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항아(姮娥)의 얼굴, 거울을 빌려서】

이 뭣고? 2020. 12. 16. 18:32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에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하야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에
만리나 되는 넓고 넓은 허공(虛空)에 비가 갰는데,

계속 작달비가 쏟아지다가 그 비가 활짝 갰... 갰어. 개니,


일륜명월(一輪明月)이 영청휘(映淸輝)로구나.
한 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 천지(天地)를 환히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하야
그런데 뜬 구름 한 점이 그 달을 가리워 가지고 천 사람의 눈을... 그 달을 보지 못하게 했더라. 한 점에 뜬 구름이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버려.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로구나.
항아(姮娥)에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이 ‘항아’는 옛날에 중국(中國)에 그 예(羿)라고 헌 사람이 있었는데, 그 예라고 헌 사람이 서왕모(西王母)한테 빌어가지고 불사약(不死藥)을 얻었는데, 불사약은 그 약을 먹으면 죽지 않고 장생불사(長生不死)하는 그러헌 약(藥)을 얻었다 말이여. 그런데 그 예(羿)라고 헌 사람에 부인(婦人), 항아라고 허는 부인이 있었는데 그 부인이 그 불사약을 훔쳐가지고 저 달 속으로 도망을 쳐버렸어. 그래서 그 달을 갖다가 ‘항아(姮娥)’라고 헌 별명으로 부르게 되았는데,

아무리 새카만 구름이 온 하늘을 덮고 있다 하더라도 그 구름 위로 올라가서 보면 달은 휘황창 밝아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땅에 있는 사람들은 구... 구름이 꽉 하늘에 끼어 있으면 전혀 달도 보지 못하고 달빛도 보지 못하는데, 그 구름이 활짝 개 버리면, 비가 개고 부름이 벗거지면 그 밝은 달이 산... 온 세계를 낮과 같이 그렇게 환히 그렇게 비추는데, 구름 한 점이 떠와가지고 딱 그 중간을 가로막아버리면 모든 사람이 그 달을 볼 수가 없어. 그러기 때문에 그 ‘구름 한 점 때문에 사람들이 그 달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허는 게송(偈頌)인데,

모든 사람이 평생(平生)을 두고, 또는 일평생동안 잘 먹고 잘 입고 풍족허게 살 수 있는 재산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데 한 덩어리 구름으로 인해서 달을 보지 못하듯이, 한 생각 잘못 먹어가지고 한 생각을 미(迷)해가지고 평생 동안, 아니 영원토록 쓰고도 쓰고, 쓰고 남아서 남을 주고 또 주어도 무진장(無盡藏)으로 풍족한 그런 재산을 가지고서도 일생동안을 가난뱅이 신세를 면(免)치를 못하는 것입니다. 이건 불법(佛法)을 비유해서 보아도 맞는 말이고, 세속(世俗)에 빈부귀천(貧富貴賤)과 흥망성쇠(興亡盛衰)에다가 비유를 허더라도 맞는 말인 것입니다.

.......

‘변화(變化)’라고 허는 것은 참 무상(無常)한 것이요 대단히 안 좋은 것처럼 생각이 되지만, 변화야 말로 참으로 그 소중한 것입니다. 변화가 없다면 중생(衆生)은 영원히 중생이지 성불(成佛)헐 기약(期約)이 없는 것입니다. 밤이 되았다 낮이 되았다, 또 낮이 밤이 되고 또 밤이 낮이 되고,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또 그 지난겨울 동안 대단히 강추위를 했지만, 내일이면 또 입춘이 되아서 다시 또 새봄을 맞이허게 됩니다.

이렇게 변화가 있기 때문에 이 사바세계는 좋고, 이 사바세계 가운데에도 이 대한민국(大韓民國)이야말로 춘하추동(春夏秋冬)이 사시(四時)가 분명해서 이 세계에서는 제일 좋은 나라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우주법계(宇宙法界)에서도 제일 좋은 사바세계에 태어났고, 사바세계(娑婆世界)에서도 제일 좋은 이 한국(韓國) 땅에 태어난 것을 퍽 다행허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 지구상에도 일 년 내 겨울만 있는 디도(데도) 있고 일 년 내 여름만 되는 디도 있고, 또 밤... 밤이 대단히 긴 곳이 있는가 하면은, 계속 밤이 없고 낮만 있는 디도 있고, 참 그 변화가 없어서 그런 디는 박복중생(薄福衆生)들이 떨어져서 사는 곳입니다. 이 대한민국은 봄은 봄대로 잎이 피고 꽃이 피고, 여름이 되며는 삼복(三伏)더위가 있어서 그렇게 뜨겁고 허나, 그 가운데에 봄에 심어놨던 모든 곡식이 그 뜨거운 계절을 만나서 무성(茂盛)허게 자라가지고, 가을이 되면 서늘바람이 부는데 그 서늘바람 속에서 그 여름에 자랐던 모든 곡식이 누렇게 결실(結實)을 해서 익게 됩니다. 겨울이 되며는 눈이 내려 흰 눈이 펑펑 쏟아지고 얼음이 어는데, 그때 모든 산천초목(山川草木)은 낙엽이 져서 엉성하게 나무 가지가 되지만 그 나무의 모든 기운은 열매를 맺어서 씨로 갈무리고 또 뿌리로 기운을 보내서 월동(越冬)을 허게 됩니다. 그 엄동설한(嚴冬雪寒)을 이용해서 모든 이 더러운 것이 다 살균(殺菌)이 되고, 그래가지고 입춘(立春)이 돌아오면 다시 새싹이 나게 됩니다.

