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오선사圜悟禪師가 오시자悟侍者에게 보인다】
【圜悟禪師 示悟侍者】
원오선사圜悟禪師께서, - 원오선사는 원오극근선사圜悟克勤禪師로 대혜종고大慧宗杲스님의 스승이십니다.- 그 원오선사께서 오시자悟侍者라고 허는 시자에게 간-곡히 해주신 법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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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凡參學대범참학에,
무릇 참선수행을 함에
須實究수실구니,
모름지기 실다이 참구叅究할지니
(到絶是非하고 離得失하고 去情塵하고 脫知見한 然後에사 可以入此流矣니라.)
시비가, 시비是非를 끊고, 得失득실을 여의고, 六情육정 六塵육진을 버리고, 知見지견을 벗어버린데에 이르른 연후然後에사 가히 이 流류에 드느니라.
이 '流류'라고 허는 것은 '실實다이 참구叅究하는 류流'에 들어간다 그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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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시비是非가 끊어져야해.>
석달 동안 이렇게 지내다보면 신참 구참이 모다 섞여서 살기 때문에 옳고 그른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真實로 발심發心을 해서 정진精進을 허는 사람은, 잘하고 못하고 허는 그런 시비是非가 끊어져 버려야 하는 것이여.
<득실得失을 여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얻고 어떻게 하면 잃어버리고, -득실得失은 물질物質적인 것이나 또는 정신精神적인 것이거나 득실관계가 일어날 수가, 그런 문제가 일어날 수가 있는데- 득실得失 그러한 것에 대해서, 일절 그런데에 관심히 없어야 한다 이것입니다.
그 다음에 <정진情塵을 버려라.>
육정六情, 육식六識,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를 우리는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그 바깥 경계를 만나면 반드시 거기에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눈으로 보되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하기 때문에 보되 본 바가 없고, 귀가 열려갖고 있으니 무엇인가 말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허나, 의단, 화두話頭에 대한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하면 뭐라고 허거나 말거나 거기에 귀가 솔깃할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정六情이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만나되 전혀 화두가 동요動搖가, 잠깐도 화두를 놓쳐버리고 그런데에 솔깃허니 정신이 빠질 까닭이 없는 것이여.
그래서 정진情塵을 버려야 한다.
의식적으로 버린다기보다는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허니까 저절로 그런데에 귀가 솔깃허지 않게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탈지견脫知見이라.>
지견知見을 벗어야 한다.
앞에 말한 시비를 끊고, 득실을 여의고, 정진을 버린 것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지견知見을 벗어야 한다.
지견知見이 무엇이냐?
한철 두철 내지 삼년 오년 이렇게 선방禪房에 다니면서 정진精進을 허다 보면, 나름대로 지견知見이 생길 수가 있읍니다.
불교교리佛敎敎理에 대한 지견, 공안公案에 대한 지견, 그 지견이 확철대오廓徹大悟한 그 깨달은... 것 아니고 그 밖에 의리擬理로 얻어지는 것, 교리적敎理的으로 얻어진 것, 그런 지견은 어떠한 종류의 지견이라도 그 지견을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은 결단코 바른 깨달음을 얻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보통 ‘한 소식消息했네’ 어쨌네 그런말을 헙니다마는, 한소식이란게 무엇입니까.
확철대오廓徹大悟가 아니면, 한소식 그런 것은 스스로 거기에 빠져서는 아니 된 것입니다
앞에 시비是非에 걸려들거나 득실得失에 걸리거나 정진精塵에 걸린것은, 그까짓 것은 한생각 돌려버리면 그만이지만, 정진하다가 무슨 지견知見이 났다, 한 소식消息했다 이런 것은, 정말 조사祖師와 같은 확철대오가 아니면 절대로 스스로 거기에 머물러서는 아니되는 것입니다.
깨끗이 버려버리고, 항상 처음 화두를 탈 때와 같은 그러헌 신심信心, 그러한 분심憤心으로 화두를 잡드리 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헌 데에 이르른 연후然後에야사
실답게 정진허는 사람이라 할 수가 있느니라.
이렇게 원오극근선사가 오시자에게 간곡히 일러주신 법문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73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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圎悟禪師示悟侍者云
大凡叅學須實究 到絕是非
離得失 去情塵 脫知見 然後
可以入此流矣。
叅。
무릇 참선수행을 함에 모름지기 실다이 참구叅究할지니,
시비是非를 끊고,
得失득실을 여의고,
六情육정 六塵육진을 버리고,
知見지견을 벗어버린데에 이르른 연후然後에사
가히 이 流류에 드느니라.
참叅.
静夜長天一月孤
知音自有松風和。
고요한 밤 긴 하늘에는 한 달이 외로이 밝았는데,
알아주는 벗은 솔 바람이 있어서 화답和答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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