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악취모倒握吹毛、칼날을 거꾸로 쥐고】
【倒握吹毛】
도악취모소이종倒握吹毛掃異蹤하야
돈령심지진개통頓令心地盡開通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봉망독로비로정鋒芒獨露毘盧頂하면
범성제교입하풍凡聖齊敎立下風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도악취모소이종倒握吹毛掃異蹤하야,
취모리吹毛利를, 취모리라 하는 것은 아주 보검寶劍인데, 보배 칼인데, 그 칼날에다가 머리카락을 거기다 대고 훅 불어버리면 머리카락이 탁탁 잘려나가는 그렇게 날카롭게 잘 드는 보배 칼이 ‘취모리’라 하는 칼인데, 취모리를 이렇게 칼자루를 정식으로 쥔 것이 아니라 칼자루를 이렇게 거꾸로 쥔다 그말이여.
그 ‘취모리’라는 보검을 까꾸로 쥐고 이종異蹤을, 다른 발자죽을 쓸어버려. 팔만사천 마군魔軍이를 갖다가 다 쓸어버린다 그말이여.
어째서 그 칼자루를 정식으로 칼이 저쪽으로 가도록 이렇게 쥐지를 아니하고, 칼날이 자기 쪽으로 오도록 이렇게 까꾸로 칼날을 쥐느냐?
팔만사천 마군이가 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그 칼날을 까꾸로 쥐고 칼날을 쓰라 그말이여.
그렇게 해 가지고,
돈령심지진개통頓令心地盡開通이여.
몰록 마음, 자기 심지心地로 하여금 개통開通하도록 하라, 툭 터지도록 하라 그말이여.
자기 마음 땅에 팔만사천 마군魔軍이가 탁 도사리고 있으니까 칼날을 까꾸로 쥐고, 그 칼날을 밖에를 치기 위해서 쓰지를 말고 까꾸로 쥐고 자기를 치라 그말이여. 자기를 쳐서 그 팔만사천 내 마음 속에 마구니를 항복을 받아서 지혜의 확철대오를 하라 그말이여.
봉망독로비로정鋒芒獨露毘盧頂하면,
그 칼날이 비로毘盧 정상에 홀로 드러나. 비로봉은 모든 산에 최고의 봉우리라 그말이여. 비로자나 부처님의 이마빡이라 그말이여. 그 이마빡 위에 취모리라고 하는 칼날이 홀로 번쩍거리게 한다면,
(범성제교입하풍凡聖齊敎立下風이니라)
그 칼날 아래 모든 범부와 모든 성현이 한목 저 하풍下風에 서게 될 것이다.
그 칼날 아래는 일체 성현과 모든 범부, 팔만사천 마군이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범부와 모든 성현까지도 그 칼날 아래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저 아래 가서 서게 될 것이다 그말이여.
이 취모검! 취모리라고 하는 보검이 무엇이냐 하면 우리 참선하는 사람에게는 본참화두本參話頭다 이 말이여.
본참화두를 가지고, 그 화두를 가지고, 칼자루를 놨다하면 마구니가 안에서 일어나고 밖에서 일어나 가지고 순식간에 자기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요, 자기를 끌고 축생이나 아귀나 지옥으로 자기를 끌고 가게 되는 것이다 그말이여.
그러니 눈 한번 깜박할 사이에, 밥 먹을 때, 옷 입을 때, 눈으로 무엇을 볼 때, 귀로 무엇을 들을 때, 내 마음에 드는 일을 만나거나, 내 마음을 거슬리는 역경계를 만나거나, 잠시도 이 취모검을 놓지 말고 항시 칼날을 쥐고서 하루하루를 정진을 해 나가시기를 부탁을 드립니다.
석 달을 그렇게 지내시고 다시 다음 철에 또 이 회상會上에 모여서 정진하게 되시기를 바라면서 말씀을 맺고자 합니다.
- 송담선사 법문 19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