.......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믿는 사람은 생사(生死)를 초월(超越)을 하고 일대사(一大事) 문제를 해결해서... 허기 때문에 이 천칠백 공안(公案), 공안법문이나 필요허지 인과설(因果說)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거 뭐 인과설, 잔소리만 많이 하고 무슨 그러헌 소리가 필요허냐?

‘어떠헌 것이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입니까?’하니,
‘판치생모(板齒生毛)라’ 헌데,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는고? 판치생모의지(板齒生毛意旨)를 일러봐라!’

이러헌 등등(等等)의 법문, 간단한 법문(法門) 한마디면 족하지 무슨 그런 너저분한 인과설(因果說)을 허느냐?“

이렇게 이 공격을 허고 나를 갖다가 비난을 허는... 나에게 충고(忠告)를 허는 그러헌 분이 계셔서, 내 마음으로 “참 옳은 말씀이요. 나한테 직접 그런 말을 해주어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이렇게 말을 허고서, “참 그 좋은 말씀을 내가 깊이 참작(參酌)을 하겠습니다” 했는데, 허고서도 나는 또 오늘 올라와서 또 이런 인과설을 말하게 됩니다. 나한테 충고를 해준 그분한테는 내가 좀 미안허기는 허지만, 아까도 말씀 드린바와 같이 방편(方便)을 가자(假借)허지 아니하면 바른 법을 표현허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거울을 보지 아니허면 내가 내 눈은 볼 수가 없는 것이여. 내 눈은 청황적백(淸黃赤白) 온갖 것을 다 보지만, 눈 자체(自體)는 눈이 자기가 자기 눈을 볼 수가 없어. 거울이나 거울의 대용품을 가자(假借)허지 않고서는 자기의 눈이 어떻다고 허는 것을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발심(發心)을 해서 수행을 허고 정법을 믿고 활구참선(活句參禪)을 헌다 하더라도, 내가 나의 모습을 보기는 대단히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다 부처님 경전(經典)에 나오는 수 팔만사천(八萬四千)가지의 그 방편설(方便說)을 가끔 하나씩을 들어서 그것을 살펴봄으로써 자기의 마음가짐과 자기의 말씨와 자기의 행동과 자기의 인간성과 자기의 행동거지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機會)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지혜 있는 집 며느리는 이웃집, 담 너머 이웃집 며느리 허는 것을 보고 거기서 자기를 깨닫게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경전(經典)에 있는 이런 방편설을 하나씩을 보며는 참 자기를 반성(反省)헐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성현도 자기 허물을 보기가 어렵다’는 말도 있는데, 자기 허물을 볼 줄 알아야 그것을 성현(聖賢)이라 하는 것입니다. 범부(凡夫)는 평생 남의 허물만 보고 자기허물을 못 보는 것이고, 성현(聖賢)이라야 남의 허물을 통해서 자기를 보는 거여. 남의 허물 보기 전에 먼저 자기허물을 보게 되고, 남의 허물이 바로 자기허물인 줄을 아는 사람은 이것이 바로 성현이라 하는 것입니다.

.......

송백천년취(松栢千年翠)하고
불입시인의(不入時人意)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모란일일홍(牧丹一日紅)호되
만성공자취(滿城公子醉)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송백(松栢)은 천년취(千年翠)허되,
불입시인의(不入時人意)라.
소나무와 잣나무는 천년 동안을 푸르르되 세상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를 안 해요. 그냥 소나무 푸르거니 허고 별로 소나무를 그렇게 이뻐 헐 줄을 모른다 그 말이여.


(모란일일홍(牧丹一日紅)),
(만성공자취(滿城公子醉))
그런데 목단(牧丹)은 하룻동안 빨갛게 이쁘게 피었다가 저버린데 모든 사람들은 그 목단 아름답다고 야단이다 그 말이여.

한 생각 단속(團束)해서 무량(無量)의 복을... 복락(福樂)을 얻고 영원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이 활구참선(活句參禪) 정법은 세상 사람들이 시드르 허게 생각하고, 재색식명수(財色食名睡) 오욕락(五欲樂)은 내 뜻대로 되아봤자 잠꽌 쌈빡허다 말아버린 것이고 그 뒤끝은 천하 허망(虛妄)하고 헌 것인데, 온 세상 사람들은 재산과 색과 명예와 권리에는 모두가 거기에는 빠져가지고 헤어날 줄을 모르는구나.

- 송담선사 법문 229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