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촌方寸에서 다구쳐라】
【방촌方寸에서 다구쳐라】
가귀천연물可貴天然物이여. 독일무반려獨一無伴侶로구나.
가히 귀엽다 이 천연天然의 물건이여.
인조로 맨들은 것이 아니고 천연으로 언제부터서 있었던지 그 처음도 없고 끝도 없고 그런 것이,
이 천연한 이 한 물건이,
독일무반려獨一無伴侶여.
홀로 짝이 없어.
무엇이던지 짝이 있는데 이 한 물건은 짝이 없다 그 말여. 무엇에다 비유헐 수가 없어.
볼라야 볼 수 없고 잡을라야 잡을 수가 없고 알라야 알 수가 없는데, 크기로 말하면은 온 세계에 허공을 다 삼키고도 남고 밝기로 허면은 태양보다도 더 밝고 작기로 허면은 바늘 꽂을 땅이 없어.
멱타불가견覓他不可見호되,
그 놈을 찾어보면 볼 수가 없으되,
출입무문호出入無門戶여.
나오고 드는데 문이 없어 문이 드나드는데 문이 없다 그말여. 언제 어디로 나가는지 알 수가 없어데 벌써 척 허면은 부산으로도 가고 척 허면은 서울로도 가고 그저 미국으로도 가고 그저.
부산에 가 있는가 하면 그냥 어느새 눈 한번 깜박할 사이에 벌써 들어와있다 그말여.
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갔는가 하면 그냥 깜박할 사이에 천년 뒤로 내 닫고, 출입 허는데 문도 없건만 그렇게 왕래往來가 자유자재自由自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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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지재방촌促之在方寸하고,
방촌에 있어서, 방촌方寸. 우리의 이 마음속에, 우리의 이 가슴속에, 이 방촌에서 이 한 물건을 다구치라 그말이여.
저 멀리 찾는 것이 아니고 책에서 찾는 것이 아니고 말에서 찾는 것이 아니고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이 한 물건을 바로 우리 이 한 생각 딱 일어나는 바로 그 한 생각(方寸)에서, 거기에서 다구쳐라 그말여.
연지일체처延之一切處니라.
그래가지고 일체처에 이것을 미루어라, 미루어 나가라. 이것을 미루어서 일처체에 부치더라.
일체처一切處라 하는 것은, 삼라만상森羅萬象 두두물물頭頭物物.
해를 볼, 볼 때에도 바로 이놈을, 이 놈으로 돌이키고, 달을 봐도 바로 이놈으로 돌이키고, 산을 보고 나무를 봐도 이 놈으로 돌이키고, 날아가는 새 소리를 들어도 바로,바로 그 놈에 즉即해서 바로 ‘이 뭣고?’
이것이 바로 이 방촌에 다구쳐, 일체처에 이것을 미루어 가지고 방촌에서 다구치라 그말여.
여약불신수汝若不信受하면,
그대가 만약 이 도리를, 바로 이렇게 해 가는 이 법을 믿, 믿어서 받아 행하지 아니할 것 같으면,
상봉불상우相逢不相遇니라.
서로 만나되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 송담선사 법문 28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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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咫尺之間 不睹師顏"
: 지척咫尺 사이에서 스승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