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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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書
온 편지.
영계에 온 뒤로 마음이 편안해서 높고 낮은 봉우리에 석장을 떨치면서 항상 노닐고, 석실과 바위굴 속에서 먼지를 털고 앉아,
푸른 솔과 푸른 물에 밝은 달이 스스로 나오고, 바람이 흰 구름을 쓸어 헤치면 천리 밖을 바라보고,
이름난 꽃과 향기로운 과일을 벌과 새들이 물어오고, 원숭이의 휘파람과 긴 울음소리가 멀고 가까운 곳에서 다 들리면, 호미 자루로 베개 삼고 가는 풀로 방석을 삼네.
세상은 험악해서 네 것과 내 것을 다투는데, 이는 심지를 통달하지 못해서 이와 같이 되니,
만약 시간이 있으면 찾아주기를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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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書
답장.
이별한 뒤로 지금까지 여러 해가 지났으니 멀리 마음 속으로 때로는 근심도 하였다가, 홀연히 보내온 글을 받고는 마침내 근심이 사라졌네.
편지를 보낸 뒤에 몸(도체)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법미法味로 정신을 도운다니 당연히 깨끗하고도 즐거울 것이네.
내가 잠시 시간을 얻어서 덕음德音을 공경스러운 마음으로 읊어보니 그 기쁜 마음이야 말로는 다할 수 없네.
편지를 받아보니 절개와 지조를 가지고 깊은 곳에 혼자 살아 인간의 자취가 없고, 산골에 몸을 숨겨 가까운 벗들이 왕래를 끊고, 새와 짐승이 때때로 놀거늘 밤새도록 계속되고, 날이 저물도록 고요하여 보고 듣는 것도 다 그치며, 마음에 허물이 고요하여 외로운 봉우리에서 홀로 잠자며, 나무 밑에 단정히 앉아 번잡한 것들을 그치고 도를 음미한다고 하니 참으로 그보다 더한 일이 없을 듯하네.
그러나 정도正道는 고요해서 비록 수행하여도 알기 어렵고, 사악한 것들은 시끄럽고 요란해서 배워 익히지 않아도 쉽게 친해지니,
만약 깨닫는 것은 현묘한 종지에 맞지만 수행이 진실한 이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깊은 곳에 살면서 졸렬한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 ‘한 생애’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네.
마땅히 선지자에게 널리 묻고 정성스럽게 마음에 품어 합장하고 꿇어 뜻과 몸을 단정하게 해서, 새벽이나 밤중에도 피로를 잊고 없애서 몸을 돌보지 않으며, 오로지 지극한 도道만을 정밀하게 닦은 사람이라야 정신을 맑게 하려는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네.
묘한 것을 캐고 깊은 것을 탐구하려는 것은 실로 쉬운 일이 아니니, 결단하고 선택할 때는 얇은 얼음을 밟는 것처럼 해서 눈과 귀를 기울여 현묘한 소리를 받들며, 티끌의 정(情塵)을 가다듬고 깊은 이치를 감상해서 말을 잊고 뜻을 편안히 하며, 때를 씻어 미묘함을 음미하여 저녁에 조심하고 아침에 물어서 털끝만큼도 외람되지 않아야 할 것이니, 이와 같이 한다면 산골에 몸을 숨겨서 생각을 고요하게 하고 속세를 떠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네.
혹은 마음의 길이 아직 통해지지 않아 사물을 보고 옹벽이 되는데도 시끄러움을 피하고 조용함을 구하려는 사람은 세상을 다해도 그런 법은 없을 것이네.
하물며 울창한 긴 숲과 높이 솟은 산봉우리에 새와 짐승이 울며, 송죽의 가지가 우거진 곳이며, 물과 돌이 험준하며, 바람과 가지가 쓸쓸하며, 등나무와 넝쿨이 얽히며, 구름과 안개가 어려있으며, 철에 맞게 사물들이 쇠퇴하거나 융성해지며, 아침 저녁으로 어둡고 밝은, 이 모든 것들이 어찌 시끄러운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견혹이 아직도 얽혀 있으면 다다르는 길마다 걸림이 되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네.
때문에 먼저 도를 안 뒤에 산에 살아야 할 것이니, 만약 도를 알지 못한 채 산에 먼저 사는 사람은 오직 그 산을 보면서 도를 잊을 것이며, 산에 살지 않아도 도를 아는 사람은 그 도를 보고서 반드시 그 산을 잊을 것이네.
산을 잊으면 도의 본성이 정신을 기쁘게 하지만, 도를 잊으면 산의 모습이 눈을 어지럽힐 것이네.
그래서 도를 보고 산을 잊은 사람은 인산 세상조차도 고요하게 여길 것이지만, 산을 보고 도를 잊은 사람은 산속이 시끄러워질 것이네.
반드시 오음五陰이 무아無我라는 것을 안다면 내가 없을 것이니 인간人間 세상에 머무는 것은 누구인가?
오음五陰과 육입六入이 공空이라는 것을 안다면 공의 무더기이니 산골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만약 삼독三毒을 미처 버리지 못해서 육진六塵이 아직도 요란하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모순矛盾이 될 것이니, 그렇다면 인간세상과 산골의 시끄럽거나 고요함에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또 도道의 본성本性은 깊고도 텅 비었기 때문에 만물이 원래는 허물이 아니며, 진실한 자비는 평등하니 소리와 빛이 어찌 도가 아니겠는가.
단지 견해가 뒤집어져서 미혹이 생기기 때문에 윤회의 굴러감이 이루어질 뿐이네.
만약 경계境界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도량道場이 아님이 없으며,
아는 것도 원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인연하지 않아도 비추니,
원만하게 융합된 법계에서 어찌 깨달음과 미혹이 다르겠는가.
중생(含靈)으로 자비를 가리며(판단하며), 생각에 나아가서 지혜를 밝히니,
지혜가 생기면 법은 당연히 원만하게 비출 것이네. 경계를 떠난다면 어떻게 자비를 관조할 수 있으며,
자비와 지혜는 이치가 통하여 거두어들임이 마땅한데, 중생을 어기면 어떻게 제도할 수 있겠는가.
제도하는 것은 중생들을 다해야 자비가 크고, 비추는 것은 경계를 끝까지 해야 지혜가 원만하니, 지혜가 원만하면 시끄럽고 고요함을 동일하게 관조하고, 자비가 크면 원수와 친한 사람들을 널리 구제할 것이니, 이렇게 한다면 어찌 산골에 오래 살 필요가 있겠는가.
있는 곳에 따라서 인연을 따라야만 할 것이네.
하물며 모든 법은 텅 비어 원만하게 융합되어 있으며, 모든 마음은 고요하고 사라져서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니, 그 누가 억지로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 또 어찌 시끄러움을 시끄럽다고 하고 고요함을 고요하다고 하겠나.
만약 사물과 내가 어울려 하나라는 것을 알게되면 저곳과 이곳이 도량 아닌 곳이 없는데도, 어찌 인간 세상은 시끄러운 곳이고 산골은 고요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나.
그래서 움직임을 버리고 고요함을 찾는 사람은 큰 칼을 싫어하고 수갑을 좋아하는 것과 같고, 원수를 버리고 가까운 이를 찾는 사람은 울타리를 싫어하고 새장을 좋아하는 것과 같네.
만약 시끄러운 곳에서도 고요함을 생각한다면 저잣거리도 편안한 자리가 아닌 곳이 없으며,
거슬림을 데려다 순종함에 들여보내면 원수나 빚장이도 원래부터 있었던 좋은 벗이 될 것이네.
그렇다면 위협하여 빼앗고 헐뜯고 모욕 주는 것이 어찌 나의 스승이 아니겠으며, 울고 떠들며 번잡한 것들이 어찌 적멸이 아닌 것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미묘한 도는 형상이 없지만 만 가지 형상들이 그 이치를 어기지 않고, 진여가 적멸하지만 모든 소리가 그 근원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미혹하면 견해가 뒤바뀌어 의혹이 생기고, 깨달으면 거역하거나 순종하는 의식이 없어진다네.
고요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연이 모이면 생겨나고, 높은 산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인연이 흩어지면 사라지는데, 사라짐은 이미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무엇을 사라짐을 사라졌다고 하며, 생겨남은 이미 생겨나는 것이 아닌데 무엇으로 생겨난다고 할 수 있겠나.
생겨남과 사라짐이 이미 텅 비어서 그 실상이 늘 머무는 것이네.
그렇기 때문에 선정의 물이 도도해지면 어느 생각의 티끌인들 씻어낼 수 없으며, 지혜의 등불이 밝고 밝아지면 어떤 미혹의 안개인들 걷어내지 못하겠나.
어기면 육취에 순환하고, 깨달으면 삼악도를 멀리 벗어날 것이니,
어찌하여 지혜의 배를 타고 법의 바다에서 놀지 않고, 부러진 수레로 산골짜기에서 멍에를 매려고 하는가.
그러니 사물들의 종류가 어지럽게 많지만 그 본성은 저절로 하나이며, 신령스런 근원이 고요하고 고요하지만 비추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실상은 천진이며 신령스런 앎은 만든 것이 아니지만, 사람들이 미혹되어 잃었다고 말하고 사람들이 깨달아서 얻었다고 말하니, 얻고 잃는 것은 사람에게 있을 뿐이지 어찌 동動과 정靜에 관계되겠나.
비유하자면 배 탈 줄은 알지 못하면서 물이 굽이치는 것을 원망하려 하는 것과 같네.
만약 현묘한 종지를 미묘하게 알아서 텅 빈 마음에 맞으면,동과 정이 항상 법이며 말하는 것과 묵묵한 것도 항상 법이기 때문에 고요하게 돌아감이 있어서 편안하여 끊임이 없을 것이네.
이 같으면 산골짜기에서 소요하거나 들판과 마을에서 놀고, 형체를 마음대로 노닐어도 마음은 고요할 것이네.
안으로는 편안함마저도 잊고 밖으로는 한가로움이 펴져서, 그 몸은 마치 구속된 듯하지만 마음은 태연하네. 형체를 세상에 나타내지만 깊은 신령스러움은 법계에 잠기니, 이렇게 되면 기틀이 느끼는 대로 그에 맞게 감응해서 일정한 법칙이 없을 것이네.
편지라서 간략하게 하였으니 나머지는 또 무엇을 말하겠나. 만약 뜻이 통하는 마음의 벗이 아니라면 어찌 경솔하게 범하겠나. 편안히 조용한 여가에 잠시 생각해 보게나.
내 거짓된 말이 반드시 맞지는 않을 것이니 보고 나서 불쏘시게나 삼게.
더 말하지 않으니 동우同友인 현각은 화남和南하네.(화남은 공경한다는 뜻.)
- <禪宗永嘉集선종영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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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來書】
婺州浦陽縣佐溪山朗禪師ㅣ召大師山居書ㅣ라
婺州 浦陽縣 佐溪山 郞禪師ㅣ 大師ᄅᆞᆯ 山居에 브르ㅅ·온 書ㅣ라
무주婺州 포양현浦陽縣 좌계산佐溪山 낭선사郞禪師가 대사大師를 산거山居에 부르신 서書(글)이라.
