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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산시 유정상인 2】

이 뭣고? 2019. 7. 22. 12:47

【몽산시 유정상인 2】

통곡사금궐痛哭辭金闕이다
천변백일침天邊白日沈이니라
수지삼척토誰知三尺土가
매각아전신埋却我全身고


통곡사금궐痛哭辭金闕이다.
금궐金闕을 이별헐 때 통곡 안 할 수가 없다.
아무리 무슨 임금이라도, 뭐 천하없는 부귀라도 안 내버릴 수가 없으니 다 내버리고 죽으러 가는 길 뿐인디 통곡 안 할 수가 없어.
우리 인생이라는 것이 이것 산다고 해 봤던들 필경 통곡밲에는 없다 그말이여. 대성 통곡이여. 보통 통곡이 아니여. 이것 뭐 몸뚱이 이녀러 것 그... 그 허망하기가 세상에 원, 몸띵이에 모도 부속, 부속물건인디 몸띵이에 모도 부속된 물건인디 이 몸뚱이도 무너지는디, 무엇이 모도 아, 견고헌 것이 있어? 이 몸뚱이 내버릴 때에는 다 내버린다 그말이여.

천만, 천변백일침天邊白日沈이다.
이 백일白日 하, 하늘에 갔다 왔다 해주는 이 백일白日만 속절없이 잇, 보내버려. 이 몸뚱이 그것 가지고 나와서 죄만 퍼 지으면서 백일白日만 속절없이 모도 그만 허송해 부러.
아무 씨잘데없이, 뭐 뭐 뭐 뭣혀? 세상에 부귀를 한들 부귀 그놈이, 아 그거 한 그것 뭐 햇수로 넉넉히 한, 한정 헌다면은 그 한 칠팔 십년 그런데, 어디 칠팔 십년이 누가 그렇게 칠팔 십년 다 사는가? 모도 그 안에 다 내던져 버리지. 다 무너져 버리고.
이렇게 허망하고 무상한 놈의 몸띵이 이걸 가지고 칠팔 십년을 설사 부귀영화富貴榮華를 허고 지위만능地位萬能으로 산다한들 그거 그 뭐여? 마지막 내버리고 응? 이놈 몸뚱이 내버리고 통곡하고 돌아서는 놈의 인생이, 아 그러고, 그러고 말면 헌디 이 몸뚱이 하나 가지고 살다가 통곡허고 한 번 우, 대, 대성통곡大聲痛哭하고 그 마쳐 버리면 그만 뭐 그 무슨 토목 와석처럼 뭔 끝도 뭣도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아무 무정無情처럼 그래 버리면은 아무 관계없지마는, 어디 그 무정처럼 그런가?
참말로 이 몸 주인 이 몸을 끌고 댕기는 주인공, 그 주인은 그대로 있는데, 어디 전생이 있고, 어디 금생이 있고, 후생이 있나? 삼아승지겁三阿僧祗劫이 다 뭐 이, 그만 금今이지. 오늘이지. 삼아, 삼아승지三阿僧祗라는 것은 숫자로 세아릴 수 없는 역사 없는 과거 현재 미래를 다 들어서 삼아승지겁인디, 아승, 삼아승지겁 겁 전前에는 또 처음이 있으며, 겁 후後는 뭔 후가 있나? 역사가 있어야지. 항상 있는 소소영영昭昭靈靈한 주인공主人公 내가 나는 그대로 있는디 뭐.
아 그대로 있는 주인공을 좀 어떻게 하든지 닦아 봐야지, 바로 깨달라 봐야지, 찾아 알아 봐야지, 내비두어 번지고는 그만 세상에 와서 부귀니 무슨 공명이니 무슨 지위니 권리니 요따구 놈의 디 빠져 가지고는 죄업罪業만 잔뜩 퍼지어 놓고는, 그 신세는 어떻게 혀? 그 주인공主人公 내 참말로 내, 내 나는 어떻게 헐 거여?
그 주인공을 좀 잘 그 앞길을 잘 닦아서 훌륭하게 닦아서 생사해탈을 시켜 놓던지 응? 참말로 불생불멸不生不滅본, 본, 본구저대각本具底大覺을 이루어 놓던지 아 뭔 까닭이 있어야 할텐디, 이렇게 그만 속절없이 백일白日만 허송虛送해 번지고,

