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월지標月指、손가락】
【標月指、손가락】
[題燕谷寺香閣]
百千經卷如標指
因指當觀月在天
月落指忘無一事
飢來喫飯困來眠
- 소요.
백천경권여표지百千經卷如標指요
인지당관재천월因指當觀在天月이니라
월락지망무일사月落指忘無一事면
기래긱반곤래면飢來喫飯困來眠이니라
백천경권여표지百千經卷如標指요,
백천의 경전이 부처님의 경권이 가르키는 손가락과 같다. 저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과 같아서,
인지당관제천월因指當觀在天月이요,
그 달을 가르키는 그 손가락을 의지해서 마땅히 저 하늘에 있는 달을 볼 것이다.
월락지망무일사月落指忘無一事면,
달이 지고 손가락을 잊어버리면, 달을 가리키고 있는 그 손가락을 잊어버리면 한 일도 없다.
기래긱반곤래면飢來喫飯困來眠이다.
배고름이 오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한숨 잔다.
백천경권百千經卷.
경經이라 하면 보통 화엄경華嚴經이나 법화경法華經 금강경金剛經 모다 무슨 그런 종이에다 인쇄한 그러한 경을 생각을 하겠지만, 경經은, 참 경經은 그런 종이로 이루어진것이 아니고, 경經을 펴 봐도 한 글자도 쓰여 있지 않은 것인데, 그런 참다운 경經 말고도, 이 세상에 눈으로 볼수 있는거, 귀로 들을 수 있는거, 손 으로 만질 수 있는 거, 일체가 다 부처님의 경전이 아닌것이 없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이나, 해나, 별이나, 구름이나, 저 높은 산 바위나, 나무나, 길가에 널어져 있는 조그마한 돌맹이, 한포기의 풀, 한송이의 꽃에 이르기까지 경經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 경經은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이더라.
그 하늘에 떠있는 달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 거기에 달이 있다고 가르키는 - 손가락과 같은 것이다.
그 손가락이 달을, 손가락으로 가르키지 아니하면 그 달 있는 곳을 볼 수가 없으니깐 부득이 그 손가락이 필요하다 그 말이여.
그 손가락이 바로 무엇이냐 하면은, 삼라만상 두두물물森羅萬象 頭頭物物이 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이다 그거거든.
달을 봐 버리면 그때는 손가락을 계속 쳐다보고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여. 그 손가락을 보자마자 그 손가락이 가르키고 있는 그 하늘에 떠 있는 그 달을 척! 봐 버리면 달을 가르켜 주는 손가락을 계속해서 그걸 쳐다볼 필요가 없는것이고, 그래서 그걸, 손가락을 잊어버려야 한다.
달을 곧 보는데 그 달도 져버리고 손가락도 잊어버리고 그러면, 가리키고 있는 손가락도 보이지 아니하고 또 하늘에 떠 있는달도 져버렸으니 볼 것도 가리킬 것도 없으니 무슨 일이 있느냐 그말이여.
한 일도 없어.
그러니, 배가 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한숨 자고 그것 밖에는 무슨일이 있겠느냐.
오늘 무진년 6월 첫째 일요법회 불명佛名 타고 또 오계五戒를 받고 화두話頭를 또 수여하는 법요식이 일요법회와 아울러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아까 녹음법문을 통해서 조실스님께서 오계에 대한 법문이 있었고 또 화두에 대한 법문이 있었습니다.
참선叅禪을 헐랴면 먼저 계행을 지켜야 한다.
오계五戒를 받아서 부처님 제자로서 수행자로서 불자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몸으로도 지키고 입으로도 지키고 마음으로도 지키는 그런 계율을 받아서 그것을 지녀야 한다.
그래야 올바르게 도를 닦을 수 있고 올바르게 도를 닦아야 참 깨달음을 얻을수가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계를 받고 불명을 타고 또 화두를 타는것은, 이것이 화두를 받아서 올바르게 참구해야 번뇌망상을 대처해 갈 줄을 알고 일체처 일체시에 자기의 마음을 가다듬을 줄을 알고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가 바로 경經을 읽는 때다 그말이여. 눈으로 삼라만상을 보고 귀로 모든 소리를 듣고 생각으로 모든 생각을 하고 하는것, 그 낱낱이 그것이 경經을 읽는 것이거든. 경經을 읽으려면 경을 읽는 법을 알아야 경을 읽지 경을 배우지 않고 뜻도 모르고 어떻게 경을 읽을 것이냐 그말이여. 바르게 경經읽는법, 그것이 바로 화두를 타 가지고 화두를 참구해 나가는 것입니다.
교가에서는 ‘경經을 읽는다’ 하면은 종이로 글씨 이루어진 경을, <반야심경>이나 <금강경>이나 <화엄경> <법화경> 이런 경을 열심히 정성껏 읽는 것을 딱 경을 읽는다 그러지만, 이 최상승법 활구참선법活句叅禪法에 있어서는 그런 책으로 된 경을 읽는것이 아니라 알수없는 공안公案 '이 무엇고' 알수없는 그 본참공안本叅公案을 올바르게 참구叅究해 나가는 것이 바로 경經을 바로 읽는 것이다 그 말이여
- 송담선사 법문 360번.

———————
* 구지선사는 손가락을 보고 깨달았고, 어린 동자는 손가락 없는 데에서 깨달았다.
이 법은 있는데에도 속한것이 아니고 없는데에도 속한 것이 아니다.
구지선사가 얻은 것은, 손가락에 있는 것도 아니고 손가락을 여읜 것도 아니다. (不即不離)
- 경봉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