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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君子와 보살菩薩의 학學】

이 뭣고? 2020. 10. 8. 16:11


【覺悟所未知也、알지 못하는 바를 깨침】


우리는 꿈을 꿀 때에 무서운 호랑이나 큰 구랭이나 그렇지 않으면 무슨 뿔 달린 무서운 악귀惡鬼 같은 것에 핍박逼迫을 받아서, 도망갈라고 허니 발이 떨어지지를 않고, 그 자리에 있자니 잡혀 죽게 생겼고, 이러헌 급박한 상황에 꿈을 꾸는 수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 옛날에 참선參禪을 허지 아니할 때에는, 고함을 지른다던지 하- 도망갈라고 몸부림을 치되 도망갈 수도 없고 그러다가 한참동안 그러헌 상황 속에서 몸부림을 치다가, 자기가 지르는 자기의 고함소리에 눈을 뜨고 보면 전신에 땀이 흠뻑 젖어갖고 있는 그러헌 꿈을 꾼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참선법을 알아가지고 참선參禪을 헌 뒤는, 그러헌 상황 속에 화두話頭를 탁 들어버리면 눈이 딱 떠져버린다 그 말이여.
비단 꿈속에 뿐만이 아니여.
인간人間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썽나는 일, 속상한 일, 기분 나쁜 일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슬픈 일을 당하거나 기쁜 일을 당하거나, 일체선악경계一切善惡境界를 당했을 때, 화두를 턱- 딱! 들어보라 그 말이여.
어디에... 속상한 일이 어디에 머물러 있으며, 분憤한 생각이 어디에 머물러 있으며, 슬프고 괴로운 생각이 어디에 있느냐 그 말이여.

이렇게 정진精進을 다구쳐 나가면 깨닫기를 바랠 것이 없어.
독 안에 든 자라와 같애서, 지가 어디를 갈 거냐 그 말이여.
깨달음을 기달치도(기다리지도) 말고, 조급한 생각을 내지도 말고, 누가 와서 나를 깨닫게 해주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어.
바로 공부를 지어가는 마당에 깨닫지 못할까 걱정 헐 것도 없어.
‘어서 빨리 깨달라 가지고 남 앞에 큰 소리 한번 쳐보리라.’
이러헌 어리석은 사람이 어디가 있어.
큰 소리 쳐서 뭣해.

———

유교경전儒敎經典에 <논어論語>라고 허는 책이 있는데,
-이게 사서四書 중에 하나라고 허는 책인데-
<논어>의 첫 마디에,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
배와서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기... 기쁘지 아니하냐.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면 불역낙호不亦樂乎아.
벗이 있어서 먼 디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인부지불온人不知不慍이면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아.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아니허되 썽 내지 아니하면 또한 군자君子가 아니냐.

이러헌 말이 있습니다.


별로 뭐... 깊은 뜻이 있을 것 같지 아니헌데, 그 깊은 뜻이 있지 아니하면 왜 <논어>에 첫 마디에 그것이 있을까보냐.
무슨 경전이던지 첫 번째 있는 법문法門이 그 경전에 최고에 깊은 진리眞理를 표현했다고 생각... 보면은 틀림이 없는 것입니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
‘배와서 때때로 익힌다’ 하는 것은, 무슨 ‘글공부... 글을 배와 갖고 그것을 자꾸 읽어 싸면 기쁘지 아니하냐’ 그러헌 피상적皮相的인 뜻이 아니라, 도道를 얘기한 것입니다.
선지식으로부터... 우리 불교선학종문佛敎禪學宗門 중中에 비유를 헌다면, 선지식善知識으로부터 화두話頭를 타가지고 도道 닦는 법法을 배와 가지고 시시때때로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에 열심히 공부를 허면 얼마나 기쁘냐 그 말이여. 기쁘지 않겠느냐.

아 공부를 허면, ‘참! 내가 어쩌다가 이러한 최상승법을 만났는가! 내가 어쩌다가 이 몸띵이를 받아나서 이런 좋은 법을 만났는가!’
밥 먹다가 생각해도 너무너무 기쁘고, 중생들의 그 고해苦海에 빠져서, 그 오욕락五欲樂에 빠져서 허덕이는 것을 보면은 불쌍허면서 가엾으면서, 내 자신을 생각하면 너무너무 참 행복하고 감사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 말이여.