수지삼척토誰知三尺土가 누가 이 서, 석자 한 서너 자 되는 땅이,

매각아전신埋却我全身고.
내 몸뚱이 갖다 파묻어 버릴 줄을 알았으리요. 알았, 아, 알 거냐? 뭐 누구나 다 아지마는 그건 뭐 생각지도 않지. 모도 갖다 그저 파고 그저 그만 무덤 하나 묻어버리고 말지. 요까짓 놈의 세상을 이렇게 허망하게 이렇게 살아버리고 말 것인가? 참으로 그, 참 삶이 있고, 참 해탈이 있고, 불생불멸 본각이 있고, 생사해탈이 있는 아! 우리 부처님의 정법, 이 문중에 들어와서 한 번 도를 닦아야지.
도를 닦을 것 같으면은 참말로 도학자가 되어야 하고, 도학자의 행을 가져야 하지.
그저 그만 일생 괴각, 괴각질이나, 괴각이라는 것은 괴 괴 괴 굉이 뿔따군디, 천하에 못 쓸 게 괴각이여. 여기 여, 여 가도 그저 괴각질, 저 가도 괴각질, 공연히 씨잘데없이 응? 그 괴각이나 부리면서 왔다 갔다 왔다 갔다 그런 행동을 허고 나도 닦지 못허면서 대중까장 요란하게 맨들고 그래 쓸 것인가? 그렇게 한 법이 있어?
백장스님의 청규법이라든지, 석교스님이 법이라든지, 과거에 법, 도 닦아 나온 스님네의 그 무섭고 엄한 규칙을 다 들어봐도 알고, 다 알겄지?
도학자가 되았으면은 벌써 그것부텀 알아 가지고 청정한 대중에 규칙부텀 지켜 가지고 도학을, 도학군자, 도를 잘 닦아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은 일생에 그, 죄만 지어 응? 무위 한번 모도 응? 넘까장 해롭게 만들고 되지, 되지 않는 법이란 말이여. 그런 법이?


—————————



​​각요화두要話頭가 현전現前해야,
문득 화두가 현전헌걸 요구 혀. 화두 없는 법이 없어.
우리 활구문중에는 화두법 밖에 없거든.
여태까장 내가 해 나와 설해 나오지마는, 화두가 아니면은, 천 칠백 공안 화두가 아니면은 견성법이 아니면은 해탈한 법이 없어. 아무리 깨달을락 해도 깨달은 법이 없어. 사구死句라 하는 것은 깨달은 법이 없거든.

어떤 것이 사구냐?
이치길이 있다. 말 길이 모도 있어. 해석할 길이 있고, 분석할 길이 있고, 뭐 허공이다, 허공도 없는 응? 참말로 진공이다, 진공도 아니다, 무슨 뭐 말 길도 끊어지고, 언어도단, 언어도단이다, 뭐 무, 무 언어 동작이 언어 동작도 없다, 뭐가 있나?
일물도 부중인디 한 물건도 맞지 않는디, 한 물건도 맞지 않는 곳에 가서 뭐라고 불러 지어놓을 거냐?
막도무사이호타. 일 없다고 이, 이르지 않는 게 좋다.
아 그러면은 응, 일 없다고 막도무사이호타 한 물건도 없단 말도 안 해야 허, 헌다 그말이여.
한 물건도 없는 곳을 뭘라고 한 물건도 없다 하노?
없다고 말까장도 없어야 겄다. 뭘라고 말 허노?
뭐 허공虛空이니, 무슨 뭐 비허공非虛空이니, 그건 뭘라고 거다 갖다 붙여 놔.

허! 고래놓으면은 고것이 거 모도 공견空見이여. 공견.
공견이여. 아무리 떼고 아무리 여의어도 공견 밖에 안되아. 공을 열 댓개를 떼고 백천만개를 떼도 도로 공밖에는 안되아.
고런 걸 가지고서는 견성이니 거다가서 무슨 뭐 관이니, 관법觀法이 무엇이여? 관이 그게 되나? 중생관이 되어야지. 파리가, 중생관이라는 것은 똑 태말충, 태말충이란 건 파리여. 파리 같은 거여.
파리 같은 놈 파리 그놈이 여기 날려 놓면 저가 붙고, 저기 날려 놓면 여가 붙고, 안 붙는 디가 없어.
안 붙는 데가 없지마는 불꽃, 불에는 못 붙거든.
불에는 붙들 못혀.
파리와 같에서 파리 그놈이 일체처에 다 붙는디 뜨거운 끓는 물이나 불에는 못 붙어. 끓는 물이나 불이라는 것은 그건 도무지 붙을 수 없다 그말이여. 응, 그, 끓는 물과 불은 반야, 반야광이여. 화두여.