【본문】 自到靈溪로 泰然心意ᄒᆞ야 高低峯頂에 振錫常游ᄒᆞ며石室巖龕애 拂乎宴坐호니
靈溪예 가ᄆᆞ로 브터 心意 便安ᄒᆞ야 노ᄑᆞ며 ᄂᆞᆺ가온 峯頂에 막대 흐느러 샹녜 놀며 石室와 巖龕애 ㅂ슬오 便安히 안조니
영계靈溪에 감으로부터 심의心意가 편안便安하여 높으며 낮은 봉정峯頂(봉우리 꼭대기)에 막대를 흔들어 상례로(언제나) 놀며 석실石室과 암감巖龕(바위 감실)에 쓸고 편안히 앉으니,
【주】 遊覽을 旣周ᄒᆞ야 體靜心閑이어ᄂᆞᆯ 思惟良友호ㄷ.ㅣ 未以偕行이로다 有本애 云호ㄷ.ㅣ 自別이라 ᄒᆞ니 義不順也타
노녀 보ᄆᆞᆯ ᄒᆞ마 다 ᄒᆞ야 모미 靜ᄒᆞ며 ᄆᆞㅇ· 미 閑커늘 어딘 버들 ᄉᆞ랑호ㄷ.ㅣ ᄒᆞᆫ ㄷ.ㅣ 녀디 몯ᄒᆞ도다 本애 닐오ㄷ.ㅣ 自別이라 ᄒᆞ니 義ㅣ 順티 아니타
노닐어 봄을 이미 다하여 몸이 정靜(고요)하며 마음이 한閑커늘(한가롭거늘) 어진 벗을 생각하되 함께 가지 못하도다. 본本에(어느 글에는) 이르되 자별自別(헤어진 뒤로부터)이라 하니 의義가(뜻이) 순順치(순조롭지) 아니하도다.
青松碧沼애 明月이 自生ᄒᆞ며 風掃白雲이어든 縱目千里ᄒᆞ며
靑松과 碧沼애 明月이 제 나며 ᄇᆞᄅᆞ미 白雲을 ㅂ스러든 千 里예 누늘 노ᄒᆞ며
청송靑松과 벽소碧沼에 명월明月이 제(스스로)나며 바람이 백운白雲을 쓸거든 천리에 눈을 놓으며
景像이 自然而然ᄒᆞ니 可共同心閱目이로다
景像이 自然히 그러ᄒᆞ니 同心과 ᄒᆞᆫㄷ.ㅣ 누늘 디내욜띠로다
경상이 자연히 그러하니 동심과 한데 눈을 지낼 지로다.
名花香果ᄅᆞᆯ 蜂鳥ㅣ㗸將ᄒᆞ며 猨嘯長吟을 遠近이 皆聽이어든 鋤頭로 當枕ᄒᆞ고 細草로 爲氊ᄒᆞ노니
名花와 香果ᄅᆞᆯ 벌와 새왜 므러 오며 나ㅂ.ㅣ ᄑᆞ람 기리 이푸믈 遠近이 다 듣거든 호ㅁ.ㅣㅅ 머리로 벼^개 삼고 細草로 시욱 삼노니
명화名花(이름난 꽃)와 향과香果(향기로운 과일)를 벌과 새가 물어 오며 납(원숭이)의 휘파람 길이 읊음을 원근遠近이(멀고 가까운 이) 다 듣거든, 호미의 머리로 베개를 삼고 세초(가는 풀)로 담요(毛氈)을 삼나니,
物態ㅣ 殊常ᄒᆞ며 進修ㅣ異俗이로다
物의 양ㅈ.ㅣ 샹녜 다ᄅᆞ며 나아 닷고미 俗애 다ᄅᆞ도다
물物의 모양이 상례로(늘) 다르며 나아가며(精進) 닦음이 속俗에(세속과) 다르도다.
世上은 崢嶸ᄒᆞ야 競爭人我ᄒᆞᄂᆞ니 心地ᄅᆞᆯ 未達ᄒᆞ야 方乃如斯ㅣ로소니
世上ᄋᆞᆫ 崢嶸ᄒᆞ야 (崢嶸은 뫼 노ᄑᆞᆫ 양이라) 人我ᄅᆞᆯ ᄃᆞ토ᄂᆞ니 心地ᄅᆞᆯ 아디 몯ᄒᆞ야 이 ᄀᆞᆮᄒᆞ도소니
세상世上은 쟁영崢嶸하여(쟁영崢嶸은 산 높은 모양이라) 인아人我를 다투나니 심지心地를 알지 못하여 이 같으니,
此之一段은 深呵大師ᄒᆞ니 謂居朝市之間ᄒᆞ야 秪長我人之道ᄒᆞ야 修心이 闇昧ᄒᆞᆯㅅ.ㅣ 故로 曰如斯ㅣ라
이 一段ᄋᆞᆫ 大師ᄅᆞᆯ 기피 責ᄒᆞ니 닐오ㄷ.ㅣ 朝市ㅅ ᄉᆞ이예 이셔 오직 我人道ᄅᆞᆯ 길워 ᄆᆞㅇ· ㅁ 닷고미 어드울ㅆ.ㅣ 닐오ㄷ.ㅣ 如斯ㅣ라
이 일단은 대사를 깊이 책하니 이르되, “조시朝市(번화한 곳)의 사이에 있어 오직 아인도我人道(나와 남의 도)를 길러 마음 닦음이 어두울새 이르되 여사이라(이와 같음이라). “
儻有寸陰이어든 願垂相訪ᄒᆞ노라
ᄒᆞ다가 寸陰이 잇거든 서르 보ᄆᆞᆯ 드리우과뎌 ᄒᆞ노라
만약 촌음寸陰(시간)이 있거든 서로 봄을 드리우고져 하노라.
欲使同聲相應ᄒᆞ며 同氣相求ᄒᆞ야 不棄歲寒ᄒᆞᆯㅅ.ㅣ 故로 云相訪이라
ᄒᆞᆫ가짓 소리 서르 應ᄒᆞ며 ᄒᆞᆫ가짓 氣分이 서르 求ᄒᆞ야 歲寒ᄋᆞᆯ ᄇᆞ리디 아니케 코져 ᄒᆞᆯㅆ.ㅣ 닐오ㄷ.ㅣ 相訪이라[歲寒ᄋᆞᆫ 論語에 닐오ㄷ.ㅣ 歲寒ᄒᆞᆫ 後에 松栢의 後에 듀믈 알리라 ᄒᆞ니라]
한 가지의 소리 서로 응應하며 한 가지의 기분氣分이 서로 구求하여 새한歲寒을 버리지 않게 하고져 할새 이르되 상방相訪(서로 찾음)이라. [세한歲寒은 논어論語에 이르되, “세한歲寒한 후後에 송백松栢(소나무 잣나무)의 후後에 (떨어)짐을 알리라”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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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書】
大師答書ㅣ라
大師 對答ᄒᆞ샨 書ㅣ라
대사大師 대답對答하신 서書(글)이라.
自別已來예 經今數載호니 遙心眷想ᄒᆞ야 時復成勞ᄒᆞ다니 忽奉來書호니 適然無慮커다
여희요ᄆᆞᆯ 브터 오매 이제 두어 ㅎ.ㅣㄹ 디내요니 ᄆᆞㅇ· 미 搖搖ᄒᆞ야 ᄉᆞ랑ᄒᆞ야 時로 ㅅ도 勞ᄅᆞᆯ 일우다니 믄득 來書ᄅᆞᆯ 바도니 마자 분별 업거다
여읨으로(이별함으로)부터 옴에 이제 두어 해(數載)를 지내오니 마음이 요요搖搖하여 생각하여 시時로(때때로) 또 노勞(근심)를 이루더니, 문득 래서來書(온 글)를 받드니 맞아(적연適然하여) 분별 없도다.
自隔으로 杳逾十載어니 何日忘之리오 行人이 忽附一緘ᄒᆞ니 適我願矣로다 遙ㅣ非ᄒᆞ니 詩예 云호ㄷ.ㅣ 中心搖搖ㅣ라 ᄒᆞ니라
즈음추므로브터 아ㅅ· 라히 열 ㅎ.ㅣ 남거니 어느 날 니즈리오 行人이 忽然히 ᄒᆞᆫ 封ᄋᆞᆯ 브티니 내 願에 맛도다 搖ㅣ 외니 詩예 닐오ㄷ.ㅣ 中心搖搖ㅣ라 ᄒᆞ니라 [搖ᄂᆞᆫ ᄆᆞㅇ· 미 시름 나와 브툴 ㄸ.ㅣ 업슨 ㅂ드디라]
멀어짐으로부터 아스라이(까마득히) 열 해가 넘으니 어느날(인들) 잊으리오. 행인行人이 홀연忽然히 한 봉封(편지)을 붙이니 내 원願에 맞도다. 요搖는 시詩에 말한, “중심요요中心搖搖이라.” 한 것이 아니니라. [요搖는 마음이 시름이 나와 의지할 곳 없는 뜻이라]
不委로다 信後에 道體ᄂᆞᆫ 如何오 法味로 資神ᄒᆞᆯㅅ.ㅣ 故로應清樂也ㅣ니라
아디 몯ᄒᆞ리로다 유무 後에 道體ᄂᆞᆫ 엇더뇨 法味로 神ᄋᆞᆯ 도ᄋᆞᆯㅆ.ㅣ 당다이 淸樂ᄒᆞ니라
알지 못하리로다. 유무(소식, 편지) 후에 도체道體는 어떠한가? 법미法味로(법의 맛으로) 신神(정신)을 도울새 응당 청락淸樂하리라(맑아 즐거우리라).
己知味道深山ᄒᆞᆯㅅ.ㅣ 必得資神絶慮ᄒᆞ니라
深山애 道 맛보ᄆᆞᆯ ᄒᆞ마 알ㅆ.ㅣ 반ᄃᆞ기 神ᄋᆞᆯ 도아 분별 그추믈 어드니라
심산深山(깊은 산)에 도道를 맛봄(음미함)을 이미 알새, 반드시 신神을 도와 분별 그침을 얻었을 것이니라.
玄覺이 粗得延時ᄒᆞ야 欽詠德音ᄒᆞ노니 非言可述이로다
玄覺이 時節 므노ᄆᆞᆯ 잠ㅅ간 得ᄒᆞ야 德音을 欽詠ᄒᆞ노니 말로 짓디 몯ᄒᆞ리로다
현각玄覺이 시절時節 늘임을 잠깐 득得하여(여가를 잠깐 얻어서) 덕음德音을 흠영欽詠하노니(공경하여 읊노니) 말로 짓지(기록치) 못하리로다.
心推曰欽이오 口許曰詠이니 言不可盡之於心이며 德不可窮之於筆이로다
ᄆᆞㅇ· 매 爲호ᄆᆞᆯ 닐오ㄷ.ㅣ 欽이오 이베 許호ᄆᆞᆯ 닐오ㄷ.ㅣ 詠이니 말ᄊᆞᄆᆞ로 ᄆᆞㅇ· ᄆᆞᆯ 다ᄋᆞ디 몯ᄒᆞ며 德을 부드로 다ᄋᆞ디 몯ᄒᆞ리로다
마음에 위爲함(추앙함)을 이르되 ‘흠欽’이요, 입에 허許(허락)함을 이르되 ‘영詠’이니, 말씀으로 마음을 다 하지 못하며, 덕德을 붓으로 다하지 못하리로다.