그 다음구절에,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면 불역낙호不亦樂乎아.
벗이 있어 먼디서... ‘막걸리 친구나 뭐 동상... 동창이 오면 얼마나 기쁘냐.’그러헌 말이 아닙니다.
같이 발심發心을 해서 도를 닦은 도반道伴이, 내가 공부를 참 잘한다는 말을 듣고 나를 만나기 위해서 찾아온다면 얼마나 즐거운 일이냐 그 말이여.

내가 출가해가지고 별로 훌륭허지를 못하고 도를 잘 못 닦고,..
(녹음 끊김)


(인부지불온人不知不慍이면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아)
... 내지 아니하면 이것이 군자가 아니냐.

이것이야말로 진실眞實한 수행인修行人이 아니냐 그 말이여.
자기가 쪼끔 뭣 좀 헌다고 해서 남이 알아주기를 바래고, 그것을 자랑허고, 내가 제일이라 헌 생각을 갖고, 남을 헐뜯고 헌다면 이것을 어찌 참다운 수행인이라 할 수가 있겠느냐.

유교에 있어서 君子란 말은, ‘진실眞實한 수행인修行人이다’, 또는 ‘보살菩薩이다.’ 이러헌 정도에 뜻과 같다고 헐 수가 있는 것입니다.

보살십중대계菩薩十重大戒 가운데에 하나에 ‘불자찬훼타不自讚毁他’ 라고 허는 조항條項이 있는데,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헐고 허는 것’은, 보살이 지켜서... 지켜야 할 중... 십중대계 하나를 범한 것이 되는데, 오직 답지 못한 사람이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헐뜯을까보냐 그 말이여.
세속世俗에 선비도 쪼끔 어지간한 사람은 그러헌 법이 없거늘, 하물며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과 오욕락五欲樂을 결별訣別해 버리고 생사生死를 바쳐서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닦아가는 수행인修行人이고서야 더욱 말할 것이 있느냐 그 말이여.


_______


종타방임타비從他謗任他非.
파화소천도자피把火燒天徒自疲니라.

나무아미타불.


아문흡사음감로我聞恰似飮甘露하고
소융돈입부사의銷融頓入不思議니라.

나무아미타불.




종타방임타비從他謗任他非여.
남이 나를 비방하면 비방한대로 맽겨 둬 버리고,
나를 헐고 뜯으면 헐고 뜯은대로 그 사람한테 맽겨 둬, 마음대로 허라고.


파화소천도자피把火燒天徒自疲니라.
횃불을 들고 허공을 불사를랴고 허는 것 같애서, 저만 피로허면... 피로허고 말 것이다 그 말이여.

횃불을 들고, 아무리 훨훨 타는 큰 횃불을 가지고 이 하늘을 불사를랴고 막 해 봐라 그 말이여. 허공虛空이 타는가.
그러다가 저만 피로해가지고 지쳐 쓰러지거나, 잘못허면 불똥이 튀겨서 지 몸이 타고 말 것이다 그 말이여.


그러나 아문흡사감로我聞恰似甘露... 음감로飮甘露하면(我聞恰似飮甘露),
나는 누가 나를 그렇게 헐고 뜯고 해도 그 헐고 뜯고 비방하는 그 말을 감로수甘露水처럼 달게 받아서 마시면, 내가 잘못해서 나의 단점을 누가 헐고 뜯는다며는 그 말을 감사하게 듣고 자기를 반성하고 고칠 것이고, 나는 실질(실제로) 별로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모략중상謀略中傷을 헌다면, 그렇더라도 그 말을,
‘아, 내가 그래도 전생前生에라도 무엇을 잘못 헌 적이... 잘못 헌 점이 있거나 나 스스로는 느끼지 못했지마는 나에게 그런 잘못이 있나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 말을 감사하게 듣고 감로수처럼 받아서 먹... 먹... 먹어서 잘 소화를 시켜버리면,


소융돈입부사의銷融頓入不思議하리라.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이 비방하고 헐고 뜯고 헌 그것이 소화가 되아 가지고 부사의不思議한 경계境界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불보살이... 나는 선지식이 되고 불보살이 될 것이다 그 말이여, 그 감로수를 마시고.