화두 하나 그놈 응? 화, 그 천하없는 것을 분석하고 천하없는 것을 거다가 디 때려, 때려 붙여놔도 소용없다 그말이여. 파리 못 붙는 거와 같여. 붙들 못혀. 해석이 붙덜 못혀. 파리가 불꽃에 못 붙듯기 붙들 못혀.
무엇을 붙이냐 그말이여.
응 화두에는 별 수 없이, 그러니까 의단독로疑團獨露여. 의심 하나 밖에는 없어. 알 수 없는 의단독로다.
이러헌 화두가 현전허기를 요구헐 것이니라.
꼭 공부허는 사람이 이것을 요구치 않을 것 같으면, 화두 없이 어떻게 혀. 화두 없이 아무리 앉어 보지.
아무리 앉어 뭘 관觀해 보지. 그 관이 그게 무슨 관인고?


막작시관莫作是觀하라.
이와 같은 관을 말아라. 되들 않는 것이여.


대의지하大疑之下에 필유대오必有大悟다.
크게 의심한디 크게 깨달른 법이여.


불의언구不疑言句가 시위대병是爲大病이다.
언구를 의심 않는 것이 제일 큰 병이여.
그거 보다 큰 병은 없다 그말이여.
그러니 다만 학자가 참으로 도 닦는 법이라는 것은, 이것이 이 화두가 요 묘妙여.
화두 하나 딱- 알 수 없는 화두다.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作是祖師西來意인고?
어떤 게 조사서래의냐?
판치생모板齒生毛니라. 판때기 이빨 털 났느니라.
이것 참 해석 헐 수 없지. 그 뭔 소리냔 말이여.
도대체 말이 맞아야지.
원 우, 응? 우에도 안 맞고 아래도 안 맞고 무슨 가운데도 안 맞고 엇다 떼 봐도 떼 붙여도 안 맞아.
똑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에 꽉 맞는 놈인데, 뻘로 그 응? 판치생모니라 한 게 아니여. 어디 그렇게 할 수가 있나?
그 역대, 삼세제불과 역대조사가 모도 차츰 차츰 깨달라서 상전해서 내려와 이렇게 전통해서 내려온 우리 부처님의 정법, 이 생사해탈법인디 아무 때나 해 논 말이여 그것이? 그런디 나 혼자 들어와서 공연히 공부한닥 하다가선 그만 뭣이 나온다고 나온 거 하나 관해 가지고 뭐 그걸 보고 앉었으면 그것 쓸 것이냐 그말이여?
참 천겁 만겁에 큰일나지. 불의언구不疑言句라니!
언구 의심 어, 의심 없는 것이 그거 참선 아니여.
대의단이여. 응, 대청정신 큰 청정헌 신이 있어야 하고, 대분심大憤心이, 큰 분심이 있어야 하고, 대의정大疑情이, 큰 의심이 있어야 한다 그말이여.
의심 없이 화두를 해서는 큰일나지.
제일 가는 병이라, 병이여 그것이. 병중에는 막과여.

화두가 현전헐 때,
​불가탐정不可貪定이 이망화두而忘話頭니라.
저, 화두가 딱- 나타나서 알 수 없는 놈이 독로 되거들랑, 눈앞에 척- 나타나거들랑, 그건 그 나타난 화두야 뭐 눈을 감든지 뜨든지 무슨 뭐 육안직을 가지고 말헌 것이 아니라, 그 관 심관 응? 심 마음으로 관도 있고 그 뭐, 뭐 똑같지. 뭐 뭐 별 거 있나? 헌디,
그 화두가 현전現前헐 때에는 정定이 있어, 정이.
정이라는 건 정할 정定자, 꽉 정해지는 정이 있어.
정을 그놈을 탐하고 화두를 잊어버려서는 못쓴다.
그것 그걸 잘 알아들어야 되아.
화두 없고, 의단 없고, 정만 관하고 있으면은 그것이 내나해야 그 뭘 관허고 있는 것이여. 큰일나지.

