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매三昧와 정定의 구분】
【大家風】
明月近村笛
淸晨遠寺鍾
竹風移醉客
花雨定遊蜂
명월근촌저明月近村笛요,
달은 훤허니 밝은디, 가까운 마을에서 젓대소리가 나는구나.
그 젓대소리, 그게 다른 가풍家風이 아니여.
옛날에 내가 깨달기 전에도 들은 젓대소리다 마는 깨달라 놓고 들어본 즉, 젓대소리도 각야覺也 미각야未覺也?
깨달은 소리, 이 젓대소리가 객覺이냐 미객未覺이냐?
이것 참! 이 모두가, 청신원사종淸晨遠寺鍾이로구나,
또 새복(벽)에 일찌감치 들어보니 먼 절에 오는 쇳 소리가 땅- 나는구나. 아! 그놈의 소리, 그 쇳소리가 모도 내가 그전 과거에는 쇳소리로 들었더니 지금은 쇳쇠리가 아니란 것은 아니다마는, 쇳소리는 쇳소리다마는 이게 생生이냐 사死냐?
생사도리生死道理가 여기 붙어 있느냐 생사도리生死道理가 붙어있지 않는 도리道理냐?
그 무슨 도리냔 말이여.
허- 이거, 똑 같다마는, 거다가 '같다' '같지않다' 그 뭐 그런 상相을 붙여서 볼 것이냐 띠고 볼 것이냐, 여의고 볼 것이냐 없애버리고 볼 것이냐?
허! 그대로 옛 때 들은 종소리요 옛 때 듣던 젓 소리다 그말이여.
죽풍이취객竹風移醉客이요,
대는(竹) 이슬을 잔뜩 머금고 비가 온 뒤, 훈後디 그 댓 가지에 이슬이 꽝 맺혔는디, 어느 놈이 술취해 가다가 그 밑에 가서 잠을 자는디 그 댓바램이 스르르 부니깐 그 대에 모도 맺혀져 있는 대 이슬이, 죽로竹露가 그만 화악- 떨어진께, 하! 이 술취한 놈도 털털 깨고 일어난다.
다 이 비호가풍이다. 이것이 무슨 가풍인가 말이여!
그, 그 전에는 그 어떻게 봤건마는 이거 한 번 깨달은 후에 보니, 이거 참말로 이거 대가풍大家風이로구나, 큰 가풍이로구나.
화우花雨에 정유봉定遊蜂이다.
꽃이 터억 피어서 벙울벙울헌디 벌이란 놈은 꿀 빼가니라고 야-단들이다. 그 댓바람이 불어서 비는 내버렸는디 하- 그 뒤에는 벌은 날아댕기면서 꿀 빼가니라고 휭- 날라댕기는구나.
내나 그 경계가 그 경곈디 어째 이렇게도 오후悟後 경계境界가, 깨달은 한번 뒷 경계가 여차如此하냐! 이것 참, 오후悟後 깨달은 후後인가, 오후悟後도 약불견인若不見人이면 번성독약翻成毒藥이라 하더니 스승을 찾아가 봐야 할것인가. 이런 송구頌句 하나를 지었더라.
【삼매三昧와 정定과 그 구분이 어떻소】
아까 여기 왠 처사 한 분이 나한테 와서 물되,
“삼매三昧와 정定과 그 구분이 어떻소?”물는디,
나: “삼매三昧라는 것과 정定이라는 것은 오후悟後에 있는 덧 헌디, 깨달은 후에 있는덧 헌디, 어째 그러냐!
조주趙州는 40년에 타성일편을 했다. 조주스님은 40년에사 타성일편打成一片을 했다, 했거든!
조주趙州스님은 사미때, 13살 먹은 사미때 남전南泉스님한테 견성見性을 했는데, 이 40년이란 말이여.
40년에 타성일편打成一片했다. 아마 조주스님 40년 타성일편打成一片이, 그것이 이 정定일 것이여.
깨달은 후에, 오후 정일 것이여.
향림香林은 40년에, 40년 되았어사 잡념雜念을 쓰지 않했다(不雜用心). 그것이 삼매일 것이여.
그러니 오전悟前에 있어서 오후悟後 경계境界를 내가 대답對答할 수가 있소.”
이렇게 내가 답변答辯을 하고 말았어.
“오후경계悟後境界를 내가 들어서 얘기할 수는 없소.”
이것도 지금 그 뒤에 송頌을 짓는 것은 오후송悟後頌이여.
깨달라가지고 지은 송이 이렇다말이여. 그 경계를, 깨달은 경계만 하드래도 이 경계를 가지고 이렇게,
“마을에서 부는 젖대 소리를 들었으며,
그 근처近處에서 새벽 종 친 종소리를 들었으며,
술취해 가지고 가다가서 그 비 떨어지는 바람에 술 깬 도리道理를 보았으며,
벌이란 놈이 휘이- 날라가서 꽃 따는 도리道理를 보았으나,”
시是 경境이 시하경是何境이냐?
이 무슨 경境이냐 그말이여.
이것이, 말을 허자니 견성見性한 경계境界, 견성見性한 학자學者가 바로 깨달은 학자가, 해탈송解脫頌이여.
해탈경계解脫境界에 앉아서 지은 글이다 그말이여.
그 해탈경계解脫境界 소식消息을 알 수가 있나 말이다.
꼭 우리는 이 도리道理를 바로 보아야 하고 바로 알아야 할턴디, 우리가 이 도리를 보지 못하고 이 도리를 알지 못했으니 시是 중생衆生이다, 우리는 중생衆生인 것이여.
중생이 아무리 그놈의 젓대소리를 들어 보았자 그 젓대소리가 그 삐삐- 부는 그 뿐이고 종소리가 꿍- 나는 뿐이지, 거기에 무슨 이치가 붙어있겠나!
허지마는 그 종소리나 젓대소리에 다가서 무슨 도리를 붙여 보아라.
천 가지 만 가지 묘리를 붙일 수록에 죽는다. 말허자면 진흙 밭에 들어간 그 진흙 구럭턱이가 얼마나 짚이 짚이 진흙구럭턱인지 그놈으데 한번 빠지면 발 내 디딜 수록에 점점 더 빠지고 점점 더 들어간다.
마찬가지다. 거다가서 중생이 아무리 묘리妙理를 다 붙여보고 또 이치를 다 떼 번지고 보고 별별 짓을 다해 보아라.
진흙 밭에 빠진 놈이 걸음 걸음이 더 빠지는 법이여.
오직 해야 '찾다가 죽는다'니.
찾다가 죽어.
'무슨 이치인가' 찾다가 죽는것이 공안법公案法이여.
참선 공안법公案이여.
여까장 말해두고. 더 하래야 할 수 없으니깐.
그 진흙 밭에 빠진 놈은 나올라고 할수록 죽네.
공안公案 역시, 화두공안話頭公案 역시 알라고 할 수록 죽으니까.
여까장 둘 수밖에 없지.
- 전강선사 법문 119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