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량罔兩]
【그림자의 그림자가 그림자에게 主宰者주재자를 묻다】
罔兩問景曰: 曩子行, 今子止; 曩子坐, 今子起.
何其無特操與?
景曰: 吾有待而然者邪?
吾所待又有待而然者邪?
吾待蛇蚹蜩翼邪?
惡識所以然! 惡識所以不然!
(그림자의 그림자인 )망량罔兩이 (그림자인)영景(影)에게 말하였다.
방금 전에 그대는 걷고 있었고, 지금 그대는 멈추어 있으며, 방금 전 그대는 앉아 있었고, 지금 그대는 일어납니다.
어찌 그대는 변치않는 지조가 없습니까?
그림자가 말하였다.
내가 의지하는 상대가 있으니 그러한 것인가?
내가 의지하는 바도 또한 의지하는 상대가 있어서 그런 것인가?
내가 의지하고 있음은 뱀의 배 비늘이나 매미의 날개인 것인가?
그렇게 된 까닭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렇게 되지 않는 까닭 역시 어떻게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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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옆에 함께 비치는 좀 더 옅은 그림자인 망량罔兩이 그림자인 영景(影)에게 말했다.
방금 전에 너는 걷고 있더니 지금은 멈춰 있구나.
방금전에 너는 앉아 있더니 지금은 일어서 있구나.
어떻게 그대는 그렇게 변치않는 절개란게 없는가?
그림자가 말했다.
내가 의지하고 있는 그림자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겠는가.
내가 의지하는 그 그림자 또한 의지하는 몸이 있으니 그런게 아니겠는가.
내가 의지하고 있음은 뱀의 비늘이나 매미의 날개처럼 상대의 몸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일 뿐이네.
그렇게 의지하게 된 까닭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그렇게 의지하지 않는 까닭 또한 내가 어찌 알겠는가.
-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
* 망량罔兩이 영景에게 묻는다.
“너의 변치않는 주재자主宰者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