멸진정관滅盡定觀도 있고 관이 여러 가지 있어.
멸진정관滅盡定觀이라는 것은 일체가 다 붙들 못허고 일체가 아무 것도 없어. 내나해야 아까 앞에 말하던 뭐 백, 백, 뭐 공자를 백을 붙이고 천공, 천자를 붙여 논, 붙인다 한들 그거 공空 아니여.
그까짓 공, 공을 관허고 있으면 뭣이여? 그런 것 관하고 있으면은 그것 안되아. 생, 억만 겁 가도 미륵하생까장 가도 깨닫는 법이 없고 각覺이 없어.
우리 부처님의 법은 우리 부처님의 정법은 꼭 각이거든. 지知가 아니여. 아무리 알았다 아는 것 가지고는 소용없어. 지지일자知之一字가 중화지문衆禍之門이지.
아는 것이 중화衆禍의 문이지. 그게 아니거든!
허니 꼭 깨달라야 한다 그말이여. 그 진묘眞妙를 깨달라야 혀.

진묘, 내가 나를 깨달라야 혀.
견성성불이여. 견성해서 성불허는 법이여. 그렇찮어?
우리 부처님의 법은 견성성불법이다 그말이여. 그것 내놓고 없어.
아 견성 성을, 성품을 깨달라 가지고는 부처 되아버리면은 생사 없는 법인데, 그 뭔 법이 거가 있냐 이말이여.
간단혀.
그런데 뭐 해 들어가다가 화두도 없고 그만 뭐 하나 나온 걸 내가 관허고 앉았으면 될 것이여?
세계가 광명이면 뭣하며, 광명 속에 들어앉아 있으면 뭣이여 그것이? 뭐 뭐 광명이 그것이 법인가?

정定을 떡 만약 관觀하고서 화두를 잊어버리면 알 수 없는 의심을 관허지 아니하면, 의심을 독로헌 의심을 떡 관해야지, 정을 관해서는 못쓴다 그말이여.
정은 관하거나 있거나 말거나 내비두어 번지고 화두만 관하거든.
화두만 현전現前허면 정이라는 건 따라 와서 의심이 독로헌 디 가서는 정이 없을수, 그대로 정이 갖춰져 있는 것이여.
마음이 그 중생 분별심이 사량 계교심이 일어날 곳이 없고, 어디 붙을 곳이 없는 것이여.
이게... 화두헐 때는 제일 묘한 것이 항상 의단독로를 갖춰야 혀. 의단이 독로허게 갖춰라.

​망즉낙공忘則落空이다.
그 화두를 관허지 않고, 그 화두 관허라는 것이여.
다 관개무자여 관, 관개도개무자컨덴 다 그래놓았지.
화두를 관허라고 했지. 의심을 허라는 것도 아니여.
화두를 가만히 관觀허는 것이, 거 뭘 관하느냐?
알 수 없는 것을 관하는 거여. 그것이 의심이여.
알 수 없는 걸 관한다 그말이여. 그 관에 가서 딴 것이 있으면은 뭣 하나가 나, 관觀이 보이는 것이 나타난 것이 딴 것이 뭣이 있어서 의심 없, 의심이 없으면은 낙공거落空去니라. 공에 떨어져 버리느니라.
이게 낙공외도거든.

​반피미정反被迷定하야,
그 미정에 가서 그 정미(定迷)여. 정, 정에 가서 미(迷)해 버려. 그 그 관에 가서, 화두 없는 관에 미(迷)해 버린다 그말이여, 공에 떨어져.

무유묘오無有妙悟다,
묘오가 있지 못허고. ​무유시처無有是處다.
이건 옳지 못혀. 된 법이 없어.

