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他奴, 남의 종】
【타시옥수他是阿誰、타에 종(他奴)노릇인 그 타는 어떤 타(他)여?】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하니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니라.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인간백년사(人間百年事)야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니라.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냐.
이 또 광음(光陰) 하루하루, 오늘 인자 하룻밤 자면 오늘인디, 오늘 하루가 와서 그 밤 닥쳐온 것이 솔찬히 하루가, 하루가 시간이 있는 듯 혀. 아침 때 있고 저녁 때 있고 점심 때 있고, 놀 시간이 있고, 아 그 뭐, 운동시간이 있고 그저 하루가 그래 솔찬 헌 것 같햐. 그러지마는 광음(光陰)은 밤낮 달아나부러 가. 가부러. 조끔도 머물지 않고 가. 허! 그. 뭐 일시간(一時間)도 그놈이 머물러 주나? 그냥 간다. 광음은 가는디 어찌 인생들은 그렇게도 깨달지를 못하냐?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다.
홍안(紅顔)시절이 그것이 백두(白頭)ㄴ디, 내가 좀 젊다고, ‘아직 내 홍안이, 홍안이고 젊고 내가 아직 무슨 뭐 백세(百歲)나 살 것인디’ 요런 놈의 생각이 있다 그 말이여. 홍안이 백둔 줄을 왜 알지 못하냐 그 말이여. 니 얼굴이 아무리 인자 참 청춘(靑春) 피어난 얼굴이라고, 고것을 믿어? 홍안이라고? 홍안(紅顔)시절에 백두(白頭)를 생각해라.
인간백년사(人間百年事)가,
인간에 설사 백년을, 그놈을 연, 연안을 한번 따져보자. 백년이라고 해야 따져봤자 하루가고 하루 간 놈이 가버린 뒤에는, 백년 딱 닥쳐놓은 뒤에는 뭐 뭐 그것이 뭐 백년이나 계산할 것이 무엇이 있나. 백년 다 그놈 가버린 그날, 마지막 가버린 그날 생각해보아라. 그 뭐, 뭐 생사(生死)를 해탈(解脫) 못, 못해놓고 응? 죽음을 앞두고, 그저 그 생사에 쳐백힐 것을 앞두고, 아! 그 백년을 그 끄떡 끄떡 하루하루를 산들 뭣 할 거냐 그것이. 그 “아따 백년 살았으니 참 족(足)하다” 있는가? “좋다 인자. 아이구 어서 죽었으면 좋겄구만 안 죽는다.” 이런다. 거 벌건 거짓말이여. 뺄갱이 말이여 그것.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니라.
부유(蜉蝣) 그놈이 하루 살다가 죽어도 저 백년 산 것처럼, 그 하루 겨우, 하루살이가 하루 살다가 죽지마는 인간백년(人間百年)이나 똑같이, ‘아이구 지루허다.’ 하루 살다가 지루하다고 죽어? 허! 똑같어. 인간사(人間事)란게 이. 이런디 무엇이 애착(愛著)해서 도(道)를 못 닦아? 왜 이렇게 시간을 허비혀? 왜 이럭저럭 지낼까보냐 말이여. 참 이럭저럭 지낼 수 없는 일이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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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제불(三世諸佛)이 타시옥수(他是阿誰- ‘유시타로猶是他奴’)라.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죙이여, 종. 타(他)에 종인디, 타(他)에 종노릇인 그 타는 어떤 타(他)여? 부처님 상전(上典)이 타(他)ㄴ디 그 타가 어떤 타냔 말이여? 누가 부처님 상전일까부냐?
그 따질라면 천하 쉽지. 그 응? 아무따나 그 뭐. ‘내 마음이 부처니께 내 마음이 부처’라고 헐 수도 있고 ‘부처의 스승’이랄 수도 있고 부처님, ‘부처님에 상전’이라 할 수도 있고 뭐 별 수 다, 별 마음 다 붙일 수 있지. 그런 것이 아니여. 부처님도 타시옥수(유시타로猶是他奴)니라. 타(他)에 옥수(노奴)니라. 그 타를 바로 깨달라야지. “그 각(覺)이, 그러면 깨달는 각이, 각(覺)이 타(他)다.” 그 각이 타면 각(覺)은 어떤 것이여? 깨달라 봤나? 각이 어떻게 생긴 게 각이여? 그 뜻으로만, 귀로만 듣고 뜻으로만 세알라서, ‘그런 건가?’ 그렇게 주각(註脚)을 내서 소용없어. 된 법 없고. 그러니 따, 따지덜 말라 그거여. 분석을, 분석을 허지 말라 이거여.
타시옥수(他是阿誰)냐? 직하(直下)에 오철(悟徹)이면,
그 타(他)를 바로 봐버리면, 그 타(他)를 바로 오철(悟徹)해버리면, 오철이라야 뒤아. 오철(悟徹), 깨달라서 사무쳐라.
도득제당(道得諦當)하리라.
그만 깨달라버릴 것 같으며는 재당(諦當)해버려. 당해부러. 다 되아부러.
