團束)해야 한다’는 깊은 뜻이 이 말 속에 들어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부자는 큰돈은 꼭 필요한 데는 몇 억 몇 십억도 희사(喜捨)를 하고 돈을 쓰는 그런 부자가 왜 잔돈푼을 함부로 허지 않고 소중히 여기겠습니까? 잔돈을 소중히 여기고 피 나오게 열심히 돈을 벌고 그랬기 때문에 부자가 되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형제자매 도반여러분들도 일분일초 그 시간을 알뜰히 단속을 해야 하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삼년결사(三年結社), 십년결사(十年結社), 오후불식(午後不食)을 하고 묵언(默言)을 하고, 그렇게 열심히 정진(精進)헌 것도 대단히 좋은 일이나, 설사 삼년결사니 십년결사니 용맹정진(勇猛精進)이니 그렇게 나타나게 상(相)이 있이 정진을 안 하더라도 평상시(平常時) 행주좌와(行住坐臥)간에, 어묵동정(語默動靜)간에, 밥 먹을 때, 똥 눌 때, 소지(掃地)할 때, 도량(道場)을 거닐 때, 눈이나 귀를 통해서 무슨, 무엇이, 무엇이 보이거나 귀에 들릴 그런 찰나 찰나에, 그리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바로 그에 즉(即)해서 터억 화두(話頭)를 들 줄 아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한 시간 한 시간을, 일초 일초를, 그렇게 한 생각을 잘 단속(團束)을 해야 참으로 정진을 옳게 허는 수행자(修行者)라고 생각을 합니다.

[법성게(法性偈)]에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即是無量劫)이요, 무량원겁(無量遠劫)이 즉일념(即一念)이다.」 그런 구절이 있습니다. 무량겁(無量劫)은 처음부터 무량겁이 딱 있는 것이 아니고 일초 일초가 모아가지고 무량겁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대번에 늙은 것이 아니고 일초 일초가 지내, 쌓이고 쌓여가지고 한 살이 되고, 또 일초 일초가 쌓여가지고 두 살, 세 살, 열 살 되아가지고 팔십(80)이 되고 구십(90)이 되아서 늙어서 죽게 되는데, 그 한 생각을 잘 단속해나가야, 그 일념(一念)을 잘 단속(團束)해나가야 무량겁 생사윤회(生死輪廻)를 해탈(解脫)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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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고, 달리는 말에 다시 채찍을 가한다고 허는 말이 있습니다마는, 열심히 정진하신 여러분께 이런 말이 다 군소리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마는, 저도 팔십(80)이 벌써 이태나 넘어서 언제 또 이 세상을 떠날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올라온 짐에 이런 잔소리를 허게 됩니다마는,

「 벌겋게 불에 달군 쇠꼬챙이를 가지고 눈을 향해서, 눈을 쑤시기 위해서 그 쇠꼬챙이가 눈 가까이 올 때 그럴 때를 한번, 그런 긴박한 경우를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우리에게는 생사(生死),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려고 허는 살인마가, 살인귀(殺人鬼)가 우리를 핍박(逼迫)해오는 것이 마치 벌건 쇠꼬챙이를 가지고 우리의 눈알을 쑤시러 오는, 바짝 눈앞에 십 센치(10cm) 오 센치(5cm) 삼 센치(3cm) 일 센치(1cm)로 이렇게 벌겋게 달군 쇠꼬, 쇠꼬챙이가 눈앞으로 다가오는 그러헌 생각을 한번 상상을 해보시면, 졸음이 오다가도 번쩍 정신이 차려질 것이고 잡담을 허다가도 그런 생각이 쑥 들어가고 화두(話頭)가 떠억 성성(惺惺)허게 거각(擧却)하게 될 것입니다. 」

처음에 올라와서 읊은 게송은,


옥토승침최로상(玉兎昇沈催老像)이요
옥토, 코끼리가... 아 토끼가 떴다 잠겼다, 이 토끼라 한 것은 달을 상징해서 ‘옥토끼’라고 읊었을 것입니다. 달이 떴다 졌다 하는 것은 우리의 늙은, 늙음을 재촉하는 것이고,


금오출몰촉년광(金烏出沒促年光)이다.
금 까마귀, 이 ‘금 까마귀’는 해를 표현한 말입니다마는, 해가 아침에 떴다 서산에 지는 이것은 세월을 재촉하는 것이다.


구명구리여조로(求名求利如朝露)요.
명예를 구하고 이끗을 구하는 것은, 아무리 명예를 구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이끗을 구해가지고 큰 부자가 되았다 하더라도 풀끝에 이슬과 같은 것이다.

명예가 아무리 높아도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면(免)하기 어렵고, 아무리 큰 재산을 모았다 하더라도 그 재산 한 푼도 죽어갈 때 가지고 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못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명예를 구하느라고 지은 업(業)과 재산을 모이느라고 본의 아니게 지은 죄업(罪業)만 짊어지고 염라대왕(閻羅大王) 앞에 끌려간다는 것입니다.


혹고혹영사석연(或苦或榮似夕烟)이다.
혹 괴롭고 혹 영화(榮華)스러운 것은 저녁때에 낀 안개와 연기와 같은 것이다.

그러헌 것임에도 불구하고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莫論)하고 명예와 권리와 재산 그런 것을 위해서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헐랴고 그러고, 서로 대통령이 될라고 그러고, 서로 국회의원이 될라고 그러고, 서로 장관이 될라고 온갖 노력을 다헙니다. 심지어는 남을 헐고 뜯고 비방(誹謗)하고 모략(謀略)을 하고 남을 짓밟고 자기가 올라설라고 헙니다. 그렇게 해가지고 말로는 나를 위하고 평화를 위하고 인류를 위한다고 다 그렇게 말합니다. 물론 그러헌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정말 모든 사람들이 백성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고 인류를 위하고 평화를 위한다며는, 서로 양보하고 서로 훌륭한 사람을 추천을 해서 자기는 거기에 협조하고 이렇게 헌다며는 정말 나라도 잘되고 세계도 잘되고 세계평화도 이룩되고 이 산천(山川)과 하늘 모든 공기도 이렇게까지 오염이 되아서 사람의 생명(生命)을 단축(短縮)허지는 아니헐 것입니다.

여기에 모이신 여러분께 이런 이야기를 헌 것은 여기에 모이신 분들은 이런 것이 해당되지 않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마는, 생사(生死)가 무상(無常)한 것은 우리 출가(出家)한 스님네나 발심(發心)한 청신사(淸信士) 청신녀(淸信女) 여러분들도 마찬가집니다. 정말 무상을 철저히 깨닫고 오늘부터는 한 생각을 잘 단속을 하고, 다른 사람보고 웃을 것이 아니라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항상 ‘나는 어떠헌가.’ 그렇게 해서 자기의 생각을 돌이킨다면 우리는 도 닦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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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은근수선도(勸汝慇懃修善道)하니
속성불과제미륜(速成佛果濟迷倫)이니라.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금생불약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허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하리라.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권여은근수선도(勸汝慇懃修善道))
‘너에게 은근히 권, 착한 도 닦기를 권하노니,


속성정각제미륜(速成正覺濟迷倫)이어다.
속히 성불(成佛)을 해서 모든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할지어다.


금생(今生)에 약불종사어(若不從斯語)하면
금생(今生)에 만약 이렇게 간곡(懇曲)히 허는 말을 쫓지 아니하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생(後生)에 염라대왕(閻羅大王) 앞에 끌려가서 한(恨)이 만단(萬端)이나 될 것이다.’ 허는 고조사(古祖師)에 게송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717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