정중定中에 득력得力이 이易다.
정중에 득력이 이易다.
정중은 망상 없는 것이 딱 정해 버렸으니까 망이 없어.
망妄이 일어나고 멸하는 것이 없어.
항상 중생이라는 것은 중생심이라는 것은 일어나지 안 하면 멸하고, 멸허지 않으면 일어나고, 밤낮, 밤낮 이건 기멸起滅이 있어. 그 일어나고 멸하는 놈이 없어야사 정定인데, 그 정 가운데는 이호이 화두가 들어있어.
알 수 없는 화두가 들어있어야 그게 옳은 정이고, 화두가 온전히 알 수 없는 의단이 독로해야 그것이 정定이지, 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말이여.
그래 언제거나 화두헐 때에는 이것을 조심해야 되아.
화두가 없어져 번지고 고요헌 디가 떨어져 쟁겨 있어 그럴 수가 많거든. 그거, 그거 안되아.
아무짝에도 못쓰는 공부여.

각요성성불매要惺惺不昧니라.
화두가 온당하게 의심이 일어나거들랑 깨끗 깨끗이 해서 화두하나 안 매昧하기를 요구할 것이다.
어째서 판치새, 판치생모板齒生毛라고 했는고?
판, 판치생모?
깨닫기도 기다리지 말어. 깨달을락 하면 벌써 그 기다리는 마음이 벌써 거가서 찡겨 있으면은 그것이 틈사구니가 생겨서 화두에 못 쓸 잡독이 들어온다 그말이여.
‘어째 그거 아무 도무지 해봐도 응? 이 모냥인고? 항상 이 모양이여? 깨달은, 깨달라진 것도 없고, 보인 것도 없고, 깜깜허니, 아 알 수 없, 알 수 없는 것만 밤낮 보라고 하니, 이것 뭐여?’ 그러지 말라 그말이여.
알 수 없는 놈이 아니면은 중생 번뇌, 번뇌양이 번뇌 그 망상이 그 꺼진 법도 없고, 멸헌 법도 없고, 밤낮 일어나는 것이여.
될 수 있으면 의단독로를 갖추어야사 그거 거기에는 그 망妄이... 망념妄念이 붙들 못하고 들어 오들 못허고 일어나는 곳도 없지.
그러니 깨끗 깨끗이 매昧하지 않기를 요구할 것이니라.

그렇게 해 나간 가운데에,
홀유일체호악경계忽有一切好惡境界가 현전現前커든, 그렇게 깨끗이 해 나가다가도 홀연히 대지가 빠지면 수, 빠진 수도 있고, 대지가 그만 큰 공이 되아 가지고서는 그만 응? 퉁 비어 버리고, 그만 일을, 광명이 콱 차기도 허고, 별별 선악 좋은 경계 나쁜 경계가 다 나타날 수가 있다 그말이여? 그런 경계가 오거든? 공부해 들어갈 것 같으면?

​허든 도불요관타都不要管他니라.
그러헌 경계 나타나는 것을 아주 그것은 무서워해라.
그까짓 거 간섭, 관계허지 말아라.
추호도 관계허지 말어라. 그대로 두어 버려라.
그 나온 거 나타난 것 제 나타났지 뭣 할 것이냐?
네 깨닫지 못한 중생의 심리 가운데에 밤낮 과거 전생으로부터서 오늘날까장 오면서 만날 육근, 육근 육식이 그 모도 퍼 일어나면서 무슨 경계가 안 나타나느냐? 그까짓 경계가 뭣 할 것이냐?
경계와 모양은 상견이요, 빛깔은 사견인데, 상견 사견에 떨어지면 뭣 할 꺼냐? 절대 그건 관계치 말아라.

​화두(話頭)가 분효(分曉)하야사,
화두 하나만 분명히 알 수 없는 의단만 하나 나와, 나와야사,

​​​​홀연숙청경계(숙홀경계忽境界)가 자청自淸,
그만 그까진 경계 나타난 놈 뭐 앞에 아까 그 모도 허공대지 별 것 나타난 것이 숙청 되아버려.
아무 것도 없다, 화두만 딱 가서 관해 버리면.
아무 것도 거그는 없어. 그만 자청自淸하다.

​허니 화두를 항상 할 때에(기정지시起定之時에)는 완완동신緩緩動身해라.
급하게도 말고 늘어지게도 말고 거문고 팅기듯기, 거문고 줄 고르듯기 그렇게 완완동신을 해서 두수정신抖擻精神 정신을 챙겨서 급해도 못쓰고 늘어져도 못쓰고 그렇게 정성각기를 해라. 각기 정념을 해라.