承懷節操ᄒᆞ야 獨處幽棲ᄒᆞ야 泯跡人間ᄒᆞ고 潛形山谷^ᄒᆞ야 親朋이 絕往ᄒᆞ고 鳥獸ㅣ時遊ㅣ어ᄂᆞᆯ 竟夜緜緜ᄒᆞ며 終朝寂寂ᄒᆞ야 視聽이 都息ᄒᆞ며 心累ㅣ閴然ᄒᆞ야 獨宿孤峯ᄒᆞ며 端居樹下ᄒᆞ야 息繁飡道호미 誠合如之로다
바도니 節操ᄅᆞᆯ 가져 ᄒᆞ오아 處ᄒᆞ며 기피 사라 人間애 자최 업고 山谷애 모ᄆᆞᆯ 수머 親ᄒᆞᆫ 버디 가리 긋고 鳥獸ㅣ 時예 놀어늘 새ᄃᆞ록 緜緜ᄒᆞ며 져므ᄃᆞ록 寂寂ᄒᆞ야 보며 드로미 다 그츠며 ᄆᆞㅇ · 매 ㅂㄷ.ㅣ 괴외ᄒᆞ야 孤峯ㅇ.ㅣ ᄒᆞ오아 자며 樹下애 이대 이셔 어즈러우믈 그치고 道ᄅᆞᆯ 맛보미 眞實로 마치 ᄀᆞᆮ도다 [緜緜ᄋᆞᆫ 긋디 아니ᄒᆞᆯ씨라]
받으니 절조節操(절개와 지조)를 가져 홀로 처處하며 깊이 살아서 인간人間에 자최 없고 산곡山谷에 몸을 숨기어 친親한 벗이 감을 끊고, 조수鳥獸(새와 짐승)가 시時에(때때로) 놀거늘, (밤이)새도록 면면緜緜하며(이어지며) (날이)저물도록 적적寂寂(고요)하여 보며 들음이 다 그치며, 마음에 때(허물)가 고요하야, 고봉孤峯에 홀로 자며, 수하樹下(나무 아래)에 (단정히)잘 있어 어지러움(번잡함)을 끊고 도道를 맛봄이 진실眞實로 부합符合함이 같도다. [면면緜緜은 끊어지지 아니하는 것이라]
領其遺世翫道ᄒᆞ야 守節輕生ᄒᆞ야 不聞榮辱是非코 秪見羽毛來往ᄒᆞ뇌 修心之侶ㅣ靜慶閑居호미 雅合先賢ᄒᆞ야 無以尙也ㅣ로다
世ᄅᆞᆯ ᄇᆞ리고 道ᄅᆞᆯ 즐겨 졀개ᄅᆞᆯ 가져 生ᄋᆞᆯ 가ㅂ.ㅣ야이 ᄒᆞ야 榮辱 是非ᄅᆞᆯ 듣디 아니코 오직 羽毛의 來往ᄋᆞᆯ 보ᄂᆞᆫ ᄃᆞᆯ 아노니 ᄆᆞㅇ·ㅁ 닷ᄂᆞᆫ 버디 寂靜히 이시며 閑히 사로미 先賢에 正히 마자 더으니 업도다
세世(세속)를 버리고 도道를 즐겨 절개를 가져 생生을 가벼이 하여 영욕榮辱과 시비是非를 듣지 아니하고, 오직 우모羽毛(새와 짐승)의 래왕來往(오고 감)을 보는 줄 아노니, 마음 닦는 벗이 적정寂靜히 있으며 한閑히(한가로이) 삶이 선현先賢에 정正히 맞아 더함이 없도다.
然而正道ᄂᆞᆫ 寂寥ᄒᆞ야 雖有修ᄒᆞ야도 而難會오 邪徒ᄂᆞᆫ 喧擾ᄒᆞ야 乃無習ᄒᆞ야도 而易親이니
그러나 正道ᄂᆞᆫ 괴외ᄒᆞ야 비록 닷고미 이셔도 아로미 어렵고 邪ᄒᆞᆫ 무른 들에며 어즈러워 니기디 아니ᄒᆞ야도 쉬이 親^ᄒᆞᄂᆞ니
그러나 정도正道는 고요(적요寂寥)하여 비록 닦음이 있어도 앎이 어렵고, 사邪한 무리는 떠들며 어지러워 익히지 아니하여도 쉬이 친親하나니,
鋤頭로 當枕ᄒᆞ고 細草로 爲氊을 彼謂修行이어늘 此ᄂᆞᆫ 則未可ㅣ라 ᄒᆞ시니 非眞流之行이면 無以契眞이니 邪徒故不習爲ᄒᆞ야도 而無不利ᄒᆞ니라
鋤頭로 當枕ᄒᆞ고 細草로 爲氊을 뎌ᄂᆞᆫ 修行이라 니ᄅᆞ거늘 이ᄂᆞᆫ 올티 몯다 ᄒᆞ시니 眞實ㅅ 무릐 行이 아니면 眞애 맛디 몯ᄒᆞ리니 邪ᄒᆞᆫ 무ᄅᆞᆫ 부러 니기디 아니ᄒᆞ야도 利티 아니호미 업스니라
조두鋤頭(호미자루)로 당침當枕하고(베개를 삼고)세초細草(가는 풀)로 위전爲氊(방석을 삼음)을 저는 수행修行이라 이르거늘 이는 옳지 못하다 하시니, 진실眞實의 무리의 행行이 아니면 진眞(진리)에 맞지(계합치) 못하리니, 사邪한 무리는 일부러 익히지 아니하여도 리利치(이롭지) 아니함이 없으리라.
若非解契玄宗ᄒᆞ며 行符眞趣者ㅣ면 則未可幽居抱拙ᄒᆞ야 自謂一生歟ㅣ니라
ᄒᆞ다가 아로미 玄宗애 마ᄌᆞ며 行이 眞趣애 맛디 아니ᄒᆞ니면 기피 사라 사오나오ᄆᆞᆯ 가져 제 一生이라 너교미 올티 몯ᄒᆞ니라
만약 앎(解)이 현종玄宗에 맞으며(계합하며) 행行이 진취眞趣에 맞지(부합하지) 아니한 이라면, 깊이 살아 사나움(拙졸)을 가져서 제 일생一生이라 여김이 옳지 못하니라.
解ㅣ 以智와 冥코 行이 以理와 會ᄒᆞ야 妙絶諸累ᄒᆞ면 則可幽棲ㅣ어니와 脫未如然인댄 何益之有ㅣ리오
아로미 智와 어울오 行이 理와 어우러 한 ㅂㄷ.ㅣ 微妙히 그츠면 기피 사로미 올커니와 ᄒᆞ다가 그러티 몯홀띤댄 므슴 益이 이시리오
앎이 지智와 어울리고(명합冥合하고) 행行이 리理와 어울려(회會하여) 한 때(허물)가 미묘微妙히 그치면 (숲속에)깊이 삶이 옳거니와, 만약 그렇지 못할진댄 무슨 익益(이익)이 있으리오?
應當博問先知ᄒᆞ야 伏膺誠懇ᄒᆞ야 執掌屈膝ᄒᆞ며 整意端容ᄒᆞ야 曉夜애 忘疲ᄒᆞ야 始終애 虔仰ᄒᆞ며 折挫身口ᄒᆞ며 蠲矜怠慢ᄒᆞ야 不顧形骸ᄒᆞ고 專精至道者ㅣ아 可謂澄神方寸歟ㅣ니라
반ᄃᆞ기 몬져 안 ㄷ.ㅣ 너비 무러 가ᄉᆞ매 구부믈 精誠ᄋᆞ로 ᄒᆞ야 合掌ᄒᆞ야 ㅅ굴며 ㅂ드들 고티며 양ᄌᆞᄅᆞᆯ 正히 ᄒᆞ야 曉夜애 잇부믈 니저 始終애 精誠으로 울월며 몸과 이블 것그며 게을우믈 더러 조심ᄒᆞ야 모ᄆᆞᆯ 도라보디 아니코 至道ᄅᆞᆯ 專精히 ᄒᆞ리아 神ᄋᆞᆯ ᄆᆞㅇ· 매 ᄆᆞᆯ기다 닐올띠니라
반드시 먼저 안 데에(선지식께) 널리 물어 가슴에 굽음을 정성精誠으로 하여 합장合掌하여 (무릎을)꿇으며 뜻을 고치며(整齊하며) 모양(용모)을 정正히(단정히) 하여, 효야曉夜(새벽과 밤중)에 아픔을(피로를) 잊어 시종始終에 정성精誠으로 우러르며, 몸과 입을 꺾으며 게으름을 덜어 조심操心하여 몸(形骸)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지도至道(지극한 도)를 전정專精(전일하고 정밀)히 하는 이라야 ‘신神을 마음에 맑히다’ 이를지니라.
學法親師호ㄷ.ㅣ 畏首畏尾ᄒᆞ며 輕生決志ᄒᆞ야 念玆在玆ᄒᆞ야 於鮮則玄之又玄ᄒᆞ고 於行則摃ᄒᆞ야사 可謂澄神方寸歟ㅣ니라
法을 ㅂ.ㅣ화 스스을 親히 호ㄷ.ㅣ 머리ᄅᆞᆯ ^ 저흐며 ㅅ고리ᄅᆞᆯ 저흐며 生ᄋᆞᆯ 가ㅂ.ㅣ야이 ᄒᆞ야 ㅂ드들 決ᄒᆞ야 이ᄅᆞᆯ 念ᄒᆞ며 이에 이셔 아로맨 깁고 ㅅ도 깁고 行앤 덜오 ㅅ도 더러아 神ᄋᆞᆯ 方寸애 ᄆᆞᆯ기다 닐올띠니라
법法을 배워 스승을 친親히 하되 머리(처음)를 두려워하며 꼬리(끝)를 두려워하며, 생生을 가벼이 하여 뜻을 결決(결단)하여 이를 념念하며, 이에 있어 앎(解)엔 깊고(玄) 또 깊고 행行엔 덜고(損) 또 덜어야사 ‘신神을 방촌方寸에 맑히다’ 이를지니라.
夫欲採妙探玄인댄 實非容易ᄒᆞ니 決擇之次애 如履輕氷ᄒᆞ야 必須側耳目而奉玄音ᄒᆞ며 肅情塵而賞幽致ᄒᆞ야 忘言宴旨ᄒᆞ며 濯累飡微ᄒᆞ야 夕惕朝詢호ㄷ.ㅣ 不濫絲髮이니 如是則乃可潛形山谷ᄒᆞ야 寂慮絕群哉리라
妙ᄅᆞᆯ 採ᄒᆞ며 玄ᄋᆞᆯ 探호려 홀띤댄 實로 쉽디 아니ᄒᆞ니 決ᄒᆞ야 ᄀᆞᆯㅎ.ㅣㄹ 쩨 열운 어름 ^ ᄇᆞᆲᄃᆞᆺ ᄒᆞ야 모로매 耳目ᄋᆞᆯ 기우려 玄妙ᄒᆞᆫ 소리ᄅᆞᆯ 바ᄃᆞ며 情塵ᄋᆞᆯ 싁싀기 ᄒᆞ야 기픈 理ᄅᆞᆯ 과ᄒᆞ야 말ᄊᆞᄆᆞᆯ 닛고 旨예 便安ᄒᆞ며 ㅂㄷ.ㅣᄅᆞᆯ 시서 微妙ᄅᆞᆯ 맛보아 나조ㅎ.ㅣ 두리며 아ᄎᆞㅁ.ㅣ 무로ㄷ.ㅣ 絲髮도 외오 아니홀띠니 이 ᄀᆞᆮᄒᆞ면 어루 山谷애 모ᄆᆞᆯ 수머 慮ᄅᆞᆯ 寂ᄒᆞ며 므ᄅᆞᆯ 그츠리라
묘妙(묘함)를 채採하며(캐며) 현玄을 탐探하려(탐구하려) 할진댄 실實로 쉽지 아니하니, 결決하여 가릴 때(결택할 때)에 엷은 얼음을 밟듯하여 모름지기 이목耳目(귀와 눈)을 기울여 현묘玄妙한 소리를 받들며, 정진情塵(띠끌의 마음)을 싁싁히(엄숙히) 하여 깊은 리理(이치)를 과하여(감상하여) 말씀을 잊고 지旨예(뜻에) 편안便安하며, 때를 씻어 미묘微妙를 맛보아 나중에(저녁에) 두려워하며(공경하며) 아침에 묻되 사발絲髮(실 터럭)도 그르다고 아니할지니, 이 같으면 가히 산곡山谷(산과 계곡)에 몸을 숨어 려慮(생각)를 적寂(고요히)하며 무리를 끊으리라.
