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唯嫌揀擇이니라. 간택揀擇을 혐의嫌疑한다.】
【唯嫌揀擇이니라. 간택揀擇을 혐의嫌疑한다.】
東湖春水綠
白鷗任浮沈
漁舟何處去
依舊宿蘆花
동호에 봄물이 푸르렀는데
백구白鷗는 물에 가라앉았다가 또 떠올랐다가.
저 멀리 뜨는 고깃배는 그 어디로 가는고?
예를 의지해서 노화蘆花에 자는구나.
- 용성龍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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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춘수록東湖春水綠이요
백구임부침白鷗任浮沈이니라
어주하처거漁舟何處去오
의구숙노화依舊宿蘆花니라
조주스님 말씀에(승찬僧璨스님 말씀),
지도至道는 무난無難이라,
지극헌 도는, 극極헌 도道는 무난無難이다.
어려운, 어려움이 없다.
응? 우리 참선, 활구참선법活句叅禪法 보담 더, 더 응? 어려운 법이 어디 있으며, 또 최고법最高法이 어디... 어디 있는가? 제일第一 가는 법法이지.
이 법은 어려움이 없다.
견성見性허기도 어렵지 않고, 공부해 들어가는 법도 어렵지 않고, 천하에 어려움이 없어.
유혐간택唯嫌揀擇이니라. 간택揀擇을 혐의嫌疑헌다.
모도 요리조리 갈려서 그 놈을 간택揀擇해서 잘 할락해서 모도 그 놈을 응? 포장을 헐라고 헌다 그말이여.
요새 모도 현대 길 포장 한다, 무슨 그런 문자처럼.
길을 처음에 내 가지고는 막 내 노니까, 어디... 거 뭐 길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비가 오면은 그만 물꾸렁텅이고, 이거 돌 천지고, 뭐 그것 될 수 있나, 질(길)이? 아무 것도 아니지?
포장을 해 놔사 그 길이 되아서 고속도로 같이 번쩍 번쩍허니 마음대로 그저 그만 차도 가고 사람도 오고.
그와 같애서,
지도至道는 무난無難이다, 지극헌 도는 어려움이 없어.
유혐간택唯嫌揀擇이여, 간택揀擇을 혐의嫌疑한다.
요리조리 모도 간택揀擇해서 그 놈을 잘할라고 모도 갈려서 야단친 것을 혐의嫌疑혀.
도道 도, 도道라는 건 ‘질(길)’이라는 건 그건 처음에 길 내 놓면은 그놈 포장하고 별짓 다 하고, 도는 저, 세상에 가는 길은 도道는 그러허지마는,
우리 참선허는 이 대도大道 이 도道는 -그거도 길 도道자여. 도道는 마찬가지지- 이 도道는 간택揀擇이 없어. 뭐 포장하고 무슨 뭐 간택하고 뭐 그런 것이 없어.
그 도道와는 달러, 그 길 도道자字는 마찬가진디.
그러면은 그 무슨 의미意味인고?
그 얼른 들으면 그 의미가 알 수 없지?
지극헌 도는 어려움이 없는데 간택을 혐의한다.
요리조리 모도 따지고, 간택하고, 옳은가 그른가, 모도 이... 뭘 찾는 것 그것을, 그것은 못쓴다 그말이여.
알아듣기 쉽게 말하자면.
그런 것은 안 된다 그말이여, 간택을 혐의한다는 것은.
응? 듣기가, 그 잘못 들으면 그 잘 안되지.
그건 그렇게 허면 안 된다 그말이여.
왜 그러냐?
활구법이라는 것은,
그저 '개가 불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무無'
'무無'
'어째서 무無라고 했는고?'
‘알 수 없는 것 하나뿐’인데 무슨 간택을 혀. 거다가. 뿐, ‘뿐’이라는 소리도 거 소용없는 소리지.
'어째서 무無락 했는고?'
어째서 '서'자字 까장 넣을 것도 없어.
'어째 무無락 했는고?' '무無!' 무無 하나뿐이다.
무無 하나뿐인디 잘 잘못이 뭐가 있어? 잘못 일렀니, 잘 일렀느니, 뭣을 일렀느니, 유有를 일렀느니, 무無를 일렀느니, 뭐 그런 것이 있나?
뭐 분석 해석 거다 붙일 것이, 무엇을 잘... 잘을 붙일 것이여? 무엇을 뗄 것이며?
뭐 다시는 그 뿐인데.
'무無!'