그래서 그 항상 화두정話頭定을 보지保持해라.
화두정 화두, 화두정話頭定이래야 하지, 화두 없는 정은 미정 못써. 큰일난다 그말이여.
화두정을 보지를 해라. 보호해서 가져라.

그놈 뭐 가져 가지고는,
어동용중於動用中 보지득화두保持得話頭해야,
동용 가운데에 화두를 보존해서 가져. 동용 가운데, 일어나나, 앉으나, 서나, 누우나, 그놈으로써 평생 하면 어째? 평생 못 깨달으면 어째?
화두를 못 깨다, 못 깨닫드래도 그렇게 의단독로만 갖추어 나가는 화두는 그건 참! 활구화두라! 활구서, 활구학자라! 활구 대학자, 반야학자라!
그 반야학자는 화두만 그렇게 해나가는 학자는 염라대왕도 소용없고, 염라대왕도 그만 방추를 놓아번지고 절을 허고, 제석천주도 그 앞에 와서는 그만 항복을 해버리고, 제석천주의 그렇게 권위가 장하지마는 이 욕계천 이 사바세계에 화두 해나가는 선학자, 그 학자 밖에는 존중헌 이가 없어.
그 반야학자, 반야학자한테는 염라대왕도 소용없고, 천하없는 죄도 과거에 천만 겁 중에 아무리 퍼지어 논 죄도 소용 하나 없네. 없어 그 당장 없어. 그 자리 가서 죄가 뭐, 죄업 받고 없어.
아 그거 뭐 성불허나 마찬가진디 왜 그 좋은 화두를 내던져번지고, 그 딴 짓, 내가 없는 말혀? 이거 여여 모도 고인네의 이렇게 설해 놓은 말 고대로 내가 설한 거지.
내가 지어서 헌가?

​유의有疑 제사(시)提니라.
꼭 의심이 있는 의심도리만 잡드리 해서 항상 응?
보호를 할 것이니라.
그놈 아니면 안돼.
그놈 아니면 활구 아니면 견성할 도리가 없어.
생사 없는 도리를 증득證得할 수가 없어.
그 증득이지. 증證해 얻어야지. 그것 조끔 깨달라 가지고 알아 가지고 깨달라 가지고만 말아도 그 오悟만 해 가지고도 안 되는 것이여.
이래 화두를 그렇게 평생 못 깨닫고 의단독로만 다루드래도 고렇게만 철저히 해 나갈 것 같으면, 화두와 그만 오후悟後에 깨달라 가지고 보림保任과 한몫 겸해 버렸네?
그게 겸한 것이여 그것이.
그래 화두를 그렇게 일생 정력껏 잘해 놓으면 그것 그렇게 그대로 보림保任이여. 보림해서 깨달으면 그만 돈오돈수頓悟頓修가 한몫 되아버려. 돈오돈증頓悟頓證이 되아버려.
깨달라 가지고 오후에 또 수증修證헐 것이 없어.
그거 돈오돈수頓悟頓修지. 한몫 깨달라 가지고는 한몫 증해 버렸지. 이런 것이여.
그러니 화두 하나 응? 온당하게 안된 것만 응? 그것만 항상 응, 학자가 응, 염려를 해야 하는 것이고, 화두를 어쨌든지 독로獨露해야 하는 것이지 그밖에는 안 된다 그말이여.

헌디다가 ​불용력不用力이니라.
힘을 쓰지 마라. 어째서 판때기 털났, 어째서 판치생모라고 했는고? 그래 힘을 자꾸 쓰지 말라 그말이여.
힘을 쓰면은 한 번 혀, 두 번 혀, 자꾸 힘든 바람에 힘이 든 바람에 거가서 모도 그만 피 혈기가 응해 가지고 뭉쳐 가지고는 모도 체증 병도 생기고 모도 혈압 병도 생기고 여러 가지 병이 생겨 못쓰니까.
평생 헐 것을 갖다가, 그렇게 너무 급하게 갖다가, 혈량이 혈이 모도 동하게 허면 못쓰니까.

완완동신緩緩動身해라.
천천히 그 화두만 정성껏 내 마음으로 허, 허는 건데, 뭐 뭐 몸뚱이 마음 쓸 것 있나?