詩云호ㄷ.ㅣ 戰戰兢兢ᄒᆞ야 如臨深淵ᄒᆞ며 如屬薄氷이라 ᄒᆞ니 討論이 如此ᄒᆞ야사 其道ㅣ方成ᄒᆞ야 始可離群索居ᄒᆞ야 棲神物表ᄒᆞ리라
詩예 닐오ㄷ.ㅣ 저흐며 조심ᄒᆞ야 기픈 못 디러 보ᄃᆞᆺ ᄒᆞ며 열운 어름 ᄇᆞᆲᄃᆞᆺ ᄒᆞ니 ᄎᆞ자 議論호미 이 ᄀᆞᆮᄒᆞ야사 그 道ㅣ 반ᄃᆞ기 이러 비^르서 어루 무ᄅᆞᆯ 여희오 흐러 사라 物 밧긔 神ᄋᆞᆯ 두미 맛당ᄒᆞ리라
시詩에 이르되, 두려워하며 조심하여 깊은 못 임하듯 하며 엷은 얼음 밟듯하니, 찾아 의론議論함이 이 같아야사 그 도道가 반드시 이루어져 비로소 가히 무리를 여의고 홀로 살아 물物 밖에 신神을 둠이 마땅하리라.
其或心徑이 未通ᄒᆞ야 矚物成壅호ᄃᆡ 而欲避喧求靜者ㅣ면 盡世ᄃᆞ록 未有其方ᄒᆞ리라
시혹 ᄆᆞᅀᆞᇝ 길히 通티 몯ᄒᆞ야 物을 보아 마고미 ᄃᆞ외요ᄃᆡ 들에요ᄆᆞᆯ 避코 靜ᄋᆞᆯ 求코져 ᄒᆞ리면 世 다ᄋᆞᄃᆞ록 그 法이 잇디 몯ᄒᆞ리라
혹은 마음 길이 통하지 못하여 물을 보아 막음이 되되 들에욤(떠들썩함)을 피하고 정靜(고요)함을 구하고자 하는 이라면 세世(세상이) 다하도록 그러한 법法이 있지 못하리라.
心径이 通ᄒᆞ면 而華野ㅣ 何殊ㅣ리오 心径이 壅ᄒᆞ면 而根塵이 自別ᄒᆞ리어니 欲求靜處ᄒᆞᆫᄃᆞᆯ 安可得哉리오
ᄆᆞᅀᆞᇝ 길히 通ᄒᆞ면 셔울 스굴히 엇뎨 다ᄅᆞ리오 ᄆᆞᅀᆞᇝ 길히 마ᄀᆞ면 根塵이 제 다ᄅᆞ리어니 靜處ᄅᆞᆯ 求코져 ᄒᆞᆫᄃᆞᆯ 엇뎨 得ᄒᆞ리오
마음 길이 통通하면 서울과 시골이 어찌 다르리오. 마음 길이 막으면 근진根塵이 제 다르리어니 정처靜處(고요한 곳)를 구求하고자 한들 어찌 득得하리오(얻으리오).
況乎欝欝長林과 峨峨聳峭애 鳥獸ㅣ嗚咽ᄒᆞ며 松竹이 森梢ᄒᆞ며 水石이 崢嶸ᄒᆞ며 風枝ㅣ蕭索ᄒᆞ며 藤蘿ㅣ縈絆ᄒᆞ며 雲霧ㅣ氤氳ᄒᆞ며 節物이 衰榮ᄒᆞ며 晨昏이 眩晃ᄒᆞ며 斯之種類ㅣ 豈非喧雜耶ㅣ리오
ᄒᆞᄆᆞᆯ며 鬱鬱ᄒᆞᆫ 긴 수플와 峨峨ᄒᆞᆫ 노ᄑᆞᆫ 묏부리예 [峨峨ᄂᆞᆫ 노ᄑᆞᆫ 야ᇰ이라] 鳥獸ㅣ 울며 松竹이 가지 설픠며 水石이 崢嶸ᄒᆞ며 風枝ㅣ 蕭索ᄒᆞ며[蕭索ᄋᆞᆫ 얼겟ᄂᆞᆫ 야ᇰ^이라] 藤蘿ㅣ 얼그며 [藤蘿ᄂᆞᆫ 다 너추는 거시라] 雲霧ㅣ 氤氳ᄒᆞ며 [氤氳ᄋᆞᆫ 氣分ㅅ 야ᇰ이라] 時節ㅅ 物이 衰ᄒᆞ며 盛ᄒᆞ며 아ᄎᆞᆷ 나조히 어드우며 ᄇᆞᆯᄀᆞ며 이 種類 엇뎨 喧雜이 아니리오
하물며 울울鬱鬱(울창)한 긴 수풀과 아아峨峨한 높은 묏부리에[아아峨峨는 높은 모양이라] 조수鳥獸(새와 짐승)가 울며 송죽松竹이 가지 설피며(성기며), 수석水石(물과 돌)이 쟁영崢嶸(험준)하며, 풍지風枝(바람과 가지)가 소삭蕭索하며[소삭蕭索은 얽혀있는 모양이라], 등라藤蘿(등넝쿨)가 얽으며[등라藤蘿는 다 넌출진 것이라], 운무雲霧(구름과 안개)가 인온氤氳하며(어려있으며)[인온氤氳은 기분의 모양이라], 시절時節의(때에 따라) 물物이 쇠衰하며 성盛하며(쇠퇴하거나 융성하며), 아침 저녁으로 어두우며 밝으며, 이(이러한) 종류種類가 어찌 훤잡喧雜(시끄러움)이 아니리오.
彼ᄂᆞᆫ 謂山中이 至靜이라 ᄒᆞ거늘 此ᄂᆞᆫ 謂山中이 極喧이라 ᄒᆞ샤 盡陳其事ᄒᆞ시니 足可知也ㅣ로다
뎌ᄂᆞᆫ 山中이 至極 靜ᄒᆞ니라 ᄒᆞ거늘 이ᄂᆞᆫ 山中이 ᄀᆞ자ᇰ 喧雜이라 ᄒᆞ샤 그 이ᄅᆞᆯ 다 펴시니 足히 어루 알리로다
저이는 산중山中이 지극至極히 정靜하다고 하거늘, 이이는 산중山中이 가장 훤잡喧雜하다(시끄럽다) 하시어 그 일을 다 펴시니(이르시니) 족足히(충분히) 가히 알겠도다.
故知見惑이 尚紆ᄒᆞ면 觸途成滯耳로다
그럴ᄊᆡ 見惑이 ᄉᆞᆫ^ᄌᆡ 얼기면 다ᄃᆞᄅᆞᆫ 길히 걸요미 ᄃᆞ외ᄂᆞᆫ ᄃᆞᆯ 알리로다
그럴쎄 견혹見惑이 오히려 얽히면 다다른 길이 걸림이 되는 것을 알리로다.
見綱이 浩然ᄒᆞ면 隨塵取著ᄒᆞᄂᆞ니라
見ㅅ 그므리 하면 塵을 조차 取著ᄒᆞᄂᆞ니라
견見의 그물이 많으면 진塵을 좇아 취착取著(취하여 집착)하나니라.
是以로 先須識道코ᅀᅡ 後乃居山홀디니 若未識道ᄒᆞ고 而先居山者ᄂᆞᆫ 但見其山이오 必忘其道ᄒᆞ리며 若未居山ᄒᆞ야도 而先識道者ᄂᆞᆫ 但見其道ᄒᆞ고 必忘其山ᄒᆞ리니 忘山ᄒᆞ면 則道性이 怡神ᄒᆞ고 忘道ᄒᆞ면 則山形이 眩目ᄒᆞ리니 是以로 見道忘山者ᄂᆞᆫ 人間도 亦寂也^ㅣ어니와 見山忘道者ᄂᆞᆫ 山中이 乃喧也ㅣ니라
이런ᄃᆞ로 몬져 모로매 道ᄅᆞᆯ 알오ᅀᅡ 後에 山ᄋᆡ 사롤띠니 ᄒᆞ다가 道 아디 몯고 몬져 山ᄋᆡ 사ᄂᆞ닌 오직 그 山ᄋᆞᆯ 보고 반ᄃᆞ기 그 道ᄅᆞᆯ 니즈리며 ᄒᆞ다가 山ᄋᆡ 사디 아니ᄒᆞ야도 몬져 道 아닌 오직 그 道ᄅᆞᆯ 보고 반ᄃᆞ기 그 山ᄋᆞᆯ 니즈리니 山ᄋᆞᆯ 니즈면 道性이 神을 깃기고 道ᄅᆞᆯ 니즈면 山形이 누늘 어즐케 ᄒᆞ리니 이런ᄃᆞ로 道 보고 山 니즈닌 人間도 ᄯᅩ 괴외커니와 山 보고 道 니즈닌 山中이 들에ᄂᆞ니라
이런 까닭으로 먼저 모름지기 도道를 알고난 후後에 산山에 살지니, 만약 도道를 알지 못하고 먼저 산山에 사는 이는 오직 그 산山을 보고 반드시 그 도道를 잊을 것이며, 만약 산山에 살지 아니하여도 먼저 도道를 아는 이는 오직 그 도道를 보고 반드시 그 산山을 잊을 것이니, 산山을 잊으면 도성道性(도위 본성)이 신神(정신)을 기쁘게 하고, 도道를 잊으면 산형山形(산의 형체)이 눈을 어지럽게 하리니, 이런 까닭으로 도道를 보고 산山을 잊은 이는 인간人間도 또한 고요하거니와, 산山 보고 도道 잊은 이는 산중山中이 떠들썩 하니라.
迷則見出忘道ᄒᆞ야 事事이 紛馳ᄒᆞ려니와 悟則見道忘山ᄒᆞ야 塵塵이 本寂ᄒᆞ리니 楞伽애 云ᄒᆞ샤ᄃᆡ 未達境이 唯心ᄒᆞ면 起種種分別ᄒᆞ고達境이 唯心己ᄒᆞ면 分別이 則不生이라 ᄒᆞ시니라
迷ᄒᆞ면 山ᄋᆞᆯ 보고 道 니저 事事ㅣ 어즈러이 ᄃᆞᄅᆞ려니와 알면 道 보고 山 니저 塵塵이 本來 寂ᄒᆞ리니 楞伽애 니ᄅᆞ샤ᄃᆡ 境이 오직 ᄆᆞᅀᆞ민 ᄃᆞᆯ 아디 몯ᄒᆞ면 種種 分別이 닐오 境이 오직 ᄆᆞᅀᆞ민 ᄃᆞᆯ 알면 分別이 나디 아니ᄒᆞ리라 ᄒᆞ시니라
미迷하면 산山을 보고 도道를 잊어 사사事事가(일마다) 어지럽게 되려니와, 알면 도道를 보고 산山을 잊어 진진塵塵이 본래적本來寂(본래 고요)할 것이니, <능가경楞伽經>에 이르시되, ‘경境(경계)이 오직 마음인 줄을 알지 못하면 종종種種(갖가지) 분별分別이 일어나고, 경(境경계)이 오직 마음인 줄을 알면 분별分別이 일어나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必能了陰이 無我ㅣ니 無我ᄒᆞ면 誰住人間이리오
반ᄃᆞ기 能히 陰이 나 업슨 ᄃᆞᆯ 알리니 나 업스면 뉘 人間애 住ᄒᆞ리오
반드시 능能히 음陰(오음)이 나 없는(無我) 줄을 알리니, 나 없으면 뉘(누가) 인간人間에 주住하리오(머무르리오).