이것이 바로 진실로 발심한 수행자의 자세인 것입니다.
쪼끔 뭐라고 헌다고 파르르르 신경질을 허고 속으로 감정을 품고, 꽁- 하니 미운생각을 속으로 품고, ‘언젠가 저년을 갖다가 내가 한바탕 봐주리라.’
이런 소인의 근생을... 근성을 가져서 쓸 것인가 이 말이여.

부모도 버리고 가정도 버리고 세상을 버리고 청춘을 버리고 도를 닦은 사람이, 어찌 감로수처럼 받어 마셔야지 그러헌 말을 듣고 감정을 품고 언젠가는 봐줄랴고 허는 꽁한 복수심을 갖는다면 얼마나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이냐 이거거든. 아, 그 말을 감로수처럼 받아 마시고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헌다면, 누가 나 안 듣는디서 욕을 허거나 들리는데서 욕을 허거나, 나와 인연因緣이 없는 사람이면 어찌 나를... 나에 대해서 말을 헐까보냐 그 말이여.

성현聖賢의 말씀에도, ‘나를 칭찬稱讚해 주는 사람은 도적盜賊이요, 나를... 나의 단점을 지적指摘해 주는 사람은 스승이요 은혜인... 은인恩人이다’ 그랬어.
하물며 출가인분상出家人分上에 그만한 것을 이해를 못하고, 소화를 시키고 거기에서 살아가지를 못하고 죽음의 무덤을 판다서야 말로 헐 수가 없거든.
이만한 정신을 가지고 대중방大衆房에 나와야 할 것이다 그 말이여.
그만한 정신자세가 되아 있지 아니해가지고 선방에 나갈 자격이 있는가?
선방에 나간다면, 강원講院의 학인學人도 그러지 못하거든 선방禪房에서 나가서 참선參禪을 허는 사람이라... 이라면 당연히 이쯤은 되아야 해.

그찜 되아 가지고 나가보라 그 말이여.
무슨 시비가 나한테 상관이 있어.
칭찬을 해도 좋아할 것도 없고, 오히려 미안하고 부끄러울 뿐인데.
나를 헐고 뜯는다 하더라도 그... 그렇게 속상할 것이 없어.
거기서 터억 인덕으로 맘... 기쁜 마음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그 말을 받아들여서 더욱 수행해 나가는데 밑거름을 삼는다면, 그 사람은 일장월취日將月就여, 나날이 발전하고 다달이 승화되어 갈 것이다 그 말이여.

스님네 뿐만이 아니라 세속에 계시는 청신사淸信士 청신녀淸信女도 역시 마찬가집니다.
불자佛子라면 응당 이만한 정신을 가지고, 이만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바다와 같은, 하해河海와 같은 아량雅量을 가지고 살아가신다면 바로 그이가 보살菩薩이 아니고 무엇이냐 그 말이여.
그래서 보살... 여자 신도를 보살菩薩이라고 그러는데, 그만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나가셔야 한다 그 말이여.


- 송담선사 법문 세등 5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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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學은 각覺이니】

 

白虎通云 “學者, 覺也, 覺悟所未知也.”

《白虎通》에 “학學은 각覺이니, 알지 못하는 바를 깨침이다.”라고 하였다.

孔子曰 “學者而能以時 誦習其經業, 使無廢落, 不亦說懌乎.

공자孔子께서 “배우는 자가 때에 따라 그 경업經業을 외고 익혀 폐추廢墜됨(그만두어 타락함)이 없게 하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學業稍成, 能招朋友, 有同門之朋從遠方而來, 與己講習, 不亦樂乎.

학업學業이 약간 이루어져서 붕우朋友(벗)들을 부를 수 있게 되어 동문同門의 벗들이 원방(먼곳)遠方에서 와서 나와 함께 강습講習하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旣有成德, 凡人不知而不怒之, 不亦君子乎.” 言誠君子也.

이미 덕德을 완성完成하였는데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 노怒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君子가 아니겠는가?”라고 하셨으니, 진실로 군자君子라는 말이다. 

君子之行非一, 此其一行耳,

君子의 행실은 하나가 아니니, 이것도 그중에 하나일 뿐이다.

故云亦也.

그러므로 ‘亦(또한)’이라고 한 것이다.

 

- <논어주소論語注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