그래서 ​면면밀밀綿綿密密해야,
똑 솜 한 덩거리처럼, 솜이 한뎅이 뭉친 것처럼, 그 똑 밀밀해서 은밀해서 조금도 사이가 없이 화두를 이렇게 해서

​무유간단無有間斷(時)이니라.
간단이 없게 헐 것이니라.
그래서 그 간단이 없을 때가 돌아오면은 화두가 응?

​공부工夫가 점점漸漸 편, 성편成片이다.
점점 편을 이룬다. 한 덩어리를 이뤄.

그래서 ​득여징추야수得如澄秋野水라.
농사 다 지어버린 뒤에 들 깨끗한 물 같다.
일체 거름 물도 하나 섞이지 않고, 일체 무슨 뭐 비료 하나 섞이지 않고, 깨끗한 그런 물 같여. 화두 경계가 그려. 무슨 뭐 화두 없이 의단 없이 그러헌 그 깨끗헌 물 깨끗헌 경계가 나타나 가지고 그걸 지키라는 게 아니라, 화두 의단독로 경계가 그렇다 그말이여.
그걸 잘못 들으면 못써.

담담청청湛湛淸淸해야,
그 맑고 맑고 맑고 맑아서 그 화두가 아무 것도 안 섞인 거동이여, 일체 망념이.

종, ​종유풍동縱有風動이라도,
별별 풍동이 다 있드래도, 그 깨끗헌 물은 풍동(風動)이 다 있드래도

​병시청파是淸波다.
별 뭐 바람이 불어서 풍랑이 아무리 일어난들 그 물은 항상 깨끗한 물이다. 거품도 깨끗허고 조금도 섞임이 없어. 그러헌 경계가 올 것이다.

도여시시到如是時에,
이와 같이 될 때, 경계가 이와 같이 될 때에

대오大悟가 근의近矣여.
크게 깨달을 시절이 앞에 닥쳐와. 안 깨달은 법은 없어.

​각부득장심대오不得將心待悟니라.
시러금 마음을 가져 가지고 깨닫기를 기다리지 말아라. 그러헌 때가 온다고, 화두가 순일하고 청정해서 그 화두 타성일편경계打成一片境界가 온다고, 아이고 어서 깨달랐으면 이거, 이러지 말라 그말이여. 또 혹 그럴 수가 있거든. 그렇게 허지 말고.

​​​불요不要 요, 욕, 요구, 요구인천착要求人穿鑿하라.
사람을 구해서 천착을 기다리지 말아라.
아 ‘그게 일.. 누가 일러주면 내가 툭 깰까, 좀 화두를 이놈을 좀 어떻게 좀 날 해석해 주었으면’ 요런 짓 말란 말이여.
그 깨닫지 못허고, 왜 화두를 천 칠백 공안이나 모도 고인들이 말해 논 화두를 가르켜 주어서 알게 맨들라고 할 것 같으면은, 다 가르켜 주어서 해석해 주어서 알게 만들지, 왜 그렇게 깨닫지 못허게, 역부러 그렇게 깨닫지 못허게, 그 해석허지 못허게 만들고, 그렇게 단속을 해 놨어?
필경에 자기가 깨달라야 하니까.
그 깨달른 것은 화두 깨닫는 것은 제 면목 제가 깨닫는 것이여. 제 눈깔 제가 보는 것이고, 제 마음 제가 보는 것이여.
누가 가르켜 주어서 되야?
가르켜 주어서 알아버리면은 글 배운 것이나 똑 같고, 아무 힘아리 없네. 그 뭣 헐 거여? 그따구로 해서 뭣혀.
​구인천착求人穿鑿 절대로 마라.
누가 해석해 줄까, 행여나 진실한 학자는 행여나 해석해 줄까 무서워 혀. 큰일나지.
고렇게 철저히 허다가, 아 언하言下에 툭 깰 수도 있고, 댓마루 친 소리에 툭 깰 수도 있고, 죽비 친 소리에 툭 깨기도 하고, 가다 오다가 툭 깨기도 하고, 아 이래야 되는 거여. 그래야 오悟가 크지. 부처님 하늘에 별 보듯, 새별 보다가 툭 깨고. 그 뭐 어디...

화두에 묘한 것은 이뿐이지. 더 헐 것도 없어.
더 말할 것 없고.



- 전강선사 법문 344번.