陰中主宰ᄅᆞᆯ 旣忘ᄒᆞ면 誰往人間山野ᄒᆞ리오
陰 中에 님자ᄅᆞᆯ ᄒᆞ마 니즈면 뉘 人間과 山野애 住ᄒᆞ리오
음陰(오음) 중中에 임자(主宰)를 이미 잊으면 뉘(누가) 인간人間과 산야山野에 주往하리오(머물리오).
若知陰入이 如空ᄒᆞ면 空聚어니 何殊山谷이리오
ᄒᆞ다가 陰과 入괘 空 ᄀᆞᆮ호ᄆᆞᆯ 알면 空 모도미어니 엇뎨 山谷애 다ᄅᆞ리오
만약에 음陰(오음)과 입入(육입)이 공空과 같음을 알면 공空이 모임이거니 어찌 산곡山谷(산과 곡짜기)에 다르리오.
達陰入이 如空聚ᄒᆞ면 法法이 皆然이어니 豈有人間이 殊於山谷이리오
陰과 入이 空 모돔 ᄀᆞᆮ호ᄆᆞᆯ 알면 法法이 다 그러커니 엇뎨 人間이 山谷애 달오미 이시리오
음陰과 입入이 공空이 모임과 같음을 알면 법법法法이 다 그러하거니 어찌 인간人間(사람 사는 곳)이 산곡山谷(산 골짜기)와 다름이 있으리오.
如其三毒을 未祛ᄒᆞ야 六塵이 尚擾ᄒᆞ면 身心이 自相矛盾커니 何關人山之喧寂耶ㅣ리오
ᄒᆞ다가 三毒ᄋᆞᆯ 앗디 몯ᄒᆞ야 六塵이 ᄉᆞᆫᄌᆡ 어즈리면 몸과 ᄆᆞᅀᆞ미 제 서르 矛盾커니 엇뎨 人間과 山ᄋᆡ 들에며 괴외호매 걸리오
만약 삼독三毒을 빼앗지 못하여 육진六塵이 오히려 어지러우면 몸과 마음이 제(스스로) 서로 모순矛盾되거니, 어찌 인간人間과 산山의 시끄러우며 고요함에 걸리리오.
身欲幽閑ᄒᆞ나 心未恬靜ᄒᆞ니 何者오 三毒이 旣在커니 六塵을 豈忘이리오 故로 曰ᄒᆞ샤ᄃᆡ 身心이 自相矛盾이라 ᄒᆞ시니라 矛ᄂᆞᆫ 槍이오 盾은 排니 昔人이 雙賣二事호ᄃᆡ 各嘆勝能이어늘 智者ㅣ語호ᄃᆡ 我ㅣ買汝矛ᄒᆞ야 還刺汝盾호리라 ᄒᆞᆫ대 入與入에 卽無其辭ᄒᆞ니 以況相違也ᄒᆞ시니라
모미 幽閑코져 ᄒᆞ나 ᄆᆞᅀᆞ미 寂靜티 몯ᄒᆞ니 엇뎨오 三毒이 ᄒᆞ마 잇거니 六塵을 엇뎨 니즈리오 그럴ᄊᆡ 니ᄅᆞ샤ᄃᆡ 몸과 ᄆᆞᅀᆞ미 제 서르 矛盾이라 ᄒᆞ시니라 矛ᄂᆞᆫ 槍이오 盾은 방패니 녯 사ᄅᆞ미 두 거슬 ᄒᆞᆫᄢᅴ ᄑᆞ로ᄃᆡ 各各 어디로ᄆᆞᆯ 기리거늘 智者ㅣ 닐오ᄃᆡ 내 네 槍ᄋᆞᆯ 사 도로 네 바ᇰ팰 딜우리라 ᄒᆞᆫ대 드롬과 드디 몯호매 곧 그 마리 업스니 서르 어긔요ᄆᆞᆯ 가ᄌᆞᆯ비시니라
몸이 유한코자 하나 마음이 적정치 못하니 어떠한고? 삼독이 이미 있거니 육근을 어찌 잊으리오. 몸이 유한코자(그윽하고 한가롭고자)하나 마음이 적정寂靜(적막하고 고요)치 못하니 어떠한고?
且夫道性이 冲虛ᄒᆞ야 萬物이 本非其累며 眞慈ㅣ平等커니 聲色이 何非道乎ㅣ리오
ᄯᅩ 道性이 기프며 虛ᄒᆞ야 萬^物이 本來 그 ᄠᆡ 아니며 眞慈ㅣ 平等커니 聲色이 어늬 道ㅣ 아니리오
또 도성道性(도의 본성)이 깊으며 허虛하여 만물萬物이 본래本來 그 때(累, 허물) 아니며 진자眞慈(진실한 자비)가 평등커니 성색聲色이 어느 것이 도道가 아니리오.
諸色이 煥目ᄒᆞ야도 而非形이며 八音이 盈耳ᄒᆞ야도 而非聲이니라
諸色이 누네 ᄇᆞᆯ가도 形이 아니며 八音이 귀예 ᄀᆞᄃᆞᆨᄒᆞ야도 聲이 아니니라
제색諸色(모든 빛)이 눈에 눈에 밝아도 형形(형색)이 아니며 팔음八音이 귀에 가득하녀도 성聲(소리)이 아니니라.
特因見이 倒ᄒᆞ야 惑이 生ᄒᆞ야 遂成輪轉耳니라
오직 見이 갓ᄀᆞ라 惑이 나ᄆᆞᆯ 因ᄒᆞ야 그우루미 일 ᄯᆞᄅᆞ미니라
오직 견見(견해)이 거꾸러져서 혹惑(미혹)이 남으로 인因하여 구름(윤전輪轉)이 이루어질 따름이니라.
見이 僻거든 惑이 隨ᄒᆞᅌᅣ 輪廻不息ᄒᆞᄂᆞ니라
見이 기울어든 惑이 조차 輪廻ㅣ 긋디 아니ᄒᆞᄂᆞ니라
견見(견해)이 기울거든(편벽되면) 혹惑(미혹)이 좇아서 윤회輪廻가 그치지 아니하나니라.
若能了境이 非有ㅣ면 觸目이 無非道場이며
ᄒᆞ다가 能히 境이 有ㅣ 아닌 ᄃᆞᆯ 알면 누네 觸ᄒᆞ니 道場 아니니 업스며
만약 능能히 경境(경계)이 유有(있음)가 아닌 줄을 알면 눈에 촉觸하는(닿는, 부딪히는)것이 도량道場 아님이 없으며
道遠乎哉아 觸事이 皆眞이니라
道ㅣ 머녀 觸혼 이리 다 眞이니라
도道가 먼가(멀리 있는가). 촉觸한(부딪히는, 닿는) 일이 다 진眞이니라.
知了ㅣ本無ᄒᆞᆯᄉᆡ 所以不緣而照ㅣ니
아로미 本來 업슨 ᄃᆞᆯ 알ᄊᆡ 緣티 아니ᄒᆞ야 비취ᄂᆞᆫ 고디니
앎(能知)이 본래本來 없는 줄을 알쎄 연緣(반연)치 아니하여 비추이는 곳이니
能知ㅣ 不存ᄒᆞ야 無謀而照ㅣ니라
能知ㅣ 잇디 아니ᄒᆞ야 혬 업시 비취ᄂᆞ니라
능지能知(아는 자)가 있지 아니하여 헴(헤아림)이 없이 비추이나니라.
圓融法界옌 解惑이 何殊ㅣ리오
두려이 노ᄀᆞᆫ 法界옌 아롬과 惑이 엇뎨 다ᄅᆞ리오
두렷이 녹은(원융圓融한) 법계法界엔 앎과 혹惑(미혹)이 어찌 다르리오.
法界ㅣ旣以圓融이라 鮮惑이 歷然無二로다
法界 ᄒᆞ마 두려이 노곤 디라 아롬과 惑이 번드기 둘 업도다
법계法界가 이미 두렷이 녹은 것이라, 앎과 혹惑이 뚜렷이(역연歷然히) 둘이 없도다.
以含靈으로 而辨悲ᄒᆞ며 卽想念ᄒᆞ야 而明智니
含靈으로 悲ᄅᆞᆯ ᄀᆞᆯᄒᆡ며 想念에 나ᅀᅡ가 智를 ᄇᆞᆯ기니
함령含靈(중생)으로 비悲를 가리며, 상념想念에 나아가(即해서) 지智(지혜)를 밝히니,
悲ᄂᆞᆫ 化含生이오 智ᄂᆞᆫ 了分別이니 悲智ㅣ 雖殊ᄒᆞ나 妙期ᄂᆞᆫ 不二니 華嚴에 云ᄒᆞ샤ᄃᆡ 未曾有一法이 得離於法性이라 ᄒᆞ시니라
悲ᄂᆞᆫ 含生 化호미오 智ᄂᆞᆫ 分別 아로미니 悲智 비록 다ᄅᆞ나 微妙ᄒᆞᆫ 期ᄂᆞᆫ 둘히 아닌 華嚴에 니ᄅᆞ샤ᄃᆡ 자ᇝ간도 ᄒᆞᆫ 法이 法性을 여희니 잇디 아니타 ᄒᆞ시니라
비悲는 함생含生(중생) 화化(교화)함이요 지智는 분별分別하여 앎이니, 지혜悲智 비록 다르나 미묘微妙한 기期는 둘이 아니니, <화엄경>에 이르시되, ‘잠깐도(일찌기) 한 법法도 법성法性을 여읜 것이 있지 아니하다’ 하시니라.
智生ᄒᆞ면 則法이 應圓照ㅣ니 離境ᄒᆞ면 何以觀悲며
智 나면 法이 반ᄃᆞ기 두려이 비취리니 境을 여희면 엇뎨 悲ᄅᆞᆯ 觀ᄒᆞ며
지智가 생겨나면 법法이 반드시 두렷이 비추이리니, 경境(경계)을 여의면 어찌 비悲를 관觀하며
反顯悲智 ᄒᆞ시니라
悲智ᄅᆞᆯ 드위ᅘᅧ 나토시니라
비지(자비와 지혜)를 돌이켜 나투시니라.
悲智ᄂᆞᆫ 理ㅣ合通收ㅣ니 乖生ᄒᆞ면 何以能度ㅣ리오
悲智ᄂᆞᆫ 理ㅣ 通히 거두우미 맛다ᇰᄒᆞ니 生ᄋᆞᆯ 어긔면 엇뎨 能히 건네리오
비지悲智(자비와 지혜)는 리理가(그 이치가) 통通히(함께 통합하여) 거둠이 마땅하니, 생生(중생)을 어기면 어찌 능能히 건네리오(제도하리오).
悲增智增ᄒᆞ면 抏行이라 非化ㅣ니라
悲 더으며 智 더으면 ᄀᆞᆯ온 行이라 化ㅣ 아니니라
비(자비) 더하며 지(지혜) 더하면 치우친 행이라 화(교화)가 아니니라.
