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이별離別】

이 뭣고? 2017. 11. 22. 07:09

【이별離別】


금조상별후今朝相別後다.
소식기시문消息幾時聞인고.
명일격추운明日秋雲隔이다.
불견사불견不見思不見이니라.

금조작별今朝相別이다 오늘 아침에 작별한다.
몸뚱이와 내가 한테 붙었건만, 백년 천년이나 같이 붙어서 있건마는, 천년 만년을 붙어 살, 살 살줄 알고 이렇게 붙어 댕기건만 금조 작별이다. 오늘 아침에 작별이다.
잠깐 작별해 버리는 거다.

소식기시문消息幾時聞이냐.
한번 작별 해 버릴 것 같으며는, 내가 내 낯반데기 내 얼굴 눈깔 가지고 있었지마는 썩어 번졌으니 다시 언제 서로 소식이나 한번 들어 볼것이냐.
가지고 있던 몸뚱이지마는 썩어져서 그대로 다 귀화귀풍 해 번지고 다시는 못본다. 가지고 있는 이 몸뚱이도. 헌디 거다가 더군다나 부모 얼굴 처자얼굴 자식 얼굴 무슨 뭐 손자 얼굴, 뭐 그런 것이 어디가서 한번 작별 해버리면 다시 만나고 다시 소식 듣고 알고 헐 도리가 있나?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추운명일격秋雲明日隔이다.
거 꽉- 그만 그 사이라는 것은 얼매나 떨어져 버리고 맥혀 버렸던지 뭐 말할 것 없어.
뭐 두께 말허드래도 말할 것 없고 멀기러 말허드래도 말할 것 없고 다시 소식 여하 없는 것이여.
그렇게 무상無常하고 무정한 거여.
이 몸뚱이란 이걸 가지고 있다고 이걸 믿고 허! 해태懈怠부리고 잠이나 재워주고 그저 그만 이럭저럭 놀고 한담이나 허고 수군축대隨群逐隊나 허고 이렇게 지낼수가 있느냐. 이 몸이 없으며는 도저히 닦들 못한다.
몸이 없으면 아 꿈에 우선 봐 이몸 잠잔 뒤에 꿈에 봐. 그놈이 무슨 어디 해나가는 무엇이 질서가 있어?
일정헌 것이 뭣이 있어? 아무 일정헌 거, 시간이니 뭣이니 아무것도 없이 뭐여 꿈에 혼백魂魄이라니. 죽은뒤의 이 몸뚱이 내던져 버린 죽은 뒤 그 귀신도 역시 귀신이여. 마찬가지인디 조끔 식을 가지고 나가 버렸으니 고통이 더허기도 허고 더 무섭기도 해여 더 무섭지.

사군불견군思君不見君이여.
그대를, 암만 가지고 있던 그대.
그대가 곧 낸디, 내가 가지고 있는 그대 몸뚱이.
그 몸뚱이 아무리 생각해 볼래야 볼 도리 없어.
뭐 다시는 못 만나고 못, 못 보는 것이여.
허니 이몸 있을 적에 닦아야 돼.

- 전강선사 법문 405번.


———

揚子江頭楊柳春
楊花愁殺渡江人
數聲長笛離亭晩
君向瀟湘我向秦

양자강 나루터에는 버들가지의 봄인데
버들꽃은 강 건너는 사람을 슬프게 하는구나
바람에 실려 간간히 들려오는 젓대소리는 이별정자에 늦었는데
그대는 소상瀟湘으로 가는데 나는 진秦나라로 가는구나.

- 정곡.


———


山中相送罷
日暮掩紫扉
春草年年綠
王孫(黃魂)歸不歸

산에서 그대를 송별送罷하고
해 저물어 사립문을 닫네.
봄풀은 해마다 푸르러 오건만
그대(황혼)는 다시 돌아올런지...

- 왕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