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話頭의 묘妙】
【화두話頭의 妙】
다맛 우리 부처님 정법문중正法門中에는,
‘심마물甚麽物이냐?’
이, 이 뿐입니다. 이것 하나 뿐입니다.
무슨물견고?
뭐 밥먹고 가고 오는 소소영영昭昭靈靈한 주인공主人公! 이것이 도대체 무슨 물건이냐?
알 수 없거든!
지가 무슨 이치를 붙여 죽지 말고,
대답헐라고 애쓰지 말고,
알 수 없는 그놈 하나를 가지고 비비고 나가거라!
뚫고 나가거라!
정진精進해 나가거라!
이것이 화두話頭에 제일 妙묩니다.
———
그러며는 거기에서 제일 분심憤心을 가져라.
분심憤心이라면 분헌 마음. 분심이라 하는 것은 ‘어째서 세상에 말이여. 어? 세상에 잉? 내가 나를 몰라? 내가 나를 모르고도 살건가? 이게 사는건가? 아이고 참! 기가맥힐 노릇이다.
어머니 뱃속에 들어올 때 뭐가 왔어? 뭐가 왔어? 뱃속에 들어앉아서 요 몸띵이 하나 이걸 이만큼 타가지고 나왔지마는 몸띵이 퍼 짊어지고 싸 짊어지고 나온 물견이 무신 물건이여?
요까짓 몸띵이 또 나와서 그 시비해리是非海裏에서 횡신입橫身入허고, 그 사기 협잽이나 하고 일 평생 살다가 또 내 뻔져뻐리고 또 가는 놈이 있으니 뭐가 가냔 말이여!
뭐가 가는디, 또 가는 곳은 어디냔 말이여!
이것이 인생의 근본 철핵이다. 무신 또 철핵인가? 비 철학이여 철학도 아니여.
이게 잉? 심리핵이다. 무신 심리학이여? 심리학은 무신 심리핵이여.
철학도 아니요 심리학도 아니요 종교도 아니요 나도 아니여! 뭐 내라는 이름을 때려붙이면 뭐 내라고 하는게 무엇이여. 내가 내여? 내라는 것도 내가 내이름 때려 붙여서 내라고 해가지고선 거다가 별별 무슨 아소심我所心을 갖다가 때려 붙이는 것이 중생 응? 모두 습기 습성으로써 헌 것이지마는, 어디가 그게 낸가? 나도 아니지.
비유非有여, 유有도 아니다. 있는, 있는 모양이 어딨나.
비무非無다, 없다고 상相을 한번 비춰봐라. 무신 또 없나?
이렇게도 있는 놈인데 왜 없어.
내 눈앞에 모두 보이는 것이 유有요, 산하대지와 만상삼라와 정여무정과 우주 사, 그 두두물물 화화촉촉이 뭔가? 이렇게 분명히 있는데 없어?
또 그놈을 있다고 해놓고 보니 있다고 헌 놈의 그 근본을 찾아 들어가 봐라. 있다고 헌 놈이 어디가 생(相)이 있나. 어디가 색상色相이 붙어있나.
뭔 뭐 내가 눈으로 한번 뜰 때에는 우주 삼라만상이 그대로 보인다마는 눈한번 척 감고 보니 뭐가 있나?
아무것도 안 보이지.
그러니 이놈이 그 무슨 유有도 실법實法이 아니요 무無도 실법實法이 아니요 유무有無 중中도 실법實法이 아니다.
자! 도대체 이... 이 천언 만담 구백생명(멸)을 조장시키는 내 주인공主人公! 일념지간一念之間에도 한번 마음 가지고도 거기에 번식을 해서 별별 놈으 생각, 색상장엄을 해 잭기는 이 주인공 내 마음자리 도대체 이놈이 뭐냐? 알 수 없는 이것이, 이것이 참선법叅禪法이여.
……
———
(주장자를 들어보이시며)
“내가 이것을 잘 듭니다. 이거 드는디, 이거 왜 들겄냐 말이여 생각해 보시요. 왜들어?
모도 이 작대기를 보라고 들지?
작대기 보는 놈을 한번 봐봐. 응?
그 보는놈을 턱 보며는 작대기도 아니요 냉기도 아니요 대가빡 꼬랭이도 없어.
세상에 이 드는 그놈을 봐!
그놈!
이 드는 놈을 보는 그 물견이 심마물甚麽物고, 무슨 물物이냐 그말이여.”
쿵! (주장자를 내려치시고)
이렇게 알려 주어도 답 한마디 없으니 왠일이여.
- 전강선사 법문 119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