아! 그러면은 불법 근본도리가 천하없는 본래 무無를 일르고, 무슨 뭐 무무無無도 역무亦無를 일러놓고, 무슨 뭐 불견佛見 법견法見까장 다 떼고 일러놓고, 유有도 무無도 비유非有 비무非無도 아닌 것을 다 여의어 버리고 일러놓고, 그런 것이 아니거든?
만약 그런 것을 떼고 여의고 붙일 것, 붙일 것 같으면은 뭣 헐라고 거다가서 무슨 응?
떼, 떼느니 여의느니 뭣을, 거 없어.
다만 무無여.
'조주는 어째 무無?'뿐이여.
알 수 없는 무無 하나뿐이여.
그 도리가 거기 있으니 나오지 안 나올 이치가 없어.
그런지, 그런디 그 조주 무無라고 헌 그 도리가 무슨 광명체光明体가 나오고, 무슨 모양다리가 나오고, 무슨 유무有無가 나오고, 무슨 비무非無가 비유非有가 나오고, 그런 것이 아니여.
그런 것이 그래 뭐 공연히 해보다가 깜깜하다고, 뭘 모른다고, 아는 게 없다고.
훤허니 그 뭐 백만사百萬事를 다 아는 것이 법法일 것인가? 그 아는 것이 법일 것 같으며는 뭐 세상 요술 같은 것 모두 가르켜 가지고 알게 맨들지 뭐.
점, 점쳐서 알게 맨들지. 점, 점쟁이도 다 아는 것이고. 요새 봉사도 글 손으로 짚어보고 글, 글을 다 안다는구만. 그런 것이나 그것도 뭐 참선법이게?
그 뭐 뭐 천하사를 뭐 채, 책을 굉장허게 많이 쟁여놓고는 그 책에 가서 뭐 글자는 아니라는구만? 모두 뭐 뭐 오달, 오돌톨헌 것이 있어 가지고 요렇게 만져보고 다... 안 만져보고도 알아야지.
또 안 만져보고 알면 뭣혀? 화禍의 문門인데.
선법禪法은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無여.
무無면 '조주는 어째서 무無라 했는고?'
'어째 무無?’
무無 뿐이여.
그러면 어디 그, 무슨 간택이 있어야지? 거가 간택이 있어야 무슨, 간택을 혐의한다 그말이여. 간택 말아라 그말이여. 무無 뿐인디. 알 수 없는 것 뿐인디.
이뭣고도 그렇지. 이뭣고도 “이뭣고?”
알 수 없는 놈 하나.
참 부지일자不知一字 묘妙의 문門이다.
그밖에 더 있어?
동호東湖에 춘수록春水綠허니,
동호에 봄물이 푸르렀는디, 봄물이 퍼러이.
추수는, 춘수春水는 만사택滿四澤으로 동호東湖에 물이 꽉 차서 그 물빛이 퍼렇다 그말이여. 그 물빛 푸, 푸르지 무슨 뭐.
물빛은 푸르니까 푸르다고 헌 거여.
거다 의, 의미를 그 해석을 붙이지 말란 말이여.
봄물은 퍼렇지. 퍼런 밖에 뭐가 있나?
백구白鷗는 임부침任浮沈이로구나,
백구白鷗는 아! 백구 흰놈, 흰 백구란 놈은 물에 앉, 가라앉았다가 또 떠올랐다가 백구임부침白鷗任浮沈이여. 거다 무엇을 붙일 건가?
무엇을 붙이고 보지 말란 말이여.
그 모두가 응? 모두가 개중도리箇中道理지. 이 가운데 도리지. 뭐 다른 도리가 무엇이 있겄나 그말이여.
어주漁舟는 숙노화냐(何處去냐)?
고깃배는, 고깃배는 하처何處로 가느냐?
저 멀리 뜨는 배는 그 어디로 가는고?
의구숙노화依舊宿蘆花로구나.
예를 의지해서 노화蘆花에 자는구나.
그건 가다가 그 노화꽃 갓에 그 갈대꽃 모도 핀 바닷가에 거 잔다 그말이여.
그 무슨 의미를 붙일 것인가? 거다가 뭐 의미를 갖다가서 해석해서 볼 것인가?
———
이 입 껍데기로 조주趙州가 '무無!' 허는 그 도리를, 조주선趙州禪을, 입 껍데기로 돌아 비출진댄,
입으로만 '무無' '무無'헌다 그말이여.
'무無' '무無' 입 껍데기로만 '무無' '무無'혀. 거그 까닭이 많이 있지.
아무 의단疑團은 없이, 알 수 없는 의심은 없이, 그만 '무無''무無'만 허고 앉었다. 그 뭣 헐거여.