깨달라번졌으니 깨달은 후에는 설사 후사(後事)가 있다한들, 깨달은 뒤에 보림(保任)이 있다한들 안 헐 수가 있나. 애기 그놈 낳아 놨으면 그걸 키워야지 안 키울 수가 있나? 그 키우기 마련인데, 행여나 그 배가 고픈가. 아이구 어린아가 있응게, 모두 그러더구만. 여기 왔다가도 “어린 아를 두고 왔어요. 곧 가야겄어요. 아 지금 응 인자 세 살 먹은 거 있어요. 한 살 먹은 거 있어요.” 모두 이렇다. 자식은 낳아 놓면 그 낳기가 바쁘게 길러야지. 견성(見性)해 놓면 안 헐래야 안 헐 수가 없고, 또 안 될 수가 있나 그것이.
대대한 놈의 견성을 해 놓면, 알았다고 해 놓면 퇴태(退墮) 안는 건 하나도 없구만. 어째 그러냐? 견성(見性)을 해놓고 봤자 아무것도 아니거든. 무슨 능력(能力)이 있어야지. 무슨 실력(實力)이 있어야지. 생사(生死)에는 무슨 효과(效果)가 있어야지. 아프면 더 아프고 더 죽을랔 한디. 또 견성했다고 아프믄 참는 뱁이 아니고 안 아픈 것이 아니여. 똑같이 아프고 똑같이 죽을 지경이여. 그건 뭐, 그걸 가지고선 능히 참고 안 아프고, 그건 상견외도(相見外道)여. 똑같이 아프고 똑같이 죽을 지경이고 그런 것이여.
허되 그 확철대오(廓徹大悟)헌 오경(悟境)이 있지 않나. 음. 오경으로, 그 깨달은 그 오경으로 징, 징(證)만 해버리면, 확철대오헌 후 설사 아플 때 아프고 죽게 될 때 죽게 되고 그 못 견딘다 하더래도 깨달은 도리로, 도리(道理)를 징(證)해버리면 된디, 미챠 징치 못허며는, 응 깨달라만 가지고 징치 못허며는 그 안 되지. 그러기에 고인(古人) 고인이 오후사(悟後事)를 부탁했지. “야, 견성후(見性後)에, 견성한 뒤에, 불견지사(不見之師)하면, 그 스승을 바로 찾지 못허면, 그 스승을 바로, 바른 스승을 보지 못허면, 진시독약(盡是毒藥)이니라. 깨달은 것이 도리어 독약이 되고 사약(死藥)이 되느니라.” 아 그렇게 안 해놨는가? 그렇게 차제(次第)를 다 해놓지 않았어?
아프고 죽는다고 견성 않는 것 아니여. 견성 했지마는 아파서 죽게 될, 응, 그 아직 오후사(悟後事)가 다 못 되아서 그런 것이고, 깨달지도 못허고 깨달랐다고 허는 것은 순 벌건 거짓말을 헌다 그 말이여. 거짓말, 아 왜 거짓말을 해서 그 돈이나 착취(搾取)허고, 그 모든 남은, 남은 모두 비방(誹謗)해번지고, 도무지 제 자력(自力)은 아무것도 없어가지고는 순전히 그 남 속이는 거, 착취헌 것이거든. 세상에 그것 참 잘 알어야 한단 말이여. 학자(學者)가 그것을 하나 잘 살피지 못허며는 어리석은 학자여. 학자 부텀은 벌써 밝은 스승을 찾는 법이고, 순서를 알아야 하는 법이고.
직하(直下)에 제당(諦當)해. 직하에 깨달는다.
- 전강선사 법문 21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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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蒙山和尙示惟正上人>
몽 산 화 상 시 유 정 상 인
五祖演和尙이 示衆云호대 釋迦彌勒이 猶是他奴라 하니 他是阿誰오 直下悟徹하야 道得諦當하면 可以超脫分段生死하리니 更進竿頭闊歩하야사 了大丈夫事業하리라
오조법연(法演)화상이 대중에게 보여 이르시되 「석가와 미륵이 오히려 남[他]의 종」이라 하였으니, 남은 누구일까? 직하에 깨달아서 옳게 이른다면 가히 분단생사(分段生死)를 초탈(超脫)하리니, 다시 백천간두(百尺竿頭)에 나아가 활보하여야사 대장부의 사업을 마치리라。
惟正上座는 能悟徹也아 未아 否則急宜惺惺하야 下眞實工夫하야 如法叅究하야 以大悟로 爲入門호리라
유정상좌는 능히 깨쳤느냐, 못 깨쳤느냐? 못 깨쳤거든 급히 정신을 차려 진실한 공부를 하야 법다이 참구하야 크게 깨침으로써 문에 들어옴을 삼을지니라。
所謂叅究者는 當疑釋迦彌勒이 是佛이시거니 因甚하야 猶是他奴오 畢竟에 他是阿誰오 하리니 疑得盛커든 卻提撕他是阿誰하야 廻光自看호리라
소위 참구한다는 것은 반드시 「석가와 미륵이 부처님이신데 어찌하야 오히려 남의 종인가? 마침내 남은 누구일까?」하고 의심할지니, 의심이 잘되거든 또 「남은 누구인고?」하는 것만을 들어서 빛을 돌이켜 스스로 볼 것이니라。
- [몽산법어] 용화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