度ㅣ盡生ᄒᆞ야ᅀᅡ 而悲ㅣ大ᄒᆞ고 照ㅣ窮境ᄒᆞ야ᅀᅡ 以智ㅣ圓ᄒᆞᄂᆞ니 智圓ᄒᆞ면 則喧과 寂과ᄅᆞᆯ 同觀ᄒᆞ고 悲大ᄒᆞ면 則怨과 親과ᄅᆞᆯ 普救ᄒᆞ리니 如是면 則何假長居山谷이오 隨處任緣哉니라
건네유미 生ᄋᆞᆯ 다아ᅀᅡ 悲ㅣ 크고 비취유미 境을 다아ᅀᅡ 智 두렵ᄂᆞ니 智 두려우면 들에윰과 괴외홈과ᄅᆞᆯ ᄒᆞᆫ가지로 觀ᄒᆞ고 悲ㅣ 크면 怨과 親과ᄅᆞᆯ 너비 救ᄒᆞ리니 이 ᄀᆞᆮᄒᆞ면 엇뎨 山谷애 댜ᇰ샤ᇰ 사로ᄆᆞᆯ 브트리오 隨處ᄒᆞ야 ^ 緣 조촐띠니라
건넴(제도함)이 중생衆生을 다해야사 비悲(자비)가 크고 비치움이 경境(경계)을 다해야사 지智(지혜)가 두렷하나니, 지智(지혜)가 두렷하면 시끄러움과 고요함을 한가지로 관觀하고, 비悲(자비)가 크면 원怨(원수)과 친親(친한 이)을 널리 구救하리니, 이 같으면 어찌 산곡山谷(산 골짜기)에 댱샹사롬(오래 삶)을 의지하리오. 수처隨處하야(처하는 곳을 따라) 연緣을 좇을지니라(인연에 맡길 지니라.)
衆生이 無邊이라 悲亦無邊ᄒᆞ며 所境이 無邊라 智亦無際ᄒᆞ니 以境과 會ᄒᆞ면 喧寂을 何分이며 悲ㅣ 以生과 同ᄒᆞ면 怨親이 不隔이니 於是에 觸送ㅣ法界어니 何守一隅ㅣ리오
衆生이 ᄀᆞᇫ 업순 디라 悲ㅣ ᄯᅩ ᄀᆞᇫ 업스며 所境이 ᄀᆞᇫ 업순 디라 智 ᄯᅩ ᄀᆞᇫ 업스니 智ㅣ 境과 모ᄃᆞ면 喧寂을 엇뎨 ᄂᆞᆫ호며 悲ㅣ 生과 ᄒᆞᆫ가지면 怨親이 즈ᅀᅳᆷ츠디 아니ᄒᆞ니 이ᅌᅦ 觸혼 길히 法界어니 엇뎨 ᄒᆞᆫ 모ᄒᆞᆯ 딕희리오
중생衆生이 갓 없는 것이라 비悲(자비)가 또 갓 없으며, 소경所境이(경계 되는 바가) 갓 없는 것이라 지智 또한 갓 없으니, 지智(지혜)가 경境(경계)과 모이면(만나면) 훤적喧寂(시끄러움과 적막함)을 어찌 나누며 비悲(자비)가 생生(중생)과 한 가지면 원친怨親이 벌어지지 아니하니 이에 촉觸한 길이 법계法界이거니 어찌 한 우隅를(하나의 모퉁이만을)지키리오.
況乎法法이 虛融ᄒᆞ며 心心이 寂滅ᄒᆞ야 本自非有ㅣ어니 誰強言無ㅣ리오 何喧擾之可喧이며 何寂靜之可寂이리오
ᄒᆞᄆᆞᆯ며 法法이 虛히 노ᄀᆞ며 心心이 寂滅ᄒᆞ야 本來 제 有ㅣ 아니어니 뉘 구틔여 無ㅣ라 니ᄅᆞ리오 엇뎨 들에유미 들에며 엇뎨 괴외호미 괴외ᄒᆞ리오
하물며 법법法法이(법 마다) 허虛히(비어서) 녹으며 심심心心이(마음 마다) 적멸寂滅하여 본래本來 제(스스로) 유有가(있음이) 아니거니, 뉘(누가) 구태어 무無라고 이르리오. 어찌 시끄러움이 시끄러우며 어찌 고요함이 고요하리오.
諸法이 從本來ᄒᆞ야 常自寂滅相이라 本不當有ㅣ니 莫謂之無ᄒᆞ라 豈有喧擾寂靜이 而異之乎ㅣ리오
諸法이 本來브터 샤ᇰ녜 제 寂滅ᄒᆞᆫ 相이라 本來 有에 當티 아니ᄒᆞ^니 無ㅣ라 니ᄅᆞ디 말라 엇뎨 들에윰과 괴외호미 달오미 이시리오
제법(모든 법)이 본래부터 상례로(늘) 제(스스로) 적멸寂滅한 상相이라 본래本來 유有에 당當치 아니함이니 무無라 이르지 말라. 어찌 시끄러움과 고요함이 다름이 있으리오.
若知物我ㅣ冥一ᄒᆞ면 彼此ㅣ無非道場이어니 復何徇喧雜於人間이며 散寂寞於山谷이리오
ᄒᆞ다가 物와 나왜 어우러 ᄒᆞ나힌 ᄃᆞᆯ 알면 뎌와 이왜 道場 아니니 업거니 ᄯᅩ 엇뎨 喧雜을 人間애 조ᄎᆞ며 寂寞ᄋᆞᆯ 山谷애 흐르리오
만약 ‘물物’과 ‘나’가 어울어(冥合, 합쳐서) 하나인 줄을 알면 저(彼)와 이(此)가 도량道場 아님이 없거니 또 어찌 훤잡喧雜을 인간人間(사람들 사이)에 좇으며 적막寂寞을 산곡山谷(산골짜기)에 흩으리오.
若了境智ㅣ 不二ᄒᆞ면 目擊道存이라 此亦道場이며 彼亦道場이어니 誰云人山에 而喧靜耶ㅣ리오 屈身從物曰徇이니 徇은 順也ㅣ라
ᄒᆞ다가 境 智 둘 아닌 ᄃᆞᆯ 알면 ^ 눈 마초매 道ㅣ 잇논 디라 이 ᄯᅩ 道場이며 뎨 ᄯᅩ 道場이어니 뉘 人間과 뫼해 들에며 괴외호ᄆᆞᆯ 니ᄅᆞ리오 모ᄆᆞᆯ 구펴 物 조초ᄆᆞᆯ 닐오ᄃᆡ 徇이니 徇은 順ᄒᆞᆯ씨라
만약 경境(경계)과 지智(지혜)가 둘 아닌 것을 알면 눈 맞춤(목격目擊함)에 도道 가 있는 것이라 이 또한 도량道場이며 저기 또한 도량道場이거니 뉘(누가) 인간人間과 산山에 떠들며 고요함을 이르리오. 몸을 굽혀 물物 좇음을 이르되 순徇이니, 순徇은 순順하는 것이라.
是以로 釋動求靜者ᄂᆞᆫ 憎枷愛杻也ㅣ오 離怨求親者ᄂᆞᆫ 厭檻忻籠也ㅣ라
이런ᄃᆞ로 動 여희오 靜 求ᄒᆞ린 갈ᄒᆞᆯ 믜오 두드레 ᄉᆞ라ᇰ호미오 寃讐를 여희오 親ᄋᆞᆯ 求ᄒᆞ린 어리ᄅᆞᆯ 아쳗고 籠ᄋᆞᆯ 즐교미라
이런 까닭으로 동動(움직임)을 여의고 정靜(고요함)을 구하는 이는 칼을 미워하고 수갑을 사랑함이요, 원수寃讐를 여의고 친을 구하는 이는 우리(함檻, 울타리)를 싫어하고 농籠(바구니)을 즐김이라.
方之人事컨댄 薄可知也ㅣ다 釋은 離也ㅣ라
人事애 가ᄌᆞᆯ비건댄 어루 알리로다 釋은 여흴씨라
인사人事(사람의 일)에 견주어보면 가히 알수 있으리로다. 석釋은 여의는 것이라.
若能慕寂於喧ᄒᆞ면 市廛이 無非宴坐ㅣ며
ᄒᆞ다가 能히 괴^외호ᄆᆞᆯ 들에유메 ᄉᆞ라ᇰᄒᆞ면 져잿 ᄆᆞᅀᆞᆯ히 宴坐 아니니 업스며
만약 능히 고요함을 떠듦에서 사랑하면(모慕, 생각하면) 저잣마을(시전市廛, 저자거리)이 연좌宴坐 아님이 없으며
靜과 散괘 不相妨이어니 何棲假閑處ㅣ리오
靜과 散괘 서르 막디 아니커니 엇뎨 閑ᄒᆞᆫ ᄃᆡ 사로ᄆᆞᆯ 브트리오
정靜(적정)과 산散(산란)이 서로 막지 아니하거니 어찌 한閑한(한가로운) 데에만 삶(처식捿息함)을 의지하리오(가차假借하리오.)
徵違納順ᄒᆞ면 怨債이 由來善友矣니라
違ᄅᆞᆯ 무러 順에 드리면 寃讐ㅣ 本來 이든 버디니라
위違(위경違境)를 물어(거두어) 순順(順境순경)에 들이면 원수寃讐가 본래本來 벗이니라.
莊子ㅣ 云호ᄃᆡ 於我善者애 吾亦善之ᄒᆞ고 於我惡者애 吾亦善之라 ᄒᆞ니 莊子도 尙爾은 況道人乎여
莊子ㅣ 닐오ᄃᆡ 내게 이대 ᄒᆞᆯ 싸ᄅᆞ매 내 ᄯᅩ 이대 ᄒᆞ고 내게 구지 ᄒᆞᆯ 싸ᄅᆞ매 내 ᄯᅩ 이대 ^ 호리라 ᄒᆞ니 莊子도 오히려 그러콘 ᄒᆞᄆᆞᆯ며 道人이ᄯᆞ녀
장자莊子가 이르되 ‘내게 잘 하는 사람에게 내 또한 잘 하고, 내게 궂이(악하게) 하는 사람에게 내 또한 잘 하리라’ 하니, 장자莊子도 오히려 그러하고늘 하물며 도인道人이랴.
如是則劫奪毀辱이 何曾非我本師ㅣ며 叫喚喧煩이 無非寂滅이니
이 ᄀᆞᆮᄒᆞ면 저려 아ᅀᆞ며 허러 辱호미 엇뎨 내 本師ㅣ 아니며 울어 들에여 어즈러우미 寂滅 아니니 업스니
이 같으면 저려(위협하여) (빼)앗으며 헐어 욕함(劫奪毀辱)이 어찌 내 본사本師가 아니며, 울며 떠들어서 어지러움(叫喚喧煩)이 적멸寂滅 아님이 없으니,
極違ㅣ 成極順호미 靡從外來니 存沒이 同歸ᄒᆞ며 毁譽이 一貫이니라
ᄀᆞ자ᇰ 違호미 ᄀᆞ자ᇰ 順홈 ᄃᆞ외요미 밧ᄀᆞᆯ 브터 온 디 아니니 이시며 업수미 ᄒᆞᆫ ᄃᆡ 가며 헐며 기류미 ᄒᆞᆫ ᄢᅦ유미니라
가장 위違함이 가장 순順함 됨이 밖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니, 있으며(存) 없음(沒)이 한 데에 돌아가며 헐며(헐뜯으며) 기림(칭찬함)이 한 꿰임이니라.