거! 그 도무지 알 수 없는 무無다.
입 껍데기로만 '무無' '무無'허고 있을진대는,
타일他日에 끽철봉喫鐵棒하리라.
다른 날에 쇠방망치를 씹으리라.
견성見性은 꿈에도 못헐 터이니, 조주 무無 도리道理는 꿈에도 깨닫지 못할 터이니, 거 중생소견衆生所見 그대로, 입 껍데기로만 '무無' '무無' 허고, 이뭣고만 '이뭣고?' '이뭣고?' 껍데기만 하지, 알 수 없는 의심을 갖추지 못허면은 그 뭐, 거 뭐여 거? 아무 것도 아니지.
앉어서 그만 '무' '무' 허다가 잠이나 자고,
'이뭣고' 허다가 잠이나 자고, 성래惺來하면은, 깨어나면은 또 호사망胡思妄, 응? 망상妄想이나,
-호사망상胡思妄想이란 것은, 그 크... 큰 망상을 들이 끄집어 일으켜 가지고는 허는 것이여.
세상 모도 그저, 명예 권리나 세상에 모도 그저, 응? 그 동안 해 나오던 살림살이나, 뭐 이런 것을 한 번 호사胡思, 크게 생각을 해서 망상妄想으로 그만, 잠자다가, 호사망상胡思妄想허다... 큰 망상을 내다가, 덤덤허니 '무無' '무無'허다가 '이뭣고'만 허다가-
입으로만 참선, 입 참선만 하면 뭣혀.
또 좌착坐着, 앉은 참선만 허면 뭣혀.
앉었는 것이 그거 참선이여? 가만히 앉었다고 참선이여? 그 가만히 앉었는 앉은뱅이는 평생 참선이겠네?
그것도 못쓴다 그말이여.
앉어서 자리만 착著해도 못쓰고, 서서 또 참선叅禪헌다고 밤낮 댕기기만 하면 그것이 선禪이여?
서나 앉으나 누우나 일체처一切處에 그... 그 참말로 그 해나가는 그 참선법, 참선법 다루는 법, 화두를 턱 거각擧覺하는 법法. 그 법이 뭣이냐?
도무지 거다가서 응?
지도至道는 무난無難이니,
참 참선허는 법은 어려움이 없어.
유혐간택唯嫌揀擇이여,
간택을 혐의한다. 간택 말아라.
옳냐?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옳게 헌 것이냐? 글케 한 것이냐?
고것을 붙이지 말아라.
'개가 불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무無'했으니, '어째서 무無라 했는고?'허면,
'어째서 무無', 있단 말도 아니요, 없다, 있는 것을 말헌 것도 아니요, 없는 걸 말헌 것도 아니요, 있고 없는 놈을 말헌 것도 아니요, 참으로 없는 놈을 말헌 것도 아니요, 뭐 일체 뭐 정... 응... 정량情量, 뭐 사량思量 분별分別 뭐, 여하약하如何若何 진리眞理, 이치理致 도무지 밖에, 아무 응? 그 밖에, 다만 무無 했으니 그 조주 무無란 도리道理는 무슨 도리냐?
'어째 무無?'해도 그 아무 일 없는 것이다 그말이여.
거가 무엇이 붙어?
‘없다’고 찾으면 뭣이 그리 그 옳게 붙으며, 무無라고 찾으면 못, 못 쓸 게 무엇이 있을까마는, 중생의 상량商量 사념邪念으로써 못쓰게 된다 그말이여.
있는... 있다고 헌 것이 불성佛性이 있다 했는데, 조주는 어째서 '없다' 했는고? 요것이 옳다.
뭐 지나支那 중국말은 '무無!'헌 것이 한국말로 '없다'했으니 없다고 찾는 것이 옳지, 거다가 일체 유무지견有無知見을 붙이지 않고 찾아? 그 잘못된 것이다. 또 잘못을 붙이네. 거, 다 저만 속는 것이여. 잘 들어야 되아.
무無도 응, 그대로 응? 견성성불見性成佛 도리道理면은 없다는 놈도 견성성불 도리요, 있다는 놈도 견성성불 도리요.
내가 그 어디 그 설법해 논디 그 있지?
농부가 쟁기를 짊어지고 논 갈러 가는 것도 시법是法이면, 여자가 호미를 들고 밭 매러 가는 것도 시법是法일 것이다 그말이여.
농부가 쟁기 지러 가는 것도 비법非法이면, 법이 아니면, 여자가 호미 들고 밭 매러 가는 것도 비법非法일 것이다 그말이여.
- 전강선사 법문 499번(무자십절목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