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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소유無所有의 풍부豐富함】

이 뭣고? 2020. 4. 5. 13:59

 

【이 무소유無所有의 풍부豐富함】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이다.
한, 한 산을 넘으니 그 산 밖에 또 산이 있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이다.
산에 뭉게뭉게 일어나는 구름처럼, 바다에 휘향창 밝은 하염없는 달빛처럼 그렇게 끝없는 말을 다 허지만, 끝내 허고자 하는 한 마디는 표현을 헐 길이 없구나.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이여.
한 물견도 없는 가운데에 한량없는 모든 것... 모든 보배가 그 속에 다 갖추어져있구나.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臺다.
꽃이 있고 밝은 달이 있으며 또한 누각樓閣이 있구나.


이것이 내 집이다. 이것이 내 뜨락이다. 이것... ‘내 것이다’ 허고 생각 허면 그 담 안에 밲에는 자기 것이 아니지만, ‘내 집’이라는 생각도 버려버리고 ‘이것이 내 뜨락’이라는 생각도 다 버려버리고 문 밖에 나가면 온 그 아름답게 피고 지는 꽃이 그 동... 산과 들에 피고지는 모든 자연에 꽃들이 그것이 다 내 꽃이요, 저 허공에 휘향창 밝은 달은 그것이 바로 내의, 나, 내가 즐길 수 있는 나의 달이요, 저 이 절벽위에 서 있는 저 누각은 그것이 누구의 주인인 것...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내가 거기서 오락가락 즐기면 그것이 바로 내 것이다 그 말이여.

‘내 것이다’ 하고 탁! 국집局執을 하고 한계限界를 정定하면 그밖에 것은 전부가 내 것이 아니지만, ‘내 것’이라 허는 국집局執을 떠나버리면 천하天下의 모든 것이 자기自己것인거여.

이것이 바로 무일물, 무일물無一物인 가운데에 바로 무진장, 무진장無盡藏이다.
이것이 바로 무소유無所有 ‘내것이라고 허는 소유가 없으면’, 등기상으로는 아무것도 자기 땅 한 뙤기가 없고 집 한 칸이 없지만, 천하가 다 자기 것이여.

정말 이... 이 무소유無所有에 그 풍부豐富함.
이것은 참선叅禪을 험으로써 ‘내’ 라고 허는 아집我執, ‘내’ 라고 허는 아상我相, 아만我慢, 그러헌 이 그것이 녹아져버리면 전부가 다 정말 나에 소유所有요, 모든 사람이 다 나에 가족이요 모든 것이 다 나의... 내 몸이 되는 것이다 그 말이여.

 

- 송담선사 법문 362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