故知妙道ㅣ無形ᄒᆞ나 萬像이 不乖其致ᄒᆞ며 眞如ㅣ 寂滅ᄒᆞ나 衆響이 靡異其源이니라
그럴ᄊᆡ 알라 微妙ᄒᆞᆫ 道ㅣ 形이 업스나 萬像이 그 理예 어긔디 아니ᄒᆞ며 眞如ㅣ 寂滅ᄒᆞ나 모ᄃᆞᆫ 소리 그 根源이 다ᄅᆞ디 아니ᄒᆞ니라
그럴새 알라. 미묘微妙한 도道가 형形(형상)이 없으나 만상萬像이 그 리理(이치)에 어기지(어긋나지) 아니하며, 진여眞如가 적멸寂滅하나 모든 소리가 그 근원根源이 다르지 아니하니라.
妙道者ᄂᆞᆫ 何오 無之稱也ㅣ라 無不通也ᄒᆞ며 無不由也ㅣ니 萬化ㅣ 同歸ᄒᆞᆯᄉᆡ 況之曰道ㅣ라 眞如者ᄂᆞᆫ 無有可遣ᄒᆞ니 以一切 法이 悉皆眞故ㅣ라 亦無可立ᄒᆞ니 以一切 法이 皆同如故ㅣ라
妙道ᄂᆞᆫ 어느고 無ᄅᆞᆯ 닐오미라 通티 아니홈 업스며 븓디 아니홈 업스니 萬化ㅣ ᄒᆞᆫ ᄃᆡ 갈ᄊᆡ 가ᄌᆞᆯ벼 닐오ᄃᆡ ^ 道ㅣ라 眞如ᄂᆞᆫ ᄇᆞ룜 업스니 一切 法이 다 眞이론 젼ᄎᆡ라 ᄯᅩ 셰유미 업스니 一切 法이 다 ᄒᆞᆫ가지로 如ᄒᆞᆫ 젼ᄎᆡ라
묘도妙道는 무엇인고? 무無를 일컬음이라. 통通치 아니함이 없으며 말미암지 않음이 없으니, 만화萬化가 한데(한 군데)에 (돌아)갈새 비유하여 이르되 도道이라. 진여眞如는 버림(보낼것)이 없으니 일체법一切法이 다 한가지로 여如한 전차라(까닭이라.)
迷之하면 則見倒ᄒᆞ야 惑生ᄒᆞ고 悟之ᄒᆞ면 則違順이 無地ᄒᆞ니라
迷ᄒᆞ면 보미 갓ᄀᆞ라 惑이 나고 알면 違順이 ᄯᅡ히 업스니라
미迷하면 봄(見, 견해)이 거꾸러져 혹惑(미혹)이 나고, 알면(깨달으면) 위순違順(어기고 따름)이 땅이 없느니라.
迷時옌 歷劫을 浪脩ᄒᆞ고 悟時옌 當體ㅣ 凝寂ᄒᆞ니라
迷ᄒᆞᆫ 時옌 歷劫을 쇽졀업시 닷고 悟ᄒᆞᆫ 時옌 當ᄒᆞᆫ 體 얼의여 괴외ᄒᆞ니라
미迷한 시時(때)엔 역겁歷劫을(겁을 지내도록) 속절없이 닦고, 오悟한 시時(때)에는 당當한 체體가 어리어 고요(응적凝寂)하니라.
* 응적凝寂: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이 쓸쓸하다.
閴寂이 非有ㅣ나 緣會而能生ᄒᆞ며 峨嶷이 非無ㅣ나 緣散而能滅ᄒᆞᄂᆞ니 滅이 旣非滅이어니 以何로 滅滅ᄒᆞ며 生이 旣非生이어니 以何로 生生이리오 生滅이 旣虛ᄒᆞ야 實相이 常住矣니라
闃寂이 有ㅣ 아니나 緣이 모다 能히 나며 峨嶷이 無ㅣ 아니나[嶷은 묏 야ᇰᄌᆡ라] 緣이 흐러 能히 滅ᄒᆞᄂᆞ니 滅이 ᄒᆞ마 滅 아니어니 므스그로 滅을 滅ᄒᆞ며 生이 ᄒᆞ마 生 아니어니 므스그로 生ᄋᆞᆯ 내리오 生滅이 ᄒᆞ마 虛ᄒᆞ야 實相이 샤ᇰ녜 住ᄒᆞ니라
격적闃寂이 유有(있음)가 아니나 연緣이 모여서 능히 나며, 아억峨嶷(높은 산)이 무無(없음)가 아니나[억嶷은 묏 모양이라] 연緣이 흩어져 능能히 멸滅하나니, 멸滅이 이미 멸滅 아니거니 무엇으로 멸滅을 멸滅하며, 생生이 이미 생生이 아니거니 무엇으로 생生을 내리오. 생멸生滅이 이미 허虛하여 실상實相이 상례로 주住하니라(生滅旣虛實相常住.)
* 격적闃寂: 아무 것도 없어 호젓하고 쓸쓸함.
性이 本無生이라 非滅生코 無生이며 性이 本無滅이라 非滅滅코 無滅이니 生滅이 元眞일ᄉᆡ 故로 曰實相이라
性이 本來 生이 업순 디라 生ᄋᆞᆯ 滅코 生 업순 디 아니며 性이 ^ 本來 滅 업순 디라 滅을 滅코 滅이 업수미 아니니 生滅이 本來 眞일ᄊᆡ 닐오ᄃᆡ 實相이라
성性이 본래本來 생이 없는 곳이라 생을 멸滅하고 생이 없는 것이 아니며, 성性이 본래本來 멸滅이 없는지라 멸滅을 멸滅하고 멸滅이 없음이 아니니, 본래本來 진眞일새 이르되 실상實相이라.
是以로 定水ㅣ滔滔ᄒᆞ면 何念塵을 而不洗며 智燈이 了了ᄒᆞ면 何惑霧ᄅᆞᆯ 而不祛ㅣ리오
이런ᄃᆞ로 定水ㅣ 滔滔ᄒᆞ면 [滔滔ᄂᆞᆫ 믈 한 야ᇰᄌᆡ라] 어느 念塵을 싯디 아니ᄒᆞ며 智燈이 了了ᄒᆞ면 어느 惑霧를 앗디 아니ᄒᆞ리오
이런 까닭으로 정수定水가 도도滔滔하면[도도滔滔는 물이 많은 모양이라] 어느 념진念塵(생각 띠끌)을 씻지 아니하며, 지등智燈(지혜 등불)이 요요了了하면 어느 혹무惑霧(미혹의 안개)를 (빼)앗지 아니하리오.
定水ᄂᆞᆫ 浣於念塵ᄒᆞ고 智燈은 破於惑霧ᄒᆞᄂᆞ니 智定二德을 宜細詳焉이니라
定水는 念塵을 싯고 智燈^은 惑霧를 허ᄂᆞ니 智 定 二德을 仔細히 호미 맛다ᇰᄒᆞ니라
정수定水(선정의 물)는 념진念塵(생각의 띠끌)을 씻고 지등智燈(지혜의 등불)은 혹무惑霧(미혹의 안개)를 헐어버리나니, 지智와 정定의 이덕二德( 두 덕德)을 자세仔細히 함이 마땅하니라.
乖之ᄒᆞ면 則六趣에 循環ᄒᆞ고 會之ᄒᆞ면 則三塗애 逈出ᄒᆞ리니
어긔면 六趣예 횟돌오 알면 三塗애 머리 나리니
어기면 육취六趣에 횟돌고(순환하고), 알면 삼도三塗에 멀리 (벗어)나나니
迷之則生死ㅣ 無窮ᄒᆞ고 解之則廓爾大悟ᄒᆞ리라
迷ᄒᆞ면 生死ㅣ 無窮ᄒᆞ고 알면 훤히 悟ᄒᆞ리라
미迷하면 생사生死가 무궁無窮하고, 알면(이해하면) 훤히 오悟하리라(깨달으리라.)
如是則何不乘慧舟ᄒᆞ야 而遊法海ᄒᆞ고 而欲駕折軸於山谷者哉오
이 ᄀᆞᆮᄒᆞ면 엇뎨 慧舟를 타 法海예 노디 아니코 折軸을 山谷애 메요려 ᄒᆞᄂᆞ뇨
이 같으면 어찌 혜주慧舟(지혜의 배)를 타고 법혜法海(법의 바다)에 노닐지 아니하고, 절축折軸(꺾어진 수레)을 산곡山谷(산 골짜기)에 메려고 하나뇨.
若得玄旨ᄒᆞ면 處處ㅣ 皆眞이리니 詎猒人間ᄒᆞ고 專栖山谷고
ᄒᆞ다가 기픈 ᄠᅳ들 得ᄒᆞ면 處處ㅣ 다 眞이리니 엇뎨 人間ᄋᆞᆯ 아쳗고 젼혀 山谷애 살료
만약 깊은 뜻을 득得하면(얻으면) 처처處處가 다 진眞이리니, 어찌 인간人間을 싫어하고 전혀(오로지) 산곡山谷에 살리오(처식捿息하리오.)
故知物類ㅣ紜紜ᄒᆞ나 其性이 自一이며 靈源이 寂寂ᄒᆞ나 不照而知니라
그럴ᄊᆡ 알라 物類 어즈러우나 그 性이 제 ᄒᆞ나히며 靈源이 寂寂ᄒᆞ나 비취디 아니ᄒᆞ야 아ᄂᆞ니라
그럴새 알라. 물류物類가 어지러우나(분분하나) 그 성性이 제(스스로) 하나이며, 영원靈源이 적적寂寂하나 비추지 아니하여 아나니라.
莊子ㅣ云호ᄃᆡ 凡有貌像聲色者ㅣ皆勿也ㅣ라 ᄒᆞ니 謂物이 繫多ᄒᆞ나 性은 常不二며 眞源이 闃爾ᄒᆞ나 鑒物이 何差ㅣ리오
莊子ㅣ 닐오ᄃᆡ 믈읫 야ᇰᄌᆞ와 얼굴와 소리와 빗 잇ᄂᆞ니 다 物이라 ᄒᆞ니 니ᄅᆞ샤ᄃᆡ 物이 하나 性은 샤ᇰ녜 둘 아니며 眞源이 괴외ᄒᆞ나 物 비취유미 엇뎨 다ᄅᆞ리오
장자莊子가 이르되, ‘무릇 모양과 얼굴과 소리와 빛이 있는 이는(것은) 다 물物이라’ 하니, 이르시되, ‘물物이 많으나(번다하나) 상례常例로 둘 아니며, 진원眞源이 고요(격이闃爾)하나 물物을 비춤이 어찌 다르리오(차별이 있으리오).’
實相이 天眞이며 靈智ㅣ非造ㅣ어늘 人迷ᄒᆞ야 謂之失ᄒᆞ고 人悟謂之得ᄒᆞᄂᆞ니 得失이 在於人이언뎡 何關動靜者乎ㅣ리오
實相이 天眞이며 靈智 지ᅀᅩᆫ 디 아니어늘 사ᄅᆞ미 迷ᄒᆞ야 失이라 니ᄅᆞ고 사ᄅᆞ미 悟ᄒᆞ야 得이라 니ᄅᆞᄂᆞ니 得失이 사ᄅᆞ매 이실 ᄲᅮ니언뎌ᇰ 엇뎨 動靜에 걸리오
실상實相이 천진天眞이며 영지靈智는 지은 것이 아니거늘, 사람이 미迷하여 ‘실失이라(잃었다)’ 이르고 사람이 오悟하여 ‘득得이라(얻었다)’ 이르나니, 득실得失(얻고 잃음)이 사람에 있을 뿐이언정 어찌 동정動靜에 걸리리오(관계하리오.)
先德이 云ᄒᆞ샤ᄃᆡ 妙性及靈臺ㅣ何會受薰練이리오 ᄒᆞ시니 迷ᄒᆞ야 謂乎失ᄒᆞ나 失이 何會失이며 悟ᄒᆞ야 謂乎得ᄒᆞ나 得이 何會得이리오 故로 曰得失이 在人矣라 ᄒᆞ시니라
先德이 니ᄅᆞ샤ᄃᆡ 妙性과 ᄯᅩ 靈臺ㅣ 엇뎨 일즉 닷가 니교ᄆᆞᆯ 바ᄃᆞ리오 ᄒᆞ시니 迷ᄒᆞ야 失이라 니ᄅᆞ나 失이 엇뎨 일즉 失이며 悟ᄒᆞ야 得이라 니ᄅᆞ나 得이 엇뎨 일즉 得이리오 그럴ᄊᆡ 니ᄅᆞ샤ᄃᆡ 得失이 사ᄅᆞᄆᆡ게 잇다 ᄒᆞ시니라
선덕先德이 이르시되, ‘묘성妙性과 또 영대靈臺가 어찌 일찍이 닦아 익힘(훈련薰練)을 받으리오.’ 하시니, 미迷하여 실失이라 이르나 실失이 어찌 일찍이 실失이며, 오悟하여 득得이라 이르나 득得이 어찌 일찍이 득得이리오. 고故로 이르시되, ‘득실得失이 사람에 있다’ 하시니라.
譬夫未解乘舟ᄒᆞ며셔 而欲怨其水曲者哉로다
가ᄌᆞᆯ비건댄 ᄇᆡ ᄐᆞ길 아디 몯ᄒᆞ며셔 그 믈 구부믈 怨望호려 호미로다
비유하건댄 배 타기를 알지 못하면서 그 물의 굽음을 원망怨望하려 함이로다.
喩而讓之ᄒᆞ시니라
가ᄌᆞᆯ벼 구쇼ᇰᄒᆞ시니라
비유하여 꾸짖으시나니라.
若能妙識玄宗ᄒᆞ야 虛心이 冥契ᄒᆞ면 動靜이 常矩ㅣ며 語默이 恒規ㅣ라 寂爾有歸ᄒᆞ야 恬然無間ᄒᆞ리라
ᄒᆞ다가 能히 玄宗ᄋᆞᆯ 微妙히 아라 虛心이 마ᄌᆞ면 動靜이 샤ᇰ녜 法이며 語黙이 샤ᇰ녜 法이라 괴외ᄒᆞ야 도라가미 이셔 便安히 즈ᅀᅳᆷ 업스리라
만약 능能히 현종玄宗을 미묘微妙히 알아 허심虛心(빈 마음)이 맞으면(계합契合하면) 동정動靜이 상례로(늘) 법法이며 어묵語黙이 상례로(늘) 법法이라, 고요(寂爾)하야 돌아감이 있어 편안便安히(염연恬然히) 즈음이(사이가) 없으리라.
語黙이 常入玄微ᄒᆞ며 動靜이 不離法界ᄒᆞᆯᄉᆡ 故로 曰恬然無間이라
語黙이 샤ᇰ녜 玄微예 들며 動靜이 法界ᄅᆞᆯ 여희디 아니ᄒᆞᆯᄊᆡ 니ᄅᆞ샤ᄃᆡ 恬然無間이라
어묵語黙(말하고 묵묵함)이 상례로 현미玄微(깊고도 미묘함)에 들며 동정動靜(움직이고 고요함)이 법계法界를 여의지 아니할새, 이르시되, ‘염연恬然(안정)해 사이가 없음이라’
如是則乃可逍遙山谷ᄒᆞ며 放曠郊廛ᄒᆞ야 遊逸形儀ᄒᆞ나 寂怕心腑ㅣ니라
이 ᄀᆞᆮᄒᆞ면 어루 山谷애 逍遙ᄒᆞ며[逍遙ᄂᆞᆫ 노로미 自得ᄒᆞᆫ 야ᇰ이라] 드릇 ᄆᆞᅀᆞᆯᄒᆡ 放蕩히 ᄒᆞ야 形儀ㅣ 노니나 ᄆᆞᅀᆞᄆᆞᆫ 괴외ᄒᆞ니라
이 같으면 가히 산곡山谷(산 골짝)에 소요逍遙하며[소요逍遙는 노니는 것이 자득自得한 모양이라] 들의 마을에 방탕放蕩히 하여 형의形儀가 노니나 마음은 고요하니라.
逍遙乎山川之阿ᄒᆞ며 放曠乎人間之世ᄂᆞᆫ 良以道無不在라 華野ㅣ何殊ㅣ니라
山川ㅅ 구븨예 逍遙ᄒᆞ며 人間ㅅ 世예 放蕩호ᄆᆞᆫ 實로 道ㅣ 잇디 아니ᄒᆞᆫ ᄃᆡ 업순 디라 華野ㅣ엇뎨 다ᄅᆞ리외니라
산천山川의 구비에 소요逍遙하며 인간人間의 세世에 방탕放蕩함은, 실實로 도道가 있지 아니한데 없는것이라, 화야華野가(산속과 마을이) 어찌 다르리오.
恬澹이 息於內ᄒᆞ고 蕭散이 揚於外ᄒᆞ야 其身兮若拘ᄒᆞ나 其心兮若泰ᄒᆞ야 現形容於寰宇ᄒᆞ나 潛幽靈於法界 니 如是則應機有感ᄒᆞ야 適然無準矣리라
便安호미 안해 업고 蕭灑호미 밧긔 펴 그 모미 건 ᄃᆞᆺ ᄒᆞ나 그 ᄆᆞᅀᆞ미 便安ᄒᆞᆫ ᄃᆞᆺ ᄒᆞ야 形容ᄋᆞᆯ 寰宇에 나토나[寰은 天子ㅅ 畿內오 宇는 四方 上下ㅣ라] 幽靈을 法界예 숨기니 이 ᄀᆞᆮᄒᆞ면 機의 感 이쇼ᄆᆞᆯ 應ᄒᆞ야 마치 ᄒᆞ야 덛덛호미 업스리라
편안便安함이 안에서 없고(쉬고) 소쇄蕭灑함이 밖에서 펴(드날려), 그 몸이 얽매인듯 하나 그 마음이 편안한듯 하여, 형용形容을 환우寰宇에 나타내나[환寰은 천자天子의 기내畿內이고 우宇는사방四方 상하上下이라] 유령幽靈을 법계法界에 숨기니, 이 같으면 기機의 감感 있음을 응應하여 마치하여(적연適然히, 무심히하여) 떳떳함이(준칙準則이) 없으리라.
內無所得ᄒᆞ며 外無所求ᄒᆞᆯᄉᆡ 身之似拘ᄒᆞ야 現于寰宇ᄒᆞ나 心之寬泰ᄒᆞ야 智冥法界ᄒᆞ니 如此ㅣ 乃所居ㅣ 則化ㅣ어니 有何常準이리오
안해 得홈 업스며 밧긔 求홈 업^슬ᄊᆡ 모미 건 ᄃᆞᆺ ᄒᆞ야 寰宇에 나ᄐᆞ나 ᄆᆞᅀᆞ미 훤히 便安ᄒᆞ야 智ㅣ 法界예 어우니 이 ᄀᆞᆮᄒᆞ면 잇논 ᄃᆡ 化ᄒᆞ리어니 엇뎨 덛덛호미 이시리오
안에 득得함(얻음이) 없으며 밖에 구求함이 없을새, 몸이 얽매인듯 하여 환우寰宇에 나타나 마음이 훤히 편안便安하여 지智가 법계法界에 어우니(명합, 개합하니), 이 같으면 있는 데에(거처하는 곳에) 화化하리니 어찌 떳떳함이(떳떳한 준칙準則이) 있으리오.
因信ᄒᆞ야 略此ᄒᆞ노니 餘更何申이리오 若非志朋이면 安敢輕觸이리오 宴寂之暇애 時暫思量ᄒᆞ라
信을 因ᄒᆞ야 이ᄅᆞᆯ 자ᇝ간 ᄒᆞ노니 나ᄆᆞ닐 다시 므슴 펴리오 ᄒᆞ다가 ᄆᆞᅀᆞ맷 벋봇 아니면 엇뎨 가ᄇᆡ야이 觸ᄒᆞ리오 便安히 괴외ᄒᆞᆫ 餘暇애 時예 자ᇝ간 ᄉᆞ라ᇰᄒᆞ라
신信을 인因하여 이를 잠깐(간략히) 하노니, 남은 것을 다시 무엇하러 펴리오. 만약 마음의 벗(志朋)이 아니면 어찌 (감히) 가벼이 촉觸하리오. 편안便安히 고요한 여가餘暇의 시時(때)에 잠깐 사랑하라(생각해 보라).
因信ᄒᆞ야 染翰ᄒᆞ고 操紙ᄒᆞ야 慨然而成호니 若非刎頸之交游ㅣ면 安有報章之委細리오
信을 因ᄒᆞ야 부들 저지^고 죠ᄒᆡᄅᆞᆯ 자바 애ᄃᆞ라 일우우니 ᄒᆞ다가 刎頸엣 交游ㅣ 아니면[刎은 버힐씨오 頸은 모기니 刎頸交ᄂᆞᆫ 사괴요미 기퍼 비록 머리 버혀도 도라보디 아니호ᄆᆞᆯ 니ᄅᆞ니라] 엇뎨 對答ᄒᆞ논 그를 仔細히 ᄒᆞ리오
신을 인하여 붓을 적시고 종이를 잡아 애달아 이루니, 만약 문경의 교유가 아니면 [문刎은 베는 것이요 頸경은 목이니, 문경刎頸의 교交는 사귐이 깊어 비록 머리가 배어져도 돌아보지 아니함을 이르니라] 어찌 대답하는 글을 자세히 하리오.
予必誑言이 無當하니 看竟하고 迴充紙燼耳니라
내 반ᄃᆞ기 거즈마리 마ᄌᆞᆫ ᄃᆡ 업스니 보ᄆᆞᆯ ᄆᆞᆺ고 도로 심쬬ᄒᆡ 사몰띠니라
내 반드시 거짓말이 맞은(마땅한) 데가 없으니 봄을(보기를) 마치고 도로(廻) 심지(불쏘시개)를 삼을 지니라.
前言이 不戱어시늘 紙燼은 謙光이시니라
前言이 로ᇰ담 아니어시ᄂᆞᆯ 심쬬ᄒᆡᄂᆞᆫ 謙辭ㅣ시니라
전언前言이 롱담 아니어시늘, 심지(불쏘시개) 하라는 것은 겸사謙辭(겸손한 말씀)이시니라.
不宣ᄒᆞ노니 同友玄覺은 和南ᄒᆞ노라
펴디 아니ᄒᆞ노니 同友 玄^覺ᄋᆞᆫ 和南ᄒᆞ노라[和南ᄋᆞᆫ 예셔 닐오매 恭敬을 닐위니라]
펴지 아니하노니 동우同友 현각玄^覺은 화남和南 하노라. [화남和南은 여기서 이름에 공경恭敬을 이르니라]
同門曰明이오 同志曰友ㅣ라
同門을 닐오ᄃᆡ 朋이오 同志를 닐오ᄃᆡ 友ㅣ라
동문同門을 이르되 붕朋이오 동지同志를